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선생님 생각학교 클클문고
소향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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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4.16 10주기가 되는 날이었는데.. 이 책이 나에게 왔다.


분홍빛 벚꽃 날리는 교실 창문너머로 나를(독자를) 웃음을 머금은 듯 무표정인 듯 슬픈듯 가늠하기 힘든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예쁜 단발머리 선생님이 그려진 첫 표지에 한참을 표지를 만지작 거리게 된다. 이 책이 어떤 주제를 가지고 쓰여진 지 알기에 선뜻 넘기기 주저하는 이유를 찾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작년 7월 18일 꽃다운 나이에 교재실에서 세상과 작별한 선생님이 있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젊은 선생님이 외롭게 혼자 생을 마감해야 하는지에 대한 뉴스나 세상의 이목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을 그대로 마주하게 되었다. 이는 교사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9월 4일 너무나 말 잘 듣는 그 집단들이 움직이며 검은 물결을 만들어내기까지 했던 바로 그 일까지...


바로 그 선생님의 이야기.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는 이 사건을 매개로 (학교와 학년이 조금 변형이 있었지만) 작가의 상상력이 만났다.

이미아 선생님의 죽음으로 인해 휴교를 맞이한 학교로 시작한 이야기 속에는

누가 가해자인지 누가 피해자인지 모를 박은비와 송아름의 다툼으로 인해 벌어지는 이 사건의 내막을 위해 4파트로 나뉘어 전개된다. 


1. 이미아 선생님과 마지막 만남을 가졌던 학준이의 이야기

2. 아름이를 변호했던 강수빈변호사의 이야기

3. 동료교사 노수미의 이야기

4. 사이버 레커 강범준의 이야기


하나의 이야기를 이렇게 4명의 작가가 나눠서 한 사건을 바라보는 각자의 시선에서 풀어서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신선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때의 사건을 주제로 4명의 작가가 모인 엔솔로지 일줄 알았다가 끝나지 않고 계속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어서 참 좋았다. 4인 4색이 모여 무지개 빛이 되는 마술~ ^^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가 추천했다고 책날개에 적어져있는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건을 이렇게라도 속이 환하게 이끌어주는 자체가 작년에 아픔을 함께 겪고 사회의 차가운 시선에 또 한번 상처받았던 교사에게 또는 그 사건을 바라보며 답답해 하며 아파하던 누군가에게 치유의 단계를 지날 수 있게 도와주는 매개체가 충분히 되어주는 듯하다.


첫 챕터 소향 작가님의 알맞은 진실이라는 제목이 책을 덮고도 마음에 남는다. 알맞은... 진실... 진실이라는 말과 참 상반되는데....그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어디까지가 알맞은 것일까? 

알맞다는 그 기준은 누구에게 달려있을까? 

언젠가 그 알맞은 진실을 마주할 수 있을 날이 올 것인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는 4.16일 10주기에... 지금이라도...

알맞은 진실이라도 밝혀졌으면 하고 원하는 이에게 한켠으로 희망으로 위안이 되었던 독서시간이었다. 책 표지 속 흩날리는 벚꽃이 젊디 젊은 날에 세상을 떠난 선생님같아서.. 살아서 보았으면 하는 봄꽃 위에 살포시 책을 얹어 사진을 찍어본다.


95p 엄마, 엄마가 어릴 때부터 그랬잖아. 잘못했으면 반성하고 사과하고, 그리고 바로 잡으면 된다고

111p 이제 아무도 듣지 않는 비밀을 마주할 시간이다.

155p 세상에는 천사와 악마가 공존하는 것이 확실하다.

164p 우리가 가만히 있지 않는다고 해서 세상이 바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세상에 알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183p 문제가 생기면 사람들은 사과하거나 잘못을 인정하는 대신 변명을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떠념겼다. 그런 일을 반복하면서 상대방이 지쳐서 나가 떨어지거나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198p 각자의 사정이 있었던 거지. 그래서 모두가 거짓말을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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