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슈미트의 이상한 대중문화 읽기 - 당신을 속여왔던 대중문화 속 주인공들의 엉큼한 비밀
마크 슈미트 지음, 김지양 옮김 / 인간희극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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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저자가 1972년 생이란다. 책의 내용보다 더 놀랍다. 쩝.. 외모 비하는 아니지만 놀라운건 어쩔 수 없는 거다. 영화나 만화에 대한 저자의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특히 슈퍼맨과 미국의 상관관계를 묘사한 부분은 좋았다. 하지만 딱 그정도다. 독특하지만 책임감은 없어 보이는 상상력. 특이하다고 다 용서가 되는건 아니다. 진지하지 못한 재기발랄함은 키치적이지만 주류 담론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근데 주류와 비주류를 나누는 나의 관점도 문제가 있는 듯하다. 여튼. 디씨인사이드틱한 상상력은 재미는 있으되 새로운 통찰력을 주진 못했다. 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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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지겨움 - 김훈 世設, 두 번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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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김훈의 글은 짧다. 수사학이 지나치지도 않고 말로 장난치지도 않는다. 정직하다. 그가 언제가 말한 것처럼 살보단 뼈대가 더 잘보이는 글이다. 이 문사가 밥벌이가 지겹다 그런다. 제목마저 정직하다. 고고한척 하지 않는다. 젠체하지도 않은 이 제목이 서럽기까지 하다. 먹고 살기 위해 기자가 되었다고도 솔직히 말한다. 뒤에 실린 남재일과의 인터뷰는 거칠기까지 하다. 가부장적이며 남의 말 들을 것 같지 않은 고집이 있다. 어쩔건가.. 본인이 지겹다는데. 

 그가 지은 '현의 노래'와 '남한산성'을 읽은 적이 있다. 문체가 좋았다. 담담한 역사인식도 좋았고 삶을 미화하지 않는 그 올곧은 허무주의도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면 위의 두 소설에 나온 세계관의 맨살과 접촉할 수 있다. 물론 김훈이 제 속내를 오롯이 벗어제낀 건 아니다. 어쩌면 본인 또한 제 속살을 제대로 마주한적이 없을지도 모른다. 김훈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삶의 여정을 가졌으며 호불호가 엇갈리는 '쏠림의 작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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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으로 읽는 인생 - 삶과 예술의 키워드, 그 12가지 이야기
김문경 지음 / 밀물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음악은 눈으로 보는게 아니라 귀로 듣는 것이다. 그러기에 음악 얘기를 글로 쓰려는 것은 장님에게 전지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헛된 노력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김문경은 문학이나 신화를 동원해 이러한 헛된 노력을 긍정적인 성과로 바꾸려 하고 있다. 그러기에 김문경은 그림이나 소설의 줄거리를 동원해 독자에게 음악적 상상력을 일으키려 한다. 하지만 헛된 노력인 듯하다. 

 우선 딸려있는 그림이 다 흑백이다. 그나마 판본도 다 작다. 예술적 영감을 얻기 힘든 상황이다. 설명 또한 조금 전문적이다. 주석을 다 달아놓긴 했지만 독자에게 다가서려는 노력이 부족한 듯하다. 조금 더 참신한 비유를 끌어내지 못한 부족한 상상력이 아쉽다. 무엇보다 글이 건조하고 산만하다. 이런저런 철학자나 사회학자를 너무 많이 끌어 들이다 보니 내용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 음악을 많이 아는 사람은 쉽게 즐길 수 있는 책이다. 다만 소통하려는 의지가 부족해서 아쉽다. 상위 문화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클래식이기에 저자의 소통의지가 진정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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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모차르트를 만나다 - 진회숙이 들려주는 명화와 명곡, 두 세계의 앙상블
진회숙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미술과 음악을 뒤섞는 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엄청난 내공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진회숙은 음악 분야에 있어선 전문가다. 동생이 그 유명한 진중권이니 미술 쪽에도 학식이 있을거란 추측이 가능하다. 또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예술 전반에 관한 지식이 풍부한 사례가 많다. 그녀가 연구한 미술과 음악이란 두가지 분야의 교집합을 찾아 책을 펴냈다. 제목부터 사람을 설레게 한다. 책 제목은 대표적 미술품과 대표적 음악인의 앙상블이다. 미술가가 아닌 미술작품을 제목에 쓴 것은 '모'라는 글자를 이용한 두운을 활용함과 동시에 4음절로 이뤄진 두 단어의 '닮음'을 염두에 둔 듯하다.

