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아프다.
시인도 돌아가셨다.
  

       

 

 

 황혼 저편으로 

 

노을 속으로 그림자들이 사라지고 나면 
지구는 어느 때보다도 힘겹게
어스름을 끌어당기며 밤 속으로 들어간다
내 것이 아닌 추억들이 소리 지르며 일어선다
주민들은 입을 다물고 가만가만 발길을 옮긴다
주민들은 침실로 들어간다 한밤에는
빗줄기들이 세차게 이파리들을
때리고 풍경은 길게 숨을 내쉬고
나는 두렵다 나는 눈 뜨고 있다
내 앞에는 아직도 검은 시간들이
뭉텅뭉텅 흘러가고 있다  

 

 

 

나는 그저 듣는다. 

            

           

            

           

      

           

         

  

스님은 돌아가셨다. 

  말로 비난하는 버릇을 버려야 우리 안에서 사랑의 능력이 자란다. 
이 사랑의 능력을 통해 생명과 행복의 싹이 움트게 된다.(95쪽) 

  종교는 이론이 아니다. 팔만대장경이라 해도 그것은 이론서에 불 
과하다. 가이드북일 뿐이다. 그것을 가지고 실제 여행을 떠나야 한
다. 자기가 그렇게 살아야만 한다. 행위 없는 이론은 공허한 것이다.(109쪽) 

  또 따뜻한 눈빛을 만나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이고 시골이고 가 
봤자 따뜻한 눈빛을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옳은 지적이다. 이 말
을 들으면서 나 자신이 그렇구나, 이건 바로 내 얼굴이다. 오늘의 내
모습이고 우리 사회의 얼굴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1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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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일산조(秋日山朝 ) 

                                                         -백 석- 

   아츰볕에 섶구슬이 한가로이 익는 골짝에서 꿩은 울어 산울림과 장난을 
한다  

   산마루를 탄 사람들은 새꾼들인가 
   파란 한울에 떨어질 것같이
   웃음소리가 더러 산 밑까지 들린다 

   순례중이 산을 올라간다
   어젯밤은 이 산 절에 재齋가 들었다 

   무릿돌이 굴어나리는 건 중의 발꿈치에선가 

 

   고향 

                      -김 종 삼- 

예수는 어떻게 살아갔으며 
어떻게 죽었을까
죽을 때엔 뭐라고 하였을까 

흘러가는 요단의 물결과
하늘나라가 그의 고향이었을까 철따라 
옮아다니는 고운 소릴 내릴 줄 아는
새들이었을까
저물어가는 잔잔한 물결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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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9-10-28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얼마만이십니까? 너무 반가워 벌어졌던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그간 별고 없으셨는지요? 반갑네요.
여기서 엄정행 씨 음반을 보니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ㅎ

니르바나 2009-10-29 10:17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리 환영해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간 스텔라님 글에 조용히 추천 버튼을 누르긴 했어도
찾아 뵙고 인사 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스럽구만요.
스텔라님도 잘 지내시고 있으시겠죠.
좋은 글도 많이 쓰시구요.
엄정행씨 노래 참 좋았죠.
저도 그분의 미성이 아직도 그립습니다.^^

stella.K 2009-10-29 10:50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어쩐지 댓글없는 글 누가 추천을 했을까
니르바나님을 생각 안한 건 아니지만 너무 소식이 없으셔서
설마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앞으로 추천만 있으면 또 님이 말없이 다녀가셨구나
생각해도 될런지요...?ㅎㅎ
님의 조용한 추천에 감사드리렵니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니르바나 2009-10-30 16:46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이 열심히 좋은 글 올렸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어찌 기분이 짠하더군요.
글을 만들려 수고한 머리와 손에게 격려한다는 생각에
저절로 추천버튼에 손이 가지요.
앞으로도 내내 좋은 글 써 주세요.
다가오는 주말도 행복하시길 빕니다.^^

瑚璉 2009-10-28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엄청나게 오랜만에 뵙습니다. 무탈하시지요?

