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찌가 친구들이랑 그려온 그림을 보는데 여자랑 남자랑 손을 꼭 잡고 있는거다. 그래서 여남은 왜 커플이냐고 물었더니, 옥찌가 요상하게 몸을 비틀며 말하길,
- 둘이 섹시하거든.
이란다. 별꼴이다.

* 띠조사하는 민의 숙제. 네칸 밖에 없자, 지희가 지민일 꼬득이며 말하길
- 지민아, 그럼 큰 이모 빼, 큰 이모. 너 생각의 의자를 생각해봐. 생각의 의자
라고 했다.
지민인 고민하는척 하더니
- 그래? 그럼 누나 뺄게.
란다.  지희는 쿨하게 자길 뺐을 경우 어떤 불이익이 생길지 자긴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꽤 힘들어질거란식으로 무리수를 뒀다.

* 아주 매운 떡볶이를 해먹었는데 할머니가 드시더니 당신 '스타일'이 아니라고 하자, 옥찌 웃겨 죽겠다며 방을 데굴데굴 구르는거다. 그래서 내가 '옥찌, 스타일이 뭔말인줄 아냐'니까 그건 모르겠지만 정말 웃긴다며 어쩔줄 몰라하는거다. 내 추측으론 옥찌 느낌상 '스타일'은 할머니의 언어가 아니라고 생각한게 아닐까.

* 옥찌가 할머니한테 수수께끼를 냈다.
- 할머니, 나무는 나무인데 돈이 많은 나무는 뭐게.
- 은행나무
옥찌 '아니 어떻게 할머니가 이렇게 어렵고 까다로운 문제를 맞췄지'란 표정으로 할머니와 책을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 몇주 전에 옥찌들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놀 수 있는 곳에 다녀왔다. 실내는 건조하고, 아이들 떠드는 소리로 공간은 들썩일 정도로 울렸다.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같이 간 사촌 애기들 뒤치닥거리하느라 아플새도 없었다. 같이 미끄럼틀을 타고, 공을 가지고 공대포 공다트를 하니까 그런대로 재미는 있었다. 삼성어린이 박물관을 흉내낸 것 같은데 대개의 어린이 시설이 그렇듯 조악한건 어쩔 수 없었다. 한참을 뛰어놓다가 좀 쉬고 있는데 놀이기구에 흥미를 잃은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누가 정한 것도 아닌데 아이들은 술래를 정해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기 시작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옥찌는 내 도움 없이 대장으로 보이는 언니에게 가서 자기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옥찌는 이제껏 놀았던 것보다 더 재미있는 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 우린 주말마다 산에 가기로 했다. 옥찌는 다리 아프고 힘들다며 징징댔다. 옥찌에게 조금만 더 가면 달짝지근한 요구르트를 먹을 수 있을텐데 이렇게 주저앉을거냐고 했다. 옥찌는 잠시동안 요구르트의 맛을 머릿 속에서 그리더니 꼭 사주는거라고 내게 약조를 받아냈다. 그럼, 그럼 지희야.
 민은? 민은 달리기 시합만 할 수 있다면 정상까지 올라가도 문제없다는식이어서 같이 뛰어주기만하면 됐다.
 아마 이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산은 무슨 얼어죽을 산이냐고, 늙은 이모나 갔다오쇼라고 하겠지. 그땐 조금 걸으면 나오는 오뎅집이며 요구르트집에서 같이 먹던 그 맛이 생각나 괜히 5초도 안 돼 숨을 헐떡일 뜀박질을 할지도 모르겠다.

* 요즘 옥찌의 자는 시간이 늦다. '공부의 신' 본방 사수를 해서 다음날 아이들과 얘기를 해야한다며 내가 오는 시간까지도 텔레비전 시청을 하기 때문이다. 내가 올 때면 다양한 포즈로 자는척을 하는 옥찌. 금세 들켜 내 방으로 와 종이 오리기며 글씨 쓰기를 한다. 내가 씻고 오는 사이 어느새 잠이 든 옥찌.
 자는 아이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봤다.

* 주말에 시간이 없어 옥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 옥찌들과 놀지 못하는건 둘째치고 매번 누군가에게 아이를 맡겨야한다는게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었다. 지금쯤 아이들이 뭘하고 있을지, 밥은 잘 먹고 있는지보다 내일은 누구에게 맡기고, 다음주는 어떻게 할지에 더 신경을 썼다. 뜨끔했다. 누군가를 항상 최선을 다해 좋아할 수는 없지만, 귀찮아하고 있었고, 어떻게 해야할지 정도로만 생각해서.
 평일엔 옥찌들과 마주칠 시간이 없어 주말에 아주 신나게 놀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늘 엉터리다. 주말에 아이들이랑 놀다보면 지난주보다 한뼘쯤 자란 아이들이 보인다. 옥찌들은 내게 말을 걸어주고, 가만히 듣는다. 나는 아이의 표정과 말의 내용, 행동을 지켜본다.

* 나의 원대한 꿈중에 하나는 누구네 집 아이들이랑 누구누구네집 애들 다 데리고 산이며 들로 뛰어다니는거다. 이번주엔 내가 다음주엔 누구네 아빠가 다다음주엔 누구네 이모, 삼촌이 보는 날.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장소에서 서로 싸우고 화해하면서 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왜 모든 육아와 가사는 개별적이고 개인적이어서 각자의 부담을 가중시키기만 할까.

