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처음에는 바로 제목을 읽기가 어려웠다. 꼭 우리나라의 “경찰청 쇠창살은~” 하는 것 같아서 재미는 있었다. 게다가 해가 저물고 어두운 밤의 숲속에 관한 이야기라서 더 많은 관심이 갔던 책이다. 우리 공주님은 아직까지도 밤이 되면 여러 가지 핑계(이를 테면 꿀돼지가 숨어있다는 등…)라도 대고 울고 떼를 쓰면서라도 자기를 싫어하는 때가 종종 있어서 그런 아이에게 적절한 잠자리 책으로 사용해봐도 좋지 않을까…? 라는 모종의 기대감도 가지고 있었던 책이기도 했는데… 직접 받아보니 기대 이상이라서 아이와 함께 책을 보는 시간이 즐거워지기까지 했다. 가장 관심이 갔던 것은 이 책이 스캐니메이션북 이라는 사실이었는데, 스캐니메이션북은 책장을 날개짓 하듯이 움직이면 같이 그림도 움직이는 책이다. 내가 보고도 처음엔 어떻게 동작하는 것인지 몰라서 신기했었는데… 우리 공주님도 그 사실이 놀라웠던 듯 싶다. 처음에는 그냥 책인줄로만 알고 보다가 어느 순간 책장을 움직이면 그림이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나서부터 매일 책장을 잡고 신나게 날개짓을 한다. 그렇게 책을 많이 움직이고 잡아당기게 되는 책이라서 그런지 아주 튼튼하게 만든 모양이다. 그렇게나 우리 공주님에게 혹사를 당하는데도 끄떡 없으니 말이다.
첫 표지의 여우 모녀(? - 우리 공주님의 주장으로는 엄마랜다)는 눈이 왔다갔다 한다. 고슴도치가 데구르르 굴러서 나무 둥치 안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귀뚜라미는 펄쩍펄쩍 뛰고, 늑대는 고개를 들어 운다. 밤에 볼 수 있는 생물들이 책속에 한가득한데 그 생물들의 대표적인 움직임들을 스케니메이션으로 표현해놔서 아직 영어를 모르는 아이들도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책이었다. 운율이 있는 문장들이라서 읽어주기도 좋았는데 아직까지 우리 공주님은 책 속의 글들보다는 그림들에게 관심을 더 많이 쏟고 있다. 커다란 귀뚜라미는 아빠란다. 눈이 좀 무섭게 생겨서 그렇다는데 애니메이션 창의 폴짝폴짝 뛰는 작은 귀뚜라미들은 아기들이라면서 엄마를 찾으러 간대나…? 아이의 기발한 상상력에 한참을 웃기도 했다. 그림들의 색감도 좋고, 밤의 동물들의 생태를 볼 수도 있는 책의 내용도 참 마음에 든 책이다. 책의 맨 뒷페이지에는 책속에 나왔던 생물들의 작은 그림도감이 마련되어 있어서 책을 덮으며 잠시잠깐 책속에서 봤던 것들을 되새겨볼 수 있는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잠자리 책으로 사용하기에는 아이의 눈을 너무 초롱초롱 만들어버려서 실패했지만 워낙에 마음에 들어하고 자기가 직접 책장에서 가져와서 읽자고 하는 책들 가운데 하나라서 참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던 것 같다. 우리 공주님이 조금 더 크면 책 속의 영어문장들도 읽어주면서 함께 밤의 생물들의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 싶다.
