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경제학 (개정증보판)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4
스티븐 레빗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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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학이 우리가 원하는 이상적인 세상을 대표한다면 경제학은 실제로 존재하는 현실적인 세상을 의미한다.  - 본문 30쪽 -  

자극적인 제목의 이 책을 굳이 요약하자면, 통계 자료를 통해 주류 미시경제학적 마인드로 바라본 세상 이야기가 될 것이다. 상식과 사회 통념의 표층을 벗겨내고 실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다루는 주제가 통상적인 주류경제학보다는 사회학(Sociology)에 가깝기도 하다.

 

경제학 서적이란 모름지기 산업, 금융, 정책 등을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이런 류의 책을 통해서 개론 수준에서나마 경제학을 훑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엉뚱한 내용의 시덥지 않은 책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많으니 읽지 않는게 좋겠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충실한 주류경제 서적이 아니다. 다만, 책의 논지를 이끌어 감에 있어서 계량경제(Econometrics)적 방법론만은 전천후로 활용하고 있다. 사회 현상의 이면에 숨겨진 진정한 동인이 바로 거래 인센티브라는 경제학적 관점으로 각 장에서 풍부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분석, 재해석하며 다음의 내용들을 고찰하고 있다.

 

1장 - 이기심과 인센티브의 다층적 작용으로 인한 미국 교사들의 자발적인 시험 점수 조작과 스모선수들의 승부 조작 현상

 

2장 - 부동산 중개업자 등 전문가들과 KKK단은 폐쇄적인 정보 비대칭성을 활용하여 공포를 조장함으로써 힘을 행사한다는 점(영화계의 선동꾼 마이클 무어 감독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3장 - 마약 범죄 조직과 맥도날드 등 기업들의 토너먼트식 조직생태와 왜곡된 임금구조는 놀랄만큼 유사하며 그 이면에 다양한 인센티브 역학이 작용한다는 점

 

4장 - 90년대 획기적인 미국 범죄율 감소의 진정한 원인은 전문가들이 제시한 치안정책 혁신이나 경제호황 등이 아니라 20년 전부터 시행된 낙태허용법안이라는 점

 

5장 - 자녀 양육 기술의 중요성은 과대평가되고 있으며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사람들이 부모로서 무엇을 하는가 보다 정작 부모들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점이 실제 아이들의 장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점

 

6장 - 흑인문화는 인종불평등의 원인이라기보다 결과에 가까우며 인기있는 이름 유행이 사회·경제적 지위라는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부모들의 바램이 투영된 형태로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며 순환되지만 정작 이름 자체와 아이들의 성공 여부는 관계 없다는 점

 

역시 경제학은 우울한 학문(dismal science)이 맞구나 하면서 불쾌감을 자아내는 명제들도 있을 수 있으나 저자에 따르면 '고상한 이상 세계를 반영하고 주입하는 철학적, 윤리학적 가치관에 중독된 편견'이 거부감의 원인일 수 있다. 현실 세계를 반영하는 경제학적 마인드로 재음미해 볼 가치가 있는, 우리 주변 도처에 산재한 주제들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현상 이면의 본질을 살피는 통찰력으로 도발적이지만 적절한 관점을 이끌어 내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추출한 후 통계 분석을 통해 통념을 뒤집는 객관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론에 이 책의 진정한 의의와 재미가 있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걸출한 저작이라고 여기진 않지만, 스티븐 래빗처럼 경제학적 사고의 범위를 넓히고 수학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다른 사회과학 분야와 접목시키는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학자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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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알라딘 최초의 리뷰인가요 ? 감동의 눈물이...

풀무 2014-07-29 17:09   좋아요 0 | URL
곰발님을 감복시키다니 저도 기쁘지만 예전에 써둔 리뷰 옮긴 것입니다. 흑흑.

곰곰생각하는발 2014-07-29 18:08   좋아요 0 | URL
흑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