* 민은 잘 토라지고, 수시로 삐진다. 삐진 민을 흔들면 민은 아주 무서운 표정으로 내게 겁을 주고 앵앵 우는 소리를 한다. 나는 다른건 다 괜찮은데 그 앵앵 소리는 정말 싫다며 하루에도 몇수십번 약속한 '화내지 않기'를 져버리고 민에게 화를 낸다. 정말 이건 방법이 없는걸까. 얼마 전에 '한겨레 신문'에서 읽은 기사에 따르면 아이들이 날 마뜩치 않은 표정으로 보거나 내 말을 듣지 않는건 인생이란 긴 시간에 비춰볼 때 아무것도 아니란 내용을 접했다. 아이의 반항은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 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아이와 나의 관계에 있어선 아주 찰나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참을 수 없는건 내 맘대로 되지 않아서,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 투성인데 아이 맘 하나 내 맘대로 하려고 해서란걸 알았다. 아는 것과 별개로 정말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양육에 관한 내용이 늘 다짐과 반성으로 점철되는 것도 꽤 오래 해온 것 같아서 말이다. 그래도 나름 양육에 관한 코멘트들의 장점은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랄까. 자기계발서들의 유효기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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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2-20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 그 표정들이랑 행동들이 그려지는 듯 해요오. ㅎ 귀여우신 아이들과 함께 일상을 보내는 모습이 웃음짓게 하네요 ㅎ

근데 여기 올때마다 궁금해지는 건데요~ 이 배경 화면은 어디일까요? 저 오른쪽 헤드폰도 좀 궁금하고요^^

Arch 2010-02-20 22:58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 저는 난삽한 기록자일 뿐인걸요. 제 조잡한 글의 어느 부분이 조금이나마 재미있거나 의미있다면 그건 다 조카들 덕분일 거에요.

배경 화면은 어떤 분의 영화 상영장에서 찍은거에요. 삼천동에 있는 까페를 빌려서 했는데 그리 크지 않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참 좋더라구요. 공간마다 영화를 볼 수 있게 헤드폰을 비치해뒀구요.

2010-02-20 2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20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2-21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다보니 참 부러워지는게요,Arch님.
옥찌가 조금 더 자라야 Arch님은 늙은 이모가 되겠지만,
제 조카는 태어나자마자(7월 예정이랍니다) 늙은 이모를 만나겠네요. 우리 조카 좀 안됐네. 어린 시절에 젊은 이모가 좀 놀아주었으면 좋았을텐데. 흐음..

Arch 2010-02-22 00:23   좋아요 0 | URL
'늙은'은 맘 먹기 나름 아니겠어요. 전 옥찌들이 나이든 나를 내치면 난 어리광 부리고 그럴건데.
여름 아이는 정말 건강할 것 같아요. 여름에 이모가 되는 소감은?

다락방 2010-02-22 08:25   좋아요 0 | URL
여자는 소주고
계절은 여름이죠! 후훗
 

 화가 나는 이유를 오십가지쯤은 댈 수 있다. 그는 무책임하고, 무능력했으며 말만 번지르르 했다. 내가 봐도 뭐가 문제인지 뻔히 들여다보이는걸 묵과하는 꼬락서니도 환장할 노릇인데 의견을 보탰더니 어쩌고 저쩌고 개코로도 안 듣는다. 속에서 뭐가 부글부글 끓어올라 어쩔줄 몰라하며 뭐가 잘못된건지를 생각했다. 튀기 싫다며 가만히 있어서일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돈을 벌기 위해 일할 때(그 두개를 굳이 구분한다면)보다 더 스트레스를 줘서일까, 그의 고압적인 태도 때문일까, 아무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아서일까,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없어서일까, 정말 의도가 뻔히 보이는 짓을 꼭 해야한다는게 맘에 안 들어서일까. 씩씩대며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 2010년 대본 리딩 연습 중에 쓴 글


 창작 희곡을 무대에 올리기로 한지 한달여가 지났다. 한달 전의 난 저녁마다 연습하는게 피곤했고, 좋아서 한다기엔 마뜩찮은게 한두가지가 아니라 좀 짜증이 난 상태였다. 특히 플롯 하나 말고는 믿을거 없는, 디테일은 제쳐두고, 캐릭터며 개연성조차 찾아볼 수 없는 대본에 염증이 났다. 게다가 오야붕은 내가 제기하는 문제마다 앞으로 고칠거라고, 곧 좋아질거라며 얼버부렸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나아진건 없는데 모든게 다 열악한 지방 연극 사정 때문인 것처럼 지리하고 지겹워서 가끔 우울해지는 날들이 흘러갔다.
 
 간간히 연기와 발성 연습을 했고, 사람들을 익혀갔으며, 안무 연습을 했다. 리딩을 통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던 대본은 점점 구색을 맞춰갔고, 여전히 미진한 감이 있었지만 연기를 한다는 것에 감격해 애초에 갖고 있던 몇몇 문제는 흔적을 감춰버렸다. 우린 연기를 했다. 연기가 아니라, 실제라면 어땠을지. 저 사람이 하는 말을 전략적으로 받아치는건 어떤건지, 호흡으로 대사 사이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수 있는지. 연기는 상상할 수 있는 가짓수를 넘길 정도로 어려웠다. 화난다고 찡그리고, 소리치는게 다인 연속극의 연기가 거시기하다는건 알았지만 그게 어떻게 거시기한지까지 예전의 내가 알리가 없었다.
 
