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겨울 방학,
울 엄마의 극성으로 볼룸 댄스를 배웠습니다.
-당시에는 스포츠 댄스란 말이 없었습니다.
신촌에서 법원 앞까지를 매일 다니며,
차 안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도서 대여점에서 빌린 책,
바로 해문 출판사의 아가사 시리즈지요.
열심히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 들 때 없나요?
왠지 시시한 걸 읽고 있다는 느낌,
제 강박 관념 속에서 그런 스타일의 책은 왠지 초중학생 용처럼 느껴졌기에,
남들에게 보이기 싫으면서도 열심히 읽었었죠.
그런데 한 20편 정도 읽었나?
구름 속 살인 뭐 그런 책을 읽으면서 처음 사람들을 묘사할 때 이미 범인이 보인다는 걸 알았고,
빅포등의 시리즈를 읽으면서
다소 진부함을 느꼈었습니다.
그래서 아가사를 그만 뒀죠.
이번에 제가 좋아하는 양장본이 나와서
망설이다가 워낙에 평이 좋은 것 같아서 [누명]을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전형적인 충동구매였지요.
그런데 음, 역시 추리의 여왕이라 일컬어질 만 하더군요.
누구보다도 다작을 하였기에 가끔은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 정도 품질을 상당부분 냈다는 건
마치 누군가가 히치콧을 평했던 말처럼
한두편도 걸작을 내기 힘든데,
그래도 3할 정도의 타율을 유지한다는 건 위대한 거란 말을 실감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싫어하는
탐정만이 모든 것을 파악한다 구조는 여전하더군요.
제가 아가사를 싫어하기 시작했던 이유가 바로 이거였다는 게 기억났습니다.
결국 모든 동기는 결정적 동기는 탐정의 설명으로만 나오지요.
그걸 못찾아내는 내가 문제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