니르바나 2009-10-29 08:51   좋아요 0 | URL
호련님, 안녕하세요.
정말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요즘 알라딘 신출내기 서재인들을 보면서
호련님 서재가 얼마나 방대한 지 모르는
불행한(?) 세대겠구나 하고 내심 꼬소해 한답니다.ㅎㅎ
호련님의 그 멋진 서재에게도 안녕! 하고 니르바나는 인사올립니다.^^


2009-10-30 09: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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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담  길들이기8 

                                                                             마   종   기 

  사람이 죽는 순간 21그램의 몸무게가 줄어든단다. 
무거운 어른도 마른 여자도 똑같이 동전 다섯 개의 무
게가 죽는 그 순간에 줄어들고, 영화에서는 그것을 사
랑의 무게라고 했다. 살아 있을 때는 사랑할 수 있지
만 죽으면 사랑은 딴 사람에게 가버린다. 그러면 그
21그램은 생명의 무게도 될까. 죽는 순간에 몸을 떠나
는 생명, 몸을 떠나는 무게. 옆에서 누가 중얼거렸다.
그것은 영혼의 무게다. 몸이 죽으면 살아 있던 영혼이
죽은 몸을 떠난다. (아니면 그냥 탈수 현상인가.) 

  사랑이든 생명이든 영혼이든
  죽은 사람의 몸에서 풀려나
  공간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무게여,
  멀리 또는 가깝게 공중을 오가다
  숨소리로 만나면 뭉개어 구름도 되고
  겨울의 너에게는 눈발 되어 날린다.
  그렇구나, 뼈저리게 그리운 무게여
  내리는 비를 보면 뺨부터 젖고
  눈밭을 지나야 네 몸에 이른다. 

  사랑이든 생명이든 영혼이든
  한번쯤 혼자가 된 너를 만나고 싶다.
  혼자 있는 시간도 만나고 싶다.
  눈썹 긴 야생의 노란 들꽃들,
  나이 들어 마디마디 아픈 두 손을 가리고
  이제 알겠다, 왜 저 꽃이 흐느끼고 있는지
  바람 같은 형상으로 스쳐가는 것 보며
  아쉬운 한기로  왜 고개 숙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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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8-09-12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니르바나님, 반가워요.
여름 한철 꼭꼭 숨어 계시더니 정말 가을이 돌아왔나 봅니다.
이렇게 마실도 다 나오시고...ㅋ
어느새 한가위네요.
올해도 풍성하고 행복한 추석 되기 바랍니다.^^

니르바나 2008-09-16 09:09   좋아요 0 | URL
인사 고맙습니다.
스텔라님,
추석 즐겁게 보내셨어요.
낮에는 한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던데 어떻게 지내시나요.
꾸준히 공부하시는 가운데 이열치열로 다스리고 있으시겠지요.
올 가을에는 한꼭지 따는 수확의 계절이 되시길
니르바나가 간절히 기원합니다.
스텔라님의 몸맘도 늘 건강하시길 아울러 빌어봅니다.^^
 



저는 지금 제주도 기행중입니다.
넓디 넓은 제주도 땅 일부를 기껏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니다보니 기행이란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란 느낌입니다만 남한 최고의 산 한라산을 두 발로 걸어 올랐다 내려왔으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처음 3박 4일의 제주도 여행을 조금은 갑짝스레 계획하면서 전 같으면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기획하고 조정하며 현지에서 닥칠 갑짝스러운 상황에 대처하려고 하였을겝니다.
그러나 점점 게을러져서 심지어 공항에도 체크 마감시간에 겨우 청사에 도착하여 짐을 들고
뛰었으니까요. 늦으면 다음 차, 아니 다음 비행기로 가지 뭐 하는 심정으로요.
다행히 다음 비행기 대기자 신분은 면했으니 멀거니 공항의자에 앉는 일은 면한 셈이지요.
제가 탑승한 비행기는 주황생 로고가 선명한 제주항공인데 손님 중에는 처음 타보는 분들인지
진짜 작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글쎄 그렇게 작은가 싶기도 하고 프로펠라 소음도
귀에 거슬릴 정도로 크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비행시간도 비슷하고요.
왕복 다 이것을 이용하려고 예매했더니 기존 항공사 이용시에서 편도 요금은 떨어지니
이게 결코 적은 비용은 아니니까요.