 내가 맡은 역할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플롯과 사건에 초점이 맞춰져있어 캐릭터성이 약한데 연출자가 요구하는 분명한 연기선이 있다. 밝고 통통튀게, 상황을 갖고 놀되 드러내지 않게, 빈틈이 보이지만 천박하지 않게. 무슨 낮엔 요조숙녀, 밤엔 야생마(아, 이 호응이 아닌데)도 아니고. 전형적인 여성성을 넘어서서 남자의 시각으로 우습게 구성된 여자의 면면도 마뜩치 않은데 이 여자는 여성성의 최전선에서 무수한 감정노동을 통해 닳고 닳은 연기를 보여줘야한다. 내가 이토록 널부러져있는 사람인지, '오빠'란 말에 태생적인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지 연극을 하기 전엔 정녕 몰랐었다.
 
 무대에 계속 서보고 연기를 하면서 어느 정도 어떻게 해야한다가 정리되자 다시 새로운 단계로 넘어섰다. 반복되는 연습으로 퉁치면 와르르 쏟아지는 대사더라도 늘 신선하게 해야한다는 것. 나는 몇십번 들었을지언정 연극을 보는 사람은 처음 듣는 대사다. 매번 새로울 수가 없는 상황이지만 상대방의 말을 처음 듣듯이, 상대방과 처음 손을 잡듯이, 늘 처음처럼 한다. 다른 미션들도 수두룩하다. 혼자 대사치지 말기, 호흡을 끝까지 갖고가기, 화가난 연기가 아니라, 정말 화난걸 갖고 가기, 포인트를 줘서 정확히 집어주기 등등. 연기는 생각만큼 늘지 않는다. 나는 나름 똥배짱인지라 첫 연기에 너무 잘하면 자만해질거란 믿기지 않는 위안까지 셀프로 주고받는 중이다.

 오늘은 세트 세팅을 한 후, 페인트칠을 하고 방금 전에 들어왔다. '몸은 피곤하지만 정말 보람됐어요'면 얼마나 좋겠냐만 그저 좀 피곤하고, 가끔은 따분하고, 어떨땐 내가 왜 이러고 있을까란 생각에 머리끝까지 저릿거린다. 그런데 말이다. 왠지 아직 극이 시작된게 아니니까 그 전엔 이렇게 좀 떠들고 어쩌고 저쩌고 궁시렁대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거다. 그래서 좀 궁시렁대자면,

 나는 야식을 준비했다. 버섯과 멸치와 다시마, 무를 넣고 끓인 오뎅국으로 극단의 맛을 평정했다. 포만감을 핑계로 난 어제 자전거 타다 업어져서 입술이 까지고, 무릎에 피멍이 들어서 골골하고 있어 제대로 된 '시체 역할'을 못한걸 두고 누구씨가 비꼬길래 일기장에 그의 이름을 적어 놓고 주문을 외웠노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에게 '버럭 가부장 아줌마'란 별명도 지어줬다. 그는 좋아 죽겠는지 한번씩 나를 보면서 썩소를 날려줬다. 나는 시체역의 내가 넘어질때마다 나를 부축해주는 세명의 손을 안다. 연기적인 에너지가 넘쳐 그날 그날 상황에 따라 손맛이 다른 A와 늘 섬세하고 가늘게 떨리는 B, 항상 변함없이 우왁스러운 C. 그들을 손의 느낌으로 감지하는건 시체역인 나뿐이다.

 배우는 것도 많고, 깨닫는 것도 많다. 귀찮은 것도 많고, 부담스러울 때도 많다. 한번의 공연을 위한 수십번의 연습은 문제도 아니다. 생활 극단이라 여러모로 신경쓰고 고려해야할게 많다. 그런데 어쩌면 참 좋다. 열정없는 내가, 불쏘시개로도 못쓸만한 미적지근한 맘이 그들의 열정으로 데워져서. 난 잘 할 수 있을까? 막이 내리기 전엔 모르는 일이다.

 아, 앞서 말한 대본과 연극의 재미. 결국 모두가 만들어가는거다. 맘을 열고 바라볼 관객과 열심히해서 가장 최고만 보여줄 배우와 스텝들, 무대와 그날의 날씨까지. 게다가 한번하고 말거 아니니까 다음엔 얼마나 더 잘하겠는가. 나 배우답게 뻔뻔해지고 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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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른이었을 때, 옥찌는 아주 작은 아이였다. 혼자서 서지 못해 몇번씩 넘어졌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는 터무니없이 나약한 아이. 나는 나약해서 내가 아니면 원하는 곳에 닿지 못하고 혼자 바로 설 수도 없는 옥찌를 좋아했다. 벅벅 기어다니던 녀석이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고, 말을 하고, 떼를 쓰고, 울다가 박꽃처럼 환하게 웃었다. 박꽃을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 아이의 웃음은 꼭 박꽃처럼 환할 것 같았다.
 가방을 매고 유치원에 다니고, 친구 얘기를 늘어놓고, 동생이랑 투닥거리다 혼나서 눈물을 쏙 빼놓기도 하면서 옥찌는 나 모르게 쑥쑥 자랐다. 유치원에 갈 때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며 귓속말로 소근댈 때도 몰랐는데 예비소집을 갔다와서야, 우리 옥찌가 많이 컸구나 싶어졌다.
 나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처럼 점점 철이 없어지는데 옥찌는 언제 이렇게 큰걸까. 언제 이렇게 커버려서 학교 갈 때 필요한걸 저렇게 적을 정도가 됐을까.