이퓨처의 Phonics Fun Readers 시리즈를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이름도 생소했었는데요. 어머나~ 받아보니 그림이 너무 예쁩니다. 어린 아이들한테는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그림이라서 저는 되도록이면 그림도 예쁜 책들을 고르는 것이 습관이 되었어요. 그림이 마음에 안들면 저희 공주님이 거들떠도 안보거든요. 그런데 이 이퓨처의 Phonics Fun Readers 시리즈는 그림들이 모두 합격점이예요. 그리고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지 않아서 왜 그런가 했더니 책이 소프트커버로 되어 있습니다. 일명 페이퍼백이라고도 하더군요. 책이 가벼우니 아이들이 쉽게 손에 들고 돌아다녀도 되서 좋습니다. 하드커버 책들은 오래두고 보기는 좋지만 무거워서 아이들이 들고 다니면 걱정이 되서 조마조마하거든요. 우선은 LEVEL 1의 “The Den”을 봤습니다. 색감이 풍부하고 귀여운 그림이 먼저 눈에 쏙~ 들어옵니다. 멍멍이라면서 좋아하는 저희 공주님도 눈에 들어오네요. 하늘에 해님도 구름도 있고 꽃도 있다면서 하나하나 그림들을 짚어봅니다. 요렇게 흥미를 끌어주고 LEVEL 1이라서 무진장 단순하고 간단한 영어 한문장 씩을 읽어줬습니다. 알아 듣는건지 마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열심히 들어주면서 웃어주니 참 좋더군요. <색감이 풍부하고 귀여운 그림> Phonic(발음 중심의 어학 교수법)를 위한 책이라서 그런지 내용 속에 발음을 익힐 수 있도록 재미있는 장치들을 해놨습니다. 예를 들어서 “Egg has a red net.” 이라는 문장이 있는데요. 조그만 알이 빨간 잠자리채 비슷한 것을 들고 있는 그림을 설명하는 문장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문장에 E가 중심이 되어 발음되는 단어가 무려 3개나 되네요. egg, red, net 이렇게 말이지요. 그렇다보니 따라해보면 발음을 그냥 몸으로 익힐 수 있는 거랍니다. <자연스럽게 발음을 익힐 수 있는 문장들> 그런 문장들로 재미있는 동화 한편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텐데 이야기의 내용도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The Den”의 내용은 개와 알이 함께 열심히 동굴을 만들고 옆에서는 여우가 열심히 놀기만 합니다. 그옆에 같이 북치는 배짱이를 보니 어떤 이야기를 본뜬 것인지 알 수 있었는데요. 잘 만들어진 동굴 안에서 개와 알이 편안히 쉬고 있을 때 여우는 밖에서 추워서 덜덜 떨고 있는 내용이랍니다. 꽤 교훈적인 내용이었지요. 그렇다보니 아이와 함께 재미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읽기에 재미있는 내용들> 내용은 이렇게 짧은데요. 그렇게 이야기가 끝이 나면 이야기 속의 문장들을 노래로 부를 수 있는 “Sing along”이 있습니다. 부록인 CD와 함께 들어보면 더 좋습니다만, 귀찮으시면 그냥 음을 넣어서 노래하듯이 불러주셔도 괜찮아요. 아이들은 그런 것 참 좋아하니까요. 그리고 그 다음은 간단한 문제들이네요. 맞는 단어를 찾아서 줄긋기도 있고, 빠진 글자를 채우는 부분도 있고, 색칠공부도 있습니다. 굳이 다 풀려고 하지 않아도 그림들을 보면서 문제풀이에 흥미를 보이게 할 수는 있겠더라고요. 그리고 맨 마지막 페이지에는 “Picture Dictionary”가 있어서 손쉽게 단어를 보고 외울수 있는 단어카드들이 있습니다. 단, 크기가 좀 작다는게 아쉽더군요. 조금만 더 크다면 오려서 아이와 함께 카드놀이를 하면서 놀아도 좋을 것 같았거든요. <여러 종류의 책 내용에 관한 퀴즈들과 음원 CD> 지금가지가 제가 이퓨처의 Phonics Fun Readers 시리즈를 보게 된 소감이었습니다. 이제 4살밖에 안된 딸래미지만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따라서 하고 함께 놀 수 있는 책이었어요. 단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문장도 길어지고 어려운 단어들도 많이 나오게 된다는 사실은 다들 아시겠죠. 지금 저희 공주님의 수준에 LEVEL 1과 2가 가장 잘 맞아서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좋은 책으로 공주님과 같이 놀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색감이 풍부하고 귀여운 그림>
Phonic(발음 중심의 어학 교수법)를 위한 책이라서 그런지 내용 속에 발음을 익힐 수 있도록 재미있는 장치들을 해놨습니다. 예를 들어서 “Egg has a red net.” 이라는 문장이 있는데요. 조그만 알이 빨간 잠자리채 비슷한 것을 들고 있는 그림을 설명하는 문장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문장에 E가 중심이 되어 발음되는 단어가 무려 3개나 되네요. egg, red, net 이렇게 말이지요. 그렇다보니 따라해보면 발음을 그냥 몸으로 익힐 수 있는 거랍니다.