제주공항에서 제가 숙박하려고 예약한 서귀포<면형의 집>까지 오기 위해
먼저 공항에서 100번 버스를 타고 제주시외버스터미널까지 이동한 후 성판악을 경유하는
서귀포행 시외버스를타고  왔습니다. (비용은 3,000원)
그리고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걸어 1분거리인 중앙로터리에서 8번 버스를 타고
서홍동 한진주유소에서 하차한 후 길건너 편  황실가든 우측으로 시선을 조금 돌려보니
<면형의 집> 표지판이 서 있습니다.(택시는 기본요금거리 1,800원)
그런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불편한 점은 제주시에는 사용가능한 T-Money 카드가
서귀포에서는 호환이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할 분들은  서귀포에서만 통용되는 카드를 한장 구입하는 것도
교통비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 되겠지요.


짐을 들고 다니기가 힘들어 먼저 숙소에 짐을 풀기로 작정하고 찾아간 곳은
출발하기 전 미리 전화해 둔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피정센터 면형의 집 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숙박하기로 작정한 매력적인 것은 아주 저렴하고 조용한 시설이라는 점 입니다.
1인 독실사용시 하루이용료가 20,000원이고, 식비는 5,000원인데 저의 경우 예약전화를 받은
신부님이 식당사정으로 식사가 안된다 하셔서 부득불 외식하고 있는데
면형의 집 식당을 이용하셨던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식사가 괜찮다고 하시더군요.
주로 카톨릭 신자들이 피정하기 위한 시설이지만 요즘은 제주도를 여행하는 분들도
많이 이용하시는 모양입니다.
숙소의 특징으로는 친절한 신부님, 조용한 숙소로 텔레비젼, 전화, 인터넷 연결망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숙소 입구에 있는 오아시스 PC방 에서 이 페이퍼를 쓰고 있습니다.
숙박계도 안쓰고, 서비스한다고 번거롭게 방문을 노크하지도 않으시구요.
따뜻한 물이 나와 어제는 뜨거운 물로 산행에 지친 몸을 씻었습니다. 그런데 수건은 없군요.
치약은 있지만 칫솔은 없구요. 물론 샴푸도 없습니다. 그래서 비누로 머리를 감았습니다.
첫날 밤에는 자다가 몇 번 깨서 형광등 불을 켰습니다. 이유는 모기의 출현.
잡고 또 자다 일어나서 또 잡고...
그래서 산행으로 몸은 피곤했지만 마트에 가서 전자모기향을 하나 사서 장착했더니
어젯밤에는 일군의 모기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첫날 밤을 모기와 전쟁을 하며 낯선 곳에서 하루밤을 보낸 후 휴대폰 알람소리에 피곤한 몸을
일으킨 것은 저기 한라산 백록담에 오르기 위함이었습니다.
휴식년으로 정상 등정이 허락된 두 산행로 중 성판악에서 출발하여 관음사방면으로 내려오기 위해
첫차 시간인 6시에 맞추어 일어나야 했기에 오는 날 준비한 빵과 바나나로 간단한 식사를 하고,
시외버스터미날에서 성판악을 지나는 시외버스에 오른 시간은 7시. 성판악까지는 30여분정도
소요되는 거리더군요.(비용은 1,500원) 이 시외버스는 15분마다 있다고 매표소에서 말씀하네요.
급히 내리는 바람에 280원 주고 산 삼다수 생수통을 차에 두고 내렸으나 버스타고 왔다고 하니
등산매표소에서 그냥 올라가라고 하시네요. 차량 주차비만 받으시는 모양입니다.
왠지 국립공원 한라산에게 미안한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쌩유!~