    

 
- 이모, 목요일이 입춘이었던거 알았어?
- 아니, 그런데 입춘이 뭐야.
- 봄이 오는거.
- 봄이 오는데 왜 이렇게 춥지?
- 겨울이 가기 싫나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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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02-06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사랑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아이 옥찌!
이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또 얼마나 많은 이야기 거리을 만들어올까요.
(학교에 갈때 '원피스'도 필요하군요 ^^)

Arch 2010-02-08 11:46   좋아요 0 | URL
저는 충실한 기록자가 되고 싶어요.
저도, 원피스에서 빵 터졌어요. ^^

순오기 2010-02-06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옥찌가 학교에 가는 군요. 축하해요~
1학년에게 샤프는 필요없고 4B연필로 준비하면 돼요.^^

Arch 2010-02-08 11:47   좋아요 0 | URL
옥찌에게 전해줄게요. 이 녀석은 샤프펜슬로 쓰면 대단한 글이 나올줄 알고 있어요.


2010-02-06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8 1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8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0 0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0 0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뷰리풀말미잘 2010-02-07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핸드폰은 무슨. 학교가서 비즈니스 하냐? 라고 전해주세요.

Arch 2010-02-08 11:49   좋아요 0 | URL
왜 이렇게 꼬였담. 꽈진 미남같으니 ^^

2010-02-09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0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즘은 어디에 머리만 갖다대도 잠이 온다. 낮에 자고, 밤에 자고, 일 없으면 잔다. 아직 겨울잠에서 덜 깬 봄날의 곰처럼 졸립다. 봄날의 곰만큼 네가 좋아란 고백은 달콤하기라도 하지. 아주 커다랗고, 졸기만 하는 곰은 무섭기만 하다. 나, 왜 이렇게 졸리지.

 연극 연습은 잘 진행되고 있다. 지난주만 해도 이름은 있으나 캐릭터며 목적과 전략이 뚜렷하지 않던 여자가 이번주에는 좀 더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루하고, 피곤하고 짜증나는 것들은 안으로 모아놓고, 내가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할 것을 나눈다. 동선은 단조롭고 인상적이게, 감정은 과잉되지 않게, 낮고 고저없는 목소리를 통통 튀게 해본다. 나는 모든 주문과 상대방의 목표와 나의 전략을 조율하려고 애쓴다. 맘대로 되는건 하나도 없지만 점점 내가 뭘 해야할지를 알아간다.

 여자의 이름은 미진이다. 누군가에게는 우스개 소리로 '술집 여자인데 죽으려고 나오는 것 같아, 낙법은 정말 웃겨'라고 했지만, 여자의 성격이며 감정은 다 내가 만들었다. 꿈과 욕망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다가 즐거울 때면 아무 것도 문제될게 없단 식으로 정리해버리고, 다시 씩씩하게 웃고 떠드는 여자. 자신이 매력적이란걸 알지만 가끔은 칭찬이 귀찮아 딴청을 부리는 여자, 그녀가 있는 장소는 그녀로 인해 빛난다. 내가 제일 어려운건 바로 그 부분이다. 그녀의 모든 말과 행동을 따라할 수 있을지언정 정녕 그녀가 될 수 없는건 바로 그 존재감 때문이다. 나로 인해 다른 누군가의 기분이 좋아지는 것. 난 '미진'을 연기하지만 결코 미진이 될 수 없는건 그 때문이다.

 내가 될 수 없는건 미진 뿐만이 아니다. 연기가 끝난 후, 난 연기자가 될 수 없다. 나이 많은 배우, 습관이 몸과 말 속에 고스란히 배어있는 배우, 열심히 하기보다는 요령을 피우고, 연출가랑 싸우려고만 드는 배우는 자리 좁은 연극 무대에서는 효율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나 역시 정말 이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 아직도 모르고 있다. 

 '소라닌'이란 만화책이 있다. 손끝에 푸른물이 들 정도로 젊은 사람들이 음악을 하는 얘기다. 나는 그 책에서 여자 아이가 책의 제목이면서 죽은 남자친구가 작곡한 노래이기도한 '소라닌'을 부른 후 그들의 삶이 이전과는 다르게 펼쳐질거라고 생각했다. 난 아주 작은 목소리로 그들을 응원했다. 이렇게 아픈데 너희는 잘 해냈잖아, 그러니까 당신들이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단 바람을 갖았다.