<자연스럽게 발음을 익힐 수 있는 문장들>
그런 문장들로 재미있는 동화 한편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텐데 이야기의 내용도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The Den”의 내용은 개와 알이 함께 열심히 동굴을 만들고 옆에서는 여우가 열심히 놀기만 합니다. 그옆에 같이 북치는 배짱이를 보니 어떤 이야기를 본뜬 것인지 알 수 있었는데요. 잘 만들어진 동굴 안에서 개와 알이 편안히 쉬고 있을 때 여우는 밖에서 추워서 덜덜 떨고 있는 내용이랍니다. 꽤 교훈적인 내용이었지요. 그렇다보니 아이와 함께 재미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읽기에 재미있는 내용들>
내용은 이렇게 짧은데요. 그렇게 이야기가 끝이 나면 이야기 속의 문장들을 노래로 부를 수 있는 “Sing along”이 있습니다. 부록인 CD와 함께 들어보면 더 좋습니다만, 귀찮으시면 그냥 음을 넣어서 노래하듯이 불러주셔도 괜찮아요. 아이들은 그런 것 참 좋아하니까요. 그리고 그 다음은 간단한 문제들이네요. 맞는 단어를 찾아서 줄긋기도 있고, 빠진 글자를 채우는 부분도 있고, 색칠공부도 있습니다. 굳이 다 풀려고 하지 않아도 그림들을 보면서 문제풀이에 흥미를 보이게 할 수는 있겠더라고요. 그리고 맨 마지막 페이지에는 “Picture Dictionary”가 있어서 손쉽게 단어를 보고 외울수 있는 단어카드들이 있습니다. 단, 크기가 좀 작다는게 아쉽더군요. 조금만 더 크다면 오려서 아이와 함께 카드놀이를 하면서 놀아도 좋을 것 같았거든요.
<여러 종류의 책 내용에 관한 퀴즈들과 음원 CD>
지금가지가 제가 이퓨처의 Phonics Fun Readers 시리즈를 보게 된 소감이었습니다. 이제 4살밖에 안된 딸래미지만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따라서 하고 함께 놀 수 있는 책이었어요. 단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문장도 길어지고 어려운 단어들도 많이 나오게 된다는 사실은 다들 아시겠죠. 지금 저희 공주님의 수준에 LEVEL 1과 2가 가장 잘 맞아서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좋은 책으로 공주님과 같이 놀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고전이라고 불리는 책들에 대한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은 없으리라. 그 중에서도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라고 하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며, 또 한번쯤은 읽어보기를 희망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추리소설이나 스릴러 같은 소설 드라마, 영화 같은 곳에서 인용하는 정신분석이라고 하는 분야를 최초로 창시한 프로이트의 대표적인 저서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추리소설도 좋아하고 그런 종류의 드라마나 영화도 좋아하기에 종종 등장하는 프로이트의 이론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기는 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내용이 어려워서 몇장 읽다가 책을 덮고 만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청소년을 위한~” 이란 시리즈로 나왔기에 읽을만하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가지고 책을 손에 들게 된 것이다. 프로이트는 꿈을 대수로이 넘기지 않고, 꿈을 꾼 사람의 욕망과 숨겨진 진실을 담고 있는 ‘의미 깊은’ 해석 대상이라고 본다. 꿈이야말로 그가 발견한 무의식의 세계를 ‘이성’이라고 하는 검열자를 피해서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창문으로 여긴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인해 책의 제목을 ‘꿈의 해석’ 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여 이 책이 단지 꿈이라고 하는 특수한 현상에 대한 연구서는 아니다. 다만 특수하게도 꿈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그것은 프로이트가 신경증자의 꿈을 해석함으로써 무의식을 끄집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하튼 이러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은 일반인이 읽기에는 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책에 대한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른 인물이나 다른 책들을 인용하기도 하고 좀더 보기 쉽도록 도표를 쓰기도 한다. 어려운 단어들(이를 테면 리비도, 메타포, 쇼비니즘 등 전문 용어들)을 책을 읽는 도중에도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책의 좌측과 우측에 여백을 두어 표기하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는 더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철학이나 정신분석, 심리학 쪽은 뭔 어려운 단어들이 그리도 많은지… 주석들이 없었다면 어렵고 모르는 단어들의 압박에 눌려서 책을 읽는 것을 포기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해서 이 책이 읽기 쉽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원본인 “꿈의 해석”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이 되어 있으며 설명하는 문구들이 많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이해를 돕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쉬워보인다는 것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벼이 생각하고 달려들어 읽을 수 있을만한 책은 아니지만 한번쯤 프로이트의 꿈을 해석을 읽어보기를 원하지만 완역본이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읽어보시기를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언젠가는 아무래도 완역본을 차근차근히 읽어보기를 나는 희망하고 있다.