오래 전 초짜 등산객 시절 설악축제가 열리던 연휴에 설악산에 준비없이 올랐다가
외길에서 길이 막혀 오도가도 못하다가 오색에서 새벽 6시에 시작한 산행이
밤 12시가 되어서야 설악동까지 손으로 더듬으며 내려왔던 악몽이 있어서
비상장비와 식량, 기타 여벌 옷등을 챙기다보니 만만치 않은 무게의 배낭을 짊어지다보니
남녀노소 많은 분들에게 길을 양보하며 천천히 한걸음씩 걸었습니다.
저의 등산수칙 1조는 "무리하지 말자!" 이거든요.


등산길에서 가장 반가운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멋진 등산복을 입은 선남선녀도 아닌, 중간 중간에 있는 등산로 이정표가 아닐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한라산 등반은 제 등산경험 중 가장 힘든 산행길이었습니다.
돌만 딛고 오르니 등산화가 아무리 좋아도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통증이
만만치 않은 단계를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딱 한군데 있는 진달래밭대피소만 나타나길 기다리며 산행이정표를 보니 벌써 다 오른 듯 싶었지요.
진달래가 무더기로 피어 있는 대피소에서 등산화를 벗고 발바닥을 두드리며 많이 준비해간
식량들을 천천히 맛있게 먹었지요.  힘들게 들고 올라온 보람이 여기에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앞뒤로 올라온 학생들이 순식간에 점령한 대피소는 
붉은 진달래꽃보다 요염한 일회용 도시락 봉투 쓰레기꽃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으니
철없는 중 고등학생들  행동에 우리 나라의 미래까지 걱정이 되었다면
적절한 설명이 될까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러면 인터넷에 이 장면들이 올라가니 버리지 말라고 대피소측에서 방송해도,
손에 든 것을 검사한다는 선생님들 말씀이 협박에 가까워도
심지어 화장실까지 몇개씩 쌓여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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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8-05-10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니르바나님
님의 한가로운 발걸음이 느껴집니다. 사진도 참 좋네요.
저는 올해 1학년을 담임하는데,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1학년 만큼의 준법 정신만 가져도 길에 쓰레기가 하나도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융통성이 없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8살짜리들의 규칙을 지키려는 마음, 예쁘고 귀엽답니다.
즐거운 여행 되시기 바랍니다._()_

니르바나 2008-05-11 19:3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혜덕화님
부처님 오신날을 함께 맞이하고 축하드리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말씀하신 것 처럼 올바른 어린이들이 자라나 젊은이들 마음과 예절이 더욱 성숙해야 하건만 이번일을 보니 누가 먼저인지 모르지만 버린 양심 후에 군중심리란
끔찍한 장면이었습니다. 여러군데를 산행했어도 노골적으로 쓰레기를 투기하는
모습이라 기억에 좀 남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혜덕화님 덕분에 즐거운 여행길이었습니다._()_


stella.K 2008-05-10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니르바나님다운 글입니다.
정말 제주가 손에 잡히는 듯합니다.
좋으시겠습니다. 계속 즐거운 여행 되시기 바랍니다.^^

니르바나 2008-05-11 19:53   좋아요 0 | URL
피씨방에서 급하게 작성하다보니 중간에 어조가 바뀌어져 있네요.
스텔라님도 언제 시간내서 여행하시면서
작품을 구상하시면 좋을 듯 싶은데 어떻겠습니까.
하시는 워크샵은 잘 진행되고 있는거죠.
선생님께서 잠간 외유하신다고 하신 것 같던데요.
힘내세요.^^

2008-05-20 17: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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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1 10: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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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2 17: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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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8 18: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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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0 08: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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