한 선배와 통화하다가,

그 선배가 물었다.

-요즘은 뭐 하고 사니?

=응, 일본 드라마 봐,

-얼마나?

=꽤 많이, 나 몰랐는데, 내가 뭐 하나 시작하면 뿌리를 뽑고 지치는 스타일인가봐?

-몰랐니?

나도 그렇게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선배가 그렇게 덤덤하게 당연히 반응하자 잠시 놀랐다.

내가 정말 그랬나?

그런 것 같다.

대학교 3학년 때 휴학했을 때는 영퀴 소모임에 필을 받았었다.

그때부터 정말 열심히 영화를 보고, 그것보다 많이 영퀴를 풀었다.

심지어 어떤 영화는 보지도 않았지만 어떤 힌트가 나올 것이라는 것은 파악하고 있을 정도로,

하지만 워낙에 기본 바탕이 없어서 그 소모임에서 꽤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가 되본 적은 없다.

그냥 중간에 포기했다. 한 1년 난리 친 후에.

그 동안 학점은? 음. 영퀴 푼 시간에 레포트 썼으면 4.0이었을꺼다.

(참고로 우리 학교 우리 때는 4.0이 만점이었다.)

 

엉겹결에 엄마 학원에 취직하고-정말 본의 아니었다. I.M.F 아니었다면

갑자기 영어 공부가 그렇게 강조되지 않았다면 난 죽어도 학원선생하기 싫었다.

아니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싫었다.

오히려 난 적당히 직장생활하다가 결혼하고 싶었다. ^.^;;

별 수 없이 엄마에게 24시간 감시받는 생활을 하다보니

정말 몇년은 미친 것처럼 학원에 열심히 살았다.

집에 와서도 문제집 풀고, 난 하루에 10시간씩 수업했었고,

집에 와서는 수입지출서도 만들었다.

덕분에 학원 생활 4년만에 왠만한 학원 일은 모든 것을 파악했다.

이제는 또다시 심드렁해졌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뮤지컬 보기였다.

한 배우 사이트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난 정말 미친 듯이 공연을 봤다.

요즘도 습관처럼 본다. 

지금이야 주로 공연만 보지만,

당시에는 주말에는 공연 보고 주중에는 공연 보는 아이들과 대화로 모든 공연의 정보를 나눴다.

그러다가 올해 초에는 일본 드라마에 빠졌다.

골든볼에서 금성무를 보고 미치기 시작해서

-항상 시작은 남자 때문이다.^.^;;

다섯달동안 이번 드라마 평균적으로 11회씩 하는 일본 드라마 40편을 소화해냈다.

 

갑자기 이런 말을 왜 하냐면,

음. 이번엔 서재인 것 같다.

괜히 승부욕이 발동을 하면서

-그래도 위안하는 건 열심히 해서 돈이라도 나올 것 같은 건

내가 여태까지 미쳤던 것 중에 이것밖에 없다.

나도 한번 서재의 많은 유명한 분들처럼 30인 안에도 들고 그래보고 싶다는 거다.

그래서 나름대로 있는 머리 없는 머리 짜내면서 글을 쓰려고 하는데,

역시 기본 바탕이 없으니 짜낼 것도 없다. >.<

지금은 자포자기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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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9-12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요님은 별말씀을.. 원래 잘하는 사람이 이런 글을 쓴다는군요.

soyo12 2004-09-12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자꾸 글을 쓰는 건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글 하나 쓰면 몇 포인트 올라가는 지,
그래서 글 하나쓰고 포인트 올라가는 거 비교해보고 있답니다. ^.~

nugool 2004-09-12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자포자기 분위기라니요.. 한번 해보시지..^^ 그나저나 소요님.. 뜨거운 분이셨군요!!@@

soyo12 2004-09-12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런데 대신에 빨리 질려요. 하나로 성공할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이렇게 하나 하나 배우는 것에 만족하려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