 공연이 끝난 후, 그들은 달라지지 않았다. '소라닌'을 부르는건 누군가를 만나면, 열심히 노력하면, 아주 근사한 기회를 잡으면 아주 쉽게 삶이 요동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와 같은 마법 주문이 아니었다. 연극을 시작하기 전에는 몰랐지만 문득 나 역시 연기 한다는걸 마법 주문을 외우는 것쯤으로 생각한게 아닐까란 느낌이 들었다. 나의 마법 주문, 솰라솰라, 우샬룸바라~

 공연이 끝나지 않았지만 마법 같은건 결코 없다는걸, 대단한 나도, 나를 대단하게 생각해주는 사람들의 주목도 없을거란걸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자꾸 잠이 오는 것 같다.

 연습을 하고 돌아왔다. 나는 조금씩 '미진'이가 되고 있다. 아마 난 내일도 졸고 낙법을 엉터리로 해낼 것이다. 공연이 끝나도 큰 줄기의 내 삶은 바뀔 게 없을 것이다. 하지만 왠지 그래도 될 것 같다. 인생역전이 주는 입이 쩍 벌어지게 화끈한 것도 좋지만 있는 듯 없는 듯, 누군가 살뜰하게 살피지 않아도 자기 혼자 쑥쑥 자라는 길가의 들풀처럼 잘 자라는 내가 있으니까. 물론 옆에서 과도한 자기 위안 내지는 일부러 긍정적으로 끝맺는거 아니냐고, '못할거 같으니까 미리 선수쳐서 자기도 별 기대 안 했다는 식으로 퉁치려는거 아니냐'고 궁시렁대는 또 다른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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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리풀말미잘 2010-02-06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진씨! 좀 더 자신감 갖고 해도 될까말까에요. 요새 왜 이렇게 패기가 없담? 여우주연상까지 받아놓고선.

Arch 2010-02-06 01:08   좋아요 0 | URL
^^ 얍!!

다락방 2010-02-06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전히 내 육신을 빗대어 말하자면요 Arch님,

생리전증후군에 우울증이 있듯이, 생리전증상으로 졸음이 있어요. 생물교사인 여동생에게 다른 사람들도 그런지 물었더니, 생리전에 졸린건 당연한거래요. 호르몬의 역할상 그렇대요. 전 정말 생리하기 며칠전에 미친듯이 졸려서 자다가 죽지 않을까 생각해요. 커피도 뭣도 아무소용 없어요. 그저 잠만 쏟아지는 거지요. 특히 회사에서 더해요. 어쩌면 Arch님도 그래서 졸린건 아닐까 생각해 봤어요.

저는요 Arch님. Arch님의 고민이 참 마음에 들어요. 이게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 모르겠다는 그 고민이요. 남자든 여자든 우린 다들 그런 고민을 하고 살고 있는게 아닐까 싶어요. 사실 제 요즘 가장 큰 고민은 ... 아뇨, 이건 걍 넘어가고. 어쨌든.

있죠, 미진이 좋아요. 특히 '자신이 매력적이란걸 알지만 가끔은 칭찬이 귀찮아 딴청을 부리는 여자' 이런건, 나도 해보고 싶은데 할 수 없거든요. 칭찬이 귀찮다니, 아니 대체 어떻게!!

Arch님은 미잘님의 집나간 딸내미
나는 미잘님의 집나간 가정부(나 혼자 정함)
Arch님은 봄날의 곰
나는 봄날의 돼지.

두둥~

Arch 2010-02-06 21:54   좋아요 0 | URL
아마 그럴지도 몰라요. 다락방님 육신을 빌려 얘기한다는 표현은 정말, 웃겼어요. 그런건 어떻게 생각해내는거죠?
제가 생각하는 그 고민이, 맞나요? 으르렁, 킁킁? 응?
그러니까요, 부러 도도한게 아니라 분위기가 자신을 도도하게 만드는거 있잖아요. 전 죽었다 깨나도 받아볼 수 없는 시선이라던가, 칭찬같은 것들. 그런 것쯤이야 하면서 콧방귀 뀌면서도 괜히 고개 돌려 탐내게되는 재능같은 것.

봄날의 돼지라니~ 봄날의 곰이 정말 귀여웠던거구나! 제가 만약 제 글에 추천을 날린다면 그건 다 다락방 댓글 때문이에요. 요새 유머 학원 다녀요? 어쩜어쩜 ^^
 

 
  ***** 가끔 열람실에 가서 공부를 한다. 나는 칸막이가 있는 곳보다 큰 책상에 사람들이랑 모여서 공부하는게 더 좋다. 갑갑하지 않고, 공간도 여유가 있는데다 나와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상대방 모르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는 맞은편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분이 앉아 있었다. 그녀는 아침 일찍부터 나와 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지 갖가지 공부 도구(무려 연필꽂이까지)를 바리바리 싸갖고 다니는 듯 했다. 공부는 도구의 문제가 아니라며 콧방귀를 뀌었다가 기능적이고 아름다운 문구류에 거듭 침을 삼켜댔다. 문구류는 여자 아이들의 영원한 로망 같다.
 책을 보면서 메모를 하고, 책 사이에 포스트잇을 붙였다. 일기를 썼고, 사설을 필사했다. 영어 공부를 아주 잠깐 한 후에 아주 오랫동안 자기도 했다. 팔을 대고 엎드려 잘 때면 짧아서 달콤했던 학교 다녔을 때의 쉬는 시간이 생각난다. 무료하거나 건방졌던, 그래서 더더욱 나를 주눅 들게 했던 아이들 틈에서 딱 한모금씩 자는 잠은 얼마나 맛났던지.

