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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하성란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8월
평점 :
특이하다. 마지막 단편 <자전소설>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름이 없다. 성으로 불려지거나 직위 혹은 성의 이니셜로만 불리워질 뿐이다. 게다가 성性도 모호하다. 여자인지 남자인지 애매모호해서 읽는 중간에 내 머리 속에서 성이 바뀌고 앞장을 다시 들추곤 했다. 장소도 애매하다. 어디에나 있음직한 공간이다.
더욱 특이한 것은 시간의 개념이다. 여기서 시간에 따른 사건 같은 것은 없다. 첫머리 단편 <강의 백일몽>에서 여지없이 드러난다. 시간이란 기억과 같이 불완전하는 것인가..
모든 것이 애매모호하다. 알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그저 상념만 떠도는 것 같기도 하다. 작가는 일부러 몰입하지 못하도록 사건의 중간중간 다른 이야기를 집어넣기도 한다. 페이지 한장 넘기는 것이 힘겨웠다. 대체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가장 마음에 드는 단편은 <무심결>이다. 주인공의 오독과 그 짧은 사건들. 읽기 쉬워서였을까. 아니면 오독의 재미였을까. 소소하게 웃었다.
하성란의 <삿뽀로 여인숙>을 감명깊게 읽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이 연상되는 책이었다. 그래서 새로 나온 신작을 일부러 찾아 읽었는데...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와닿지 않는다.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일까 계속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