정약용과 정조라고 하는 인물들은 많은 서적들에서 그 이름을 볼 수가 있다. 여러 역사서들이나 소설들이 그들을 소재로 쓰여졌으며 드라마 또한 만들어졌을 정도이니 그들이 지녔던 역사적 가치야 말할나위 없겠지만 시대적인 상황으로 볼때에 하늘을 나는 새조차 떨어뜨릴 정도의 노론 벽파에 대항해 남인을 중용하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펼쳤던 정조와 그를 따랐던 정약용의 삶이 어찌 평탄했겠는가…? 그러하니 소설이나 드라마보다 더 역동적인 삶을 살다간 이들이기에 여러 이야기들의 소재가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해 보이기도 하다. 처음 책을 들었을 때에는 약간의 설렘을 갖고 책장을 펼쳤었다. 책의 첫 도입부에 나오는 사건은 역모. 중전에게 신기가 있는 것인지… 쥐들이 자신의 향주머니와 정조의 갓을 훔치기 위해 모의하는 악몽을 계속 꾸면서 경희궁 안의 수챗구멍들을 막아버리게 된다. 덕분에 정조를 시해하러 들어왔던 무리들을 잡게는 되지만… 그 역모의 주역으로 밝혀진 문숙의의 표독스럽고 악랄한 모습에 오히려 정조의 마음에 크나큰 상처가 남아버린다. 그렇게 정조의 마음의 상처가 되어버린 그 사건은 시시때때로 그를 괴롭혔으며, 죽음의 순간까지도 시작이라 말하던 그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올라 더욱 불안하고 괴로웠던 그는 유배지에서 돌아온 정약용에게 내금위장 신득수의 죽음을 둘러싼 내밀한 비밀들을 사건을 수사할 것을 지시하게 된다. 이후 많은 인물들이 나오고 여러 사건들이 나오는데 커다란 하나의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그 여러 사건들을 정약용의 뛰어난 기지로 풀어나가는 이야기이다. 그 사건들의 조각에서 공통적인 부분들을 찾아내고 역모의 무리들이 계획을 무산시키기는 하나 속시원하게 사건 자체가 풀린 것은 아니라서 좀 아쉬웠다. 조선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조사하고 풀어내갔는지를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롭기도 했고, 이야기의 안에서 나타나는 꿈의 암시라든가 무당의 저주 등은 좀 억지스럽기도 했으나 정약용의 추리를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어서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기는 했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섞어 넣은 책이기에 자세한 정조 시대 때의 역사를 모르는 나로서는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가 거짓인지 몰라서 좀 아쉬웠던 면이 있었고 책을 읽는 내내 굉장히 알기 어려운 단어나 옛말들이 자주 등장을 하는데 그 어디에서도 설명을 해주는 부분이 없어서 내용을 판별하기가 참 어려웠었다는 것 좀 불편하기도 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추리소설적인 면모도 보이고 CSI 처럼 과학수사를 하는 부분도 보여 흥미롭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산만하고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었던 책이다. 영원한 제국과 같은 작품을 기대했었는데 조금은… 아쉬웠던 작품이다.
가장자리가 예뻐 보이는 새하얀 식탁보가 있다. 그 식탁보는 할머니께서 수를 놓으신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식탁보. 그런데 큰일이 난다. 이 식탁보를 다리미로 다리다가 잠시 딴 생각을 하는 바람에 다리미 바닥 자국이 노~랗게 식탁보에 나버린 것이다. 헉~ 나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니 아이는 얼마나 놀랐을까…? 역시나 아이는 혼란에 빠지고 당황한다. 아무리 힘센 사람이라도 맞서지 못한다면서 식탁보의 다리미 자국은 알통을 가진 천하장사 같은 모습이 되고, 비싼 세제로도 그 자국을 지우지 못한다면서 뚜껑 달린 세제의 모습도 되고, 어떤 현명한 충고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서 올빼미의 모습도 된다. 여기에서 올빼미는 외국에서 현자를 상징한다는 소리를 얼핏 들은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