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더 된 옛날, 제가 첫 직장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상여금을 탔을 때 산 것은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전략 삼국지> 전 60권 이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상여금으로 산 것이 카메라 였지요. 캐논의 AE-1이었습니다. 80년대의 오래된 모델을 중고로 산 것이었지만, 대학 시절부터 3년여를 군침만 삼키던 물건이라 감격은 컸습니다. 근데 불과 1년 반 만에 그 카메라는 도둑을 맞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가방채로. 미쳐 도둑이 보지 못했는지 삼각대만 덩그러니 남아서 켜켜이 먼지만 쌓여가고 있었지요. 디지털 카메라의 시대가 열리고 가정용 똑딱이를 하나 장만 했지만, 주말이면 늘쌍 집 안에서 콩주와 지내다 보니 슬슬 지름신이 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이번에 확 하나 질러버리고 말았지요. 10년이 넘어서 캐논과 다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본전 뽑을 때까지 열심히 콩주 사진이나 찍어야 겠다고 마음 먹어봅니다.

설을 맞이해서 콩주양은 세배..는 못했지만 세뱃돈도 받고, 오랜만에 외가에도 다녀오는 등 나름대로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카메라를 지른 아부지 덕에 열심히 모델 노릇도 하고. 으흐흐.

 


한복이 그새 짧아졌습니다. 작년 설에는 저 한복을 입고 보행기를 타고 있었지요.


외갓집 가는 길, 원주 휴게소에서 우동에 광분 한 그릇을 거의 혼자서 다 먹고 더 달라고 했답니다.




아빠가 먹으려고 껍질을 벗긴 월드콘을 낼름 빼앗은 콩주양.


녹아서 흐르는 아이스크림을 아빠가 얼른 한입 베어 물자 울음보가 터져버렸습니다.


울다보니 스스로 감정이 격해진 콩주양. -_-; (아부지라도 돌아가신 줄 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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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dai2000 2007-02-22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스크림에 너무 서럽게 우네요. 다음부터는 뺏어 드시지 마세요 ㅋㅋ

하이드 2007-02-22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콩주가 그 콩주란말입니까! 으아아아아 정말 아이들 자라는 거 보면 시간이 빨리 가는군요. 정말 한 미모 하네요! 엄마 닮았나요, 아빠 닮았나요. ^^

하이드 2007-02-22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카메라를 지르셨다구요? 그럼 이젠 렌즈를 지르실 차례...인가요? =3=3

oldhand 2007-02-22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다이 님 :: 저도 월드콘 먹고 싶었어요. 크크크.
하이드 님 :: 엄마도 아빠도 별로 안 닮은거 같아요. 아직도 옆지기와 얘는 대체 누굴 닮았나? 한답니다. 렌즈는... 흐흐흐. 당분간 참으면서 구걸좀 해 볼라구요.

물만두 2007-02-22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언제 이렇게 자랐단 말입니까~~~~~~~~~ 넘 이쁘잖아요^^

로드무비 2007-02-22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콩주 맞아요?@,.@
놀랍습니다.
아주 참하고 새초롬한 아가씨가 되었군요.
탤런트 '저리 가라'예요.^^

oldhand 2007-02-22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 님 :: 원래 애들은 금방 금방 큽니다. 어른들은 금방 금방 늙고요. ㅠ.ㅠ
로드무비 님 :: 콩주가 어렸을때는 좀 보이시 했었죠? 머리가 많이 길어져서 아가씨 냄새가 날 뿐 하는 짓은 그때나 지금이나 입니다. ^^

파란여우 2007-02-22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드콘에 상처 받은 울 콩주양. 아빠 때찌!!
근데 넘 예쁘고 사랑스럽고 이지적인 분위기를 갖추며 자라는군요.(아빠와는 딴판)
메~~렁~~

paviana 2007-02-22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담에 한번 더 뺐어드시고 또 사진 올려주세요.ㅋㅋ
우는 모습도 느무느무 이쁘네요..

oldhand 2007-02-23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 님 :: 예쁘고 사랑스럽고 이지적이기만 하다면, 아빠랑 딴판이어도 상관없겠죠? (아빠도 나름 괜찮은데 =3=3=3)
파비 님 :: 사실 저 우는 사진들은 그나마 순화된 것들이고 더 처절한 사진들이 대량으로 숨어 있습니다. ^^

2007-02-23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oldhand 2007-02-24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그리 예쁘다고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