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더 많이 사랑한다
최종길 지음 / 밝은세상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참 많다.
지루하게 보내는 시간이기보다는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어서, 동생의 책장에서 추천받은 책이 이 책이다. "언니는 아마 울껄?" 이라고 하며 건네준 순간, "신파아냐?" 라고 비웃으며 책을 집어 들었는데... 이 책을 덮고나서도 마음 속에 남는 아련함이란...

지하철에서 읽는다는 사실이 어찌나 다행인지 책을 덮기까지 몇번이나 울컥했는지 모른다.

시간이 너무나도 중요한 일초일분을 다투는 시점에 돈이 없다고 환자를 내주지 않는 병원을 상대로 한 할머니의 전홧말  " 아비야, 돈... 돈..."

두째를 임신한 채 식물인간이 된 며느리에게 호스로라도 넣어주기 위해 정성스럽게 끓였던 사골국을 병원에 음식물은 반입되지 않지만, 가족의 사랑까지 반입하지 말라는 말은 없었다며 들여오던 장면..

눈하나 깜짝할 수 없는 식물인간인 어머니의 배속에서 스스로 세상에 태어난 태웅이

행여라도 미숙아인 태웅이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그 쓴 포타딘이라는 소독약을 삼켜 입안까지 황갈색이던 할머니의 모습

노후보험을 깼다면서 동생에게 봉투를 내밀던 누나의 모습등 등

내가 이런 상황이었다면, 난 절대로 이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늘을 원망하고.. 세상이 밉고, 아이도 밉고.. 하지만, 부인에 대한 그의 사랑과 며느리에 대한 시어머니의 사랑, 시댁의 사랑이 식물인간인 그녀의 한 부분을 살아나게 한다.

미숙아로 태어난 태웅이, 태란이와 힘들지만 희망을 놓치 않고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에서 존경스러울 정도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혜영씨를 놔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잠깐 해보았다..

마지막 남은 천만원으로 한가닥 희망을 품고 가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건네는 할머니의 한마디가 마음속깊이 아프다.. 기다리마. 죽어서도 기다리마...
희망을 품고 기다리는 이 가족들의 모습은 정말 이 시대가 존경해야 할 것 같다.
제발 혜영씨가 깨어나 행복한 태란이네가 되길 빌어본다. 

삭막한 현실.. 텔레비전 틀기가 바쁘게 여기저기서 떠들어대는 문제의 부부들때문에.. 진정한 사랑의 의미도 의심이 가고, 결혼에 대해서도 부정적이 되는데... 이 부부의 모습은 안타까우면서도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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