 ***** 푹 잔 후에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굴려 도착한 곳은 도서관 근처에 있는 국수집이다. 가운데 테이블 주위로 빙 둘러 앉은 사람들이 김밥이며 오뎅을 먹었다. 잔치 국수를 시켜놓고, 갖다주신 접시에 먹을만큼만 김치를 담았는데 옆자리에 앉으신 분이 김치를 엄청 많이 더는거다. 저거 다 못먹으면 음식 쓰레기 되는데 무슨 욕심이 저리 많담, 혼자 생각을 하니 미운 마음도 들고, 사람들이 의식이 없네 어쩌네하며 혼자 궁시렁대고 뭐, 좀 어줍잖은 생각을 했다.
 국수를 먹다보니 김치가 모자라, 다시 덜려고 하다 옆에 있는 분을 힐끔 봤는데 이런, 그 분의 김치그릇은 김칫국물 조금 말고는 남김없이 비워져있었다. 김치 좀 더 드릴까라고 묻자, 그분은 됐다고 하셨다. 그분은 뜨거운 김에 콧물이 나는지 살짝 훌쩍이며 국수를 마저 다 먹고 있었다. 보라색 코트에 둔탁한 색의 스커트와 컬이 풀리기 시작한 머리 스타일. 누군가에게 아쉬운 소리를 자주하는 사람처럼, 혹은 슬플 일이 많은 사람처럼 울상인 내 옆자리 누군가. 나는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을 '보았다' 아마, 다른 곳에서 마주쳤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아주 짧게.


 안개 낀 호수 공원. 모든 것은 흐릿하고, 남김없이 가려져있다.

오늘처럼 춥고 작은 것에도 투덜거리게 하는 날에 콩나물국밥을 먹을 수 있다는건 얼마나 다행인일일까. 알코올기 싹 뺀 모주는 속을 든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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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이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고, 끊임없이 기다려야하는 일이라면, 나 혼자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의 잘못으로 같은 장면을 무한반복하는건 일도 아닌걸 알았다면 아마 난 재미삼아서라도 연극을 하지 않았을거다. 본격적으로 움직임과 목표와 전략을 갖고 연기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다른 곳에서와 다름없이 나는, (안 보이게)짜증을 내고, 따지고, 이해가 될 때까지 묻는다. 포기할 이유를, 어떻게 하면 많이 피곤하지 않게 할 것인가를 찾는다. 하지만 나는 예전에라면 알 수 없었던 나를 보기도 한다. 내가 이렇게 수줍음을 잘 탔던가, 난 좀 무뚝뚝한 편이구나, 표현력이 부족하구나.
 순간순간 반짝이는 열의의 조각들이 워크샵 공연 끝날 때까지 빛났으면 좋겠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그들의 열정을 느낀 것만으로 좋은 경험이었다고 한발 뒤로 빼는 짓은 정말, 안 했음 좋으련만.   


 ***** 지난 크리스마스에(무려 작년이다!) 나와 애인은 초 켜놓고 하는 이벤트 대신 좀 멋쩍은 놀이를 했다. 식상한 서로의 언어들을 돌이켜보는 이른바 '우리의 상용어' 시간. 서로가 자주 쓰는 말을 통해 무심하거나 안 예쁜 짓을 반성한다기보다는 까페 분위기가 좀 좋아서 해본 짓이었다.
 내가 주로 쓰는 말은, 그거 농담이야?. 내기 할래? 더러워, 냄새나, 조용히 해, 넌 나한테 관심이 없어, 맨날 말만 해, 오늘 어때(다른 버전으로는 나 괜찮아, 어디 달라진데 없어?) 배는 부른데 음식 남기면 안 돼, 좀 걸을까. 
 반면에 그가 주로 쓰는 말은, (괜히 잘해서 뭘 원하냐고 물어보면)평소 때야, (나보고)독재자, 강제로 시키냐, 친구들이랑 같이 만날래, 어디야, 밥 먹었어, 뭐 먹었어, 배 나와 배, 살쪄 살, 넌 너무 극단적이야, (뭔가 캥길 때 다정한 목소리로) 아치야, 한번 봐주십쇼, 이제 그만 먹어 배부르잖아.
 주로 쓰는 말을 적다보니 우린 서로 좋아하는게 아니라 주종 관계는 아닐까란 심각한 회의가 들었지만, 그가 그린 내 얼굴 그림이 너무 범죄자스러워서 권력 관계는 맘 먹기 나름이라고 덮어두었다. (장소협찬 : 까페, 러블리)



