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이 재발간 되었다. (나온지 20 여일이 다 되어가지만, 게으르다 보니 이제서야 쓴다.. -_-;)
올 여름 로드무비 님과도 이야기 한 적이 있었던 이야기지만 <핑퐁>은 "이 책을 구하는 자 3대가 덕을 쌓은 사람이다"라는 말을 듣던 전설의 절판 만화였다.
만화방이나 대여점에서도 그 모습을 찾기가 극히 어려울 정도였으니, 언제나 걸작은 구할수 없는 시점에서야 발견되기 마련인가. 내가 이 책에 대해 처음 들었던 것이 1999년이었지만, 이미 책은 절판된 상태였다. 1년여 후에 겨우 오래된 만화방의 구석퉁이에서 발견하고, 급하게 겨우 건성건성이나마 볼 수 있었다.
작가인 마츠모토 타이요는 젊은 나이에 독창적인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천재 만화가로 일컬음을 받는다. 일본의 수많은 미형美形 그림체 틈에서 이런 그림이 나올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의 우툴두툴한 인물, 기묘하게 굽어지거나 휘어진 선들, 마치 광각 렌즈로 들여다본 듯한 느낌의 화면, 영화의 프레임 처럼 다양한 각도 등 그림에 문외한인 내가 보아도 독특한 느낌을 주는 그림체를 보여주는 작가다. 물론 내용도 범상치 않다. 통상적인 일본 만화를 기대한다면 어쩌면 썰렁하고 밋밋할 수도 있겠다.
새로운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새로운 캐릭터를 만든다는 말이고 새로운 서사를 만든다는 말이며 새로운 그림체를 만든다는 말이다. 제목만 다르고 옷만 바꿔입은 듯한 만화들도 많은 세상에 아주 '새로운' 작품을 하나 만난다는 것은 마치 새로운 세계 하나를 발견한 양 가슴 설레고 기쁜 일이다. .. (중략) .. 수많은 작품들이 쏟아져나와 이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데, 마츠모토 타이요는 그런 생각이 과문의 소치임을 보여준다.
오은하의 만화토피아 중에서

전 5권 중 현재 3권까지 나왔다. 예전에 세주문화사에서 나온 것보다 번역상태도 훨씬 좋다고 한다. 다만 값은 좀 비싸다. -_-a

같은 작가의 <하나오>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