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일산조(秋日山朝 )
-백 석-
아츰볕에 섶구슬이 한가로이 익는 골짝에서 꿩은 울어 산울림과 장난을
한다
산마루를 탄 사람들은 새꾼들인가
파란 한울에 떨어질 것같이
웃음소리가 더러 산 밑까지 들린다
순례중이 산을 올라간다
어젯밤은 이 산 절에 재齋가 들었다
무릿돌이 굴어나리는 건 중의 발꿈치에선가
고향
-김 종 삼-
예수는 어떻게 살아갔으며
어떻게 죽었을까
죽을 때엔 뭐라고 하였을까
흘러가는 요단의 물결과
하늘나라가 그의 고향이었을까 철따라
옮아다니는 고운 소릴 내릴 줄 아는
새들이었을까
저물어가는 잔잔한 물결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