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의 안타까운 죽음 이 후 온 나라가 시끌 벅적하다.
파병 반대와 찬성의 두 목소리는 서로 더욱 드높아졌고 한 국민의 죽음에 대한 책임 소재와 진상 규명의 목소리도 드높다. 그 와중에 각종 가십거리도 넘치는데, 피살 동영상 부터 시작해서 급기야는 고인의 가족사를 들추는 이야기, 모방 동영상 촬영 등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는 여과되지 않은 사건들이 연일 화제의 대상으로 떠 오른다.
여기서 파병에 반대한다느니, 파병을 해야 한다느니 하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다시 거론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우리가 그것을 주장하는 '기저'가 되는 사상과 가치관에 대해 좀 더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단순히 반미 감정에, 부시가 싫어서, 미국이 벌인 전쟁에 우리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하고 거들어야 하는게 싫어서 파병에 반대하는 건 아닌지. 실례로 이전까지 파병을 반대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이라크에 대한 '복수'를 부르짖는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이참에 전투병을 파병해서 이라크 사람들을 총칼로 '제압'해서 우리나라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진정한 평화주의와 인도주의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이러한 사건을 계기로 전 국민의 의식과 가치관이 좀 더 큰 도전을 받고, 전쟁의 잔혹함과 무고한 인명의 죽음이 얼마나 가해자나 피해자 양단 간의 인간성을 모두 말살시키는 행위인지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나라가 국익이나, 동맹의 신뢰, 국제 관계의 역학보다 평화를 추구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강대국들은 결코 가질수 없는 그런 덕목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