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파운드의 슬픔
이시다 이라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알라딘에서였던가? 어떤 서점에서였던가...
재고정리하는 책들 사이에 놓쳐진 이 책을 아무런 기대감도 없이..
오직 제목에 이끌려서.. 파란색 물방울 무늬에 끌려서 사놨었는데...
이제야 읽어보게 되었다..
세익스피어의 작품이 생각나게 하는 제목에서 사랑이야기라고는 전혀생각하지 못했다.
또 하나의 신파소설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왠걸...
뜻밖의 횡재라고나 할까?

열심히 살아왔는데..
순수할 정도로 밝게만 살아왔던 내 삶에 조금씩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낯설음..
그리고 순수함이 점점 사라져.. 정말 내가 이럴수가있나 싶을 정도로 무서워져 버린 내 마음을 통해서... 새삼스럽게 나이라는 걸.. 내가 벌써 세상을 이렇게 많이 살고 알고싶지않은것들을 배웠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30대에 들어섰다고나 할까?

20대에 품었던 세상에 대한 희망도 이젠 어느정도 현실에 맞게 반으로 접을 줄 알게 되고..
꿈꾸었던 사람과의 관계도.. 조금은 욕심을 덜 부리게 되는 그런 나이...
사람에 대한 희망보다는 시니컬함이 조금 더 자리잡게 되는.. 그런 시기...
모두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내가 그랬다고나 할까?
그래서.. 조금씩 세상사는게 덜 즐겁고, 우울했다고나 할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또 떨쳐낼 수 없는 것이 진실한 사랑에 대한 회의..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30대의 사랑에 관한 단편소설이다.
작가는 남자인데.. 여주인공들의 심리와 그녀들의 생각을 너무나도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분명히 이 남자.. 선수이거나, 로맨티스트일꺼야. 라는 내마음대로의 추측으로 작가까지 좋아질 정도라고나 할까?

서론이 길었던 것은.. 그런 쓸쓸한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는 이들이 까칠한 그네들이 읽으면(?)
까칠함을 부드럽게 가다듬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나 할까?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제목으로 쓰인 1파운드의 슬픔과 가을 끝 무렵의 이주일은.. 기대감없이 아련히 남는 여운이 조금 덜해서 아쉬웠지만.. 나머지 8편은 강추이다..

각 편마다 마침 재미있을 때 그 다음이 궁금할 때 쯤 끝난다는 것은 있지만..
어쩌면 이게 더 매력일 수도 있다..

사랑은 시작할 때 가장 설레이고.. 희망으로 가득차 있으니깐...
그 뒤까지 굳이 펼쳐서 보여주지 않는 작가의 배려라고나 할까?

내일은 당장 친구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일상에서 조금은 떨어진 이상적인 사랑에 관해 꿈꿔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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