 ***** 여행은 시간을 달리 사유하는 것이다. 장소와 다른 사람의 삶을 재현하는건 여행이 꿈꾸는 달콤한 이상 정도가 아닐까. 달리 말하면 사람들은 쉬고 싶고, 여행을 통해 쉴 수 있다고 믿으며 쉬는 가운데에서도 색다른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는건 아닐까. 이걸 착각이라고 하는건 여행을 통해 기대하는 일탈이나 시간의 속도가 다른 경험은 자신의 이상적인 여행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유있는 시간은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가능한거니까. '셰익스피어 배케이션'에서 김경이 뿅갈만한 여행을 해놓곤, 떠나보니 일상 역시 나 하기 따라 여행일 수 있겠다란 얘기를 결론으로 내는걸 보고 아주 확신하게 됐다. 침대 위에서 상상으로만 하는 여행(보통의 여행의 기술에 따르면)은 얼마나 간편하고 효율적인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물론, 아닐 수 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뭐냐면, 여윳돈 있는걸로 날 위해 뭔가를 하고 싶은데 할게 없다는거다. 책은 안 사기로 했고, 옷은 동생걸로도 충분하고, 자전거는 안쓰러울 정도로 낡았지만 아직 잘 굴러간다. 연극과 어학원 끝나는대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어디 가고 싶은 곳 하나 없어 괜히 여행에 딴지를 걸고 싶은 심술이 발동했달까. 동네 고착형 인간이 될까, 우물 안 개구리가 될까 겁나지만 떠난다고 해결될 것 같진 않은데. 중국에 가서 '와, 중국은 정말 커.' 정도의 감상만 담아올까 염려되기도 하고. 나란 인간은 참.

 ***** 페이퍼를 좀 묵혀두고 손질해야겠다 싶었는데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내 서재를 드나든다는 동생 생각에 그냥 올린다.
옥찌들 얘기는 없지만, 네 얘기를 해줄게.

 얼마 전에 동생이랑 찜질방 갔다가 앞으로 어떻게 할거냐는걸 물었더니, 동생 말하길,
- 응, 나 좀 계획을 세워봤어.
라고 말하는거다. 이 녀석이 신통하게 계획을 다 세워, 무슨 계획인지 들어볼 생각으로 폼까지 잡고 있는데 하는 소리가
- 언니, 나 로또 좀 제대로 사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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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2-03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배고파 죽겠네염. 콩나물 국밥!! 저거!!
잡담용*은내껀데. 그리고 나 오늘 여행가는데. 푸히히-
동생은 가식이라 하시더니 자주 오시는군요. 제동생은 요새 안와요. ㅎㅎ

연극은.. 끝나야 알아요. 내가 이걸 왜시작했는지.
하는 동안엔 죽어나죠. 계속 기다리고, 내 차례가 왔다 해도 연출의 관심은 다른데 가있고, 내게 피드백을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난 잘하는지 못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자신감은 없고, 내 몸은 왜이렇게 뻣뻣하고 내 목소리는 왜이렇게 작은거지 내가 이렇게 부끄러움이 많았던가 하면서 수많은 자괴감이 지나가요. 근데 끝나면 압니다. 그래서 나좀 초대해 달라고, 한 사람은 아니까 ^^ 축하해주고 싶어서요. ㅎ

Arch 2010-02-03 23:23   좋아요 0 | URL
뽀는 먹어봐서 저 맛을 알거야, 그렇지? 히~
잡담용 *에 뽀 특허권이 있다면 전 다섯개를 써서 활용해야겠어요.
동생이 심심하대요.

어제보다 오늘은 좀 나아졌어요. 뽀도 연극했구나. 예전에 교회에서랑 학교에서 끼적끼적 연출했던거랑은 비교할 수 없어서 좀 겁도 나고, 잘할 수 있을까 심히 걱정되지만 뽀의 '미리 축하' 받았으니까 아마 잘할 수 있을거에요.

다락방 2010-02-03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동생분의 그 계획좀 따라해봐야 겠군요.

그나저나 저 도서관이라니! 칸막이가 있든 없든, 저는 도서관을 언제 가보고 안가봤는지 기억도 안나네요. 예전에 대학교 4학년때였나 학교 도서관을 두번째 가보고(처음은 친구와, 두번째는 혼자) 책을 빌리려다가, 출구를 못찾아서 친구에게 전화해서 나 좀 델러 오라고 했어요. 친구가 "어디쯤인데, 꼼짝말고 기다려!" 해서 정말 도서관 한 가운데서 꼼짝 않고 기다렸죠. 그 뒤로 도서관이 무서워서 졸업할때까지 한 두어번 더 갔나. 총 합이 4년간 네번인가요.

Arch님이 도서관 사진을 올려주셔서, 그 분위기를 써주셔서, 저 회사를 때려치고 싶어졌어요. 아, 정녕 백수는 이래서 좋은거구나! 진심으로 부럽네요. ㅜㅜ

아, 그리고 저도 김치나 할라피뇨 (일단 좀 먹어보고)많이 달라고 해요. 가끔 일하시는 분들이 남기시면 안되요, 하는데 전 정말 김치를 잘 먹는단 말예요. 그리고 할라피뇨도 완전 사랑하구요. (할라피뇨 얘기하는데 침 나와요. orz)

비로그인 2010-02-03 17:4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저랑 일 초 차이로 댓글 등록! 사랑해요!

다락방 2010-02-03 17:48   좋아요 0 | URL
아, 미치겠다. Jude님, 제가 몇번을 말해야 하나요. 저 좋아하는건 약도 없다니깐요!! 그런데 심지어 사랑이라니!!