 책은 총 3장으로 되어있다. 1장에선 현대미술과 음악에 대한 묘한 연관관계를 이야기 한다. 글은 어렵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컬러판으로 나온 사진들도 매혹적이다. 2장부턴 신선함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1장의 참신함이 지나쳐서 생긴 부작용인 듯하다. 3장은 조금 예상 가능한 조합이 많았다. 아무래도 본인이 미술사와 음악사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생겨난 부작용인 듯하다. 

 매혹적인 제목과 쌔끈한 책 구성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눈에 띈다. 오탈자가 몇몇 발견되고 연도 표기도 틀린 것이 꽤 있다. 특히 '살로메'를 설명하며 나온 팜므파탈과 팜프파탈이란 같은 용어의 다른 형태소는 의도적으로 병용해서 썼을까 하는 의구심도 자아냈다. 그만큼 눈에 밟히는 오탈자였다. 쉽게 읽히고 막힘 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이 좋은 글이라 생각하기에 이러한 오탈자는 책의 미덕을 넝마처럼 훼손시킨 듯하다. 그래도 책은 모차르트처럼 빛났다. 진회숙이 설명하는 음악을 잘모르는 사람에겐 음악설명이 다 허황된 레토릭으로 들렸을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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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은 내 생일이다. 허나 간만에 외로이 보내게 됐다. 내 친구는 이게 다 내가 백수라 그렇다 한다. '나 백수 아닌데..' 허나 사회와의 접촉을 몇 달 이월시켰을 뿐이므로 백수라 해도 할 말 없다. 백수면 뭐 어떤가. 삶의 불확실성을 긍정하고 자신의 삶을 꾸준히 긍정하면 그만이지. 불현듯 삶의 비천함을 조금씩 느껴오던 지난 시간에 슬픈 작별을 고하고 싶다. 김영하가 '퀴즈쇼'에서 이야기 했듯, 나의 삶도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했을 경우의 정신적 충격을 감내하기 위한 꾸준한 사보타주로 점철되었는지 모른다. '퀴즈쇼'의 주인공이 그러했듯.  

 상경계열에 영어회화도 곧잘 하고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대학을 아직 다니고 있기에 발생한 정신적 해이상태일지도 모른다. '왜 나는 그토록 치열해지지 않았던가'라는 질문과 '왜 나는 그리도 운이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오던 시간이 이어져 온 두달여. 운이 없음이 아닌 실력이 없음을 탓해야 함을, 아니 그래야 마음도 편해지고 삶의 동력또한 쉽게 끌어올릴 수 있음을 근자에 깨달았다.  

 할 일 없으면 기자나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언론사는 몇군데 없다는 걸 시나브로 깨닫게 된다. 이런 잡생각 때문에 글 쓴게 아닌데.. 점점 글이 잡스러워 진다. 작년에 읽었던 120여 권의 책을 온라인 상으로나마 훑어 보며 홀로 황홀한 심사가 된다. 영화 또한 그만큼 보았고 꾸준히 사들인 클래식 음반을 듣느라 남은 여유마저 다 지독한 습관에 묻어버린 시간. 타인을 업수이 여긴다는 몇몇 지인의 비판도 이젠 겸허히 받아들일 때가 아닐까 한다. 27살의 겨울은 '렛미인'의 스웨덴 보다 시리고 뿌옇다. 또 그만큼 설레기도 한다. 아.. 놀아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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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1-18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심한 몸살감기에. 입술까지 헐어서 고생이었던 날들이었죠. 그래서 영화 & 음악과 함께 푹 쉬었던 주말이었습니다. 글을 읽다보니 학생 때 어설프지만 열심히었던 저의 지나간 날들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그렇게 살려고 해도 상황이 쉽지 않고, 또 무엇보다 몸이 받쳐주질 않네요..
삶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얼마전까지만 해도 어렴풋하지만 알 것 같다 생각했는데 또 물음표가 생겨버렸습니다..
암튼..생일 축하드립니다~ :D

바밤바 2009-01-19 22:4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ㅋ 일기를 써논거 같아서 비공개로 쓰려고 했는데 여긴 비공개로 쓸 수 있는 기능이 안보이네요.. 해피 뉴이어!ㅋ

2009-02-03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04 0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