비로그인 2010-02-03 18:2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이왕 이렇게 된 거 약 비스무리한 것이라도 좀 구해주삼....(아참 아치님 서재에서 이 무슨 사랑고백이어요 흐흐흐)

Arch 2010-02-03 23:27   좋아요 0 | URL
두 분 뭐하시는거에요! 네? 여기서 이렇게 사랑 고백 하면 은여우 미잘에게 이를꼬야. (죄송해요. 술도 안 먹었는데 ^^)

도서관을 무서워하는건 다락방님 밖에 없을거에요. 또 뭐 무서워해요?
돈 없는 것 빼고, 죄다, 진심으로 전 백수 생활이 좋아요. 써놓고보니 나이드는 것, 경력없는 것, 또 뭐가 있지. 아무튼 불현 듯 쉴새없이 불안한거 말고는 괜찮아요. 다락방님, 괜찮아요 끝에 씁쓸한 냄새 나죠~

나도 침 생기잖아요. 오밤중에 할라피뇨라니.

뷰리풀말미잘 2010-02-03 23:30   좋아요 0 | URL
으르렁- 오오오오- 컹컹- (해석: 할라피뇨가 뭐에요?)


Arch 2010-02-03 23:33   좋아요 0 | URL
떠올리면 침 생기는거 있어요. 피자 먹을 때, 피클이랑 같이 나오는 매운 고추

뷰리풀말미잘 2010-02-04 00:39   좋아요 0 | URL
크르릉- (아, 그거?)

다락방 2010-02-04 09:35   좋아요 0 | URL
말미잘님..

으르렁- 오오오오- 컹컹 이거 좋다. 뭔가 짐승남의 분위기가 나면서..막..가슴이 떨려요....전 변태인가봐요. 으르렁- 에 두근두근하니..orz

비로그인 2010-02-03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요. 그 일상이 고요하지만 생각은 늘 왔다, 갔다를 하겠지요. 하지만 부럽습니다.

Arch 2010-02-03 23:27   좋아요 0 | URL
쥬드님 ^^

무해한모리군 2010-02-03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연극 언제하는데요?
구경갈테야.
나 연차내야 하니까 미리 알려줘야해용

Arch 2010-02-03 23:31   좋아요 0 | URL
정기 공연도 아니고 워크샵 공연이라 별로일텐데 괜찮겠어요?

무해한모리군 2010-02-05 18:18   좋아요 0 | URL
별 일이 없으면, 꽃사들고 ^^

Arch 2010-02-06 00:26   좋아요 0 | URL
2월 마지막주 금토일, 7시쯤에 해요.

머큐리 2010-02-03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연극 구경갈거야!! 휘님 따라서..ㅎㅎ
내가 하는 일상어는 '그래서 어쩌라고~' 이 말만 하면 왕창 짜쯩내는 사람이 생각나는 페이퍼네요..
아~ 동생계획은 벤치마킹할 정도로 참신하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

Arch 2010-02-03 23:32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따라쟁이 머큐리님 ^^
두번째 문장은 어떤 의미인지 아리송해요~
동생이 그쪽으로 일가견이 있는 애거든요. 일확천금, 운, 인생역전 이런거요.

뷰리풀말미잘 2010-02-03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아치가 페이퍼를 올리면 집 나간 딸래미가 전화하는 느낌이에요. 이 사람 아직도 잘 살고 있구나하고 안심이 되고 또 왠지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괜히 이쁘고 대견하고. 히히. 아치, 연극은 못 보러갈 것 같지만 제가 보고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세요.

Arch 2010-02-03 23:31   좋아요 0 | URL
이 사람이, 내가 두 분 댓글 남기는 사이에 글을 써서 댓글이 떠버렸잖아요. 책임져요~

내가 왜 자기 딸내미야. 장모나 처형 정도면 몰라도 ^^ 그럼 좀 웃기겠는데요. 고마워요, 미잘!

뷰리풀말미잘 2010-02-03 23:36   좋아요 0 | URL
아치 미리 여우주연상을 드리는데요. 이 상에 부끄럽지 않을 연기를 해 줘요. 자, 수상소감 한 말씀.

Arch 2010-02-04 00:24   좋아요 0 | URL
뱃살의 질적 향상(탄력유지)을 위해 (요즘 처짐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 매일 매일 야식을 준비해준 동생에게 이 영광을 돌립니다. 동생의 정성은 갸륵하나 극전개상 눈물을 머금고 야식을 멀리해야만 했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들고 다닐 때마다 어깨 탈골이 자주 발생하고 허리 근육통을 호소해 어쩔 수 없이 뱃살을 빼야했거든요.
동생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동생아, 앞으로 야식뿐 아니라 냉장고도 내꺼니까 그리 알도록!

미잘,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걸 왜 하라고 한거야. (공복감으로 배가 너무 아파요, 이러다 죽는거 아니겠죠? -야식 안 먹은 첫날 소감)


뷰리풀말미잘 2010-02-04 02:58   좋아요 0 | URL
늘 별일 없이 살아주세요.

다락방 2010-02-04 09:36   좋아요 0 | URL
치..나도 '가끔' 페이퍼 올리는데...난 집 나간 가정부라도 좀 해줘요. ㅜㅡ

Arch 2010-02-04 16:22   좋아요 0 | URL
집 나간 가정부는 뭐랄까, 약간 육적이에요. 육젖 말구요. ^^ 집 나간 가정부를 그리워하는 미잘의 로맨틱 어드벤쳐 블랙코미디를 만들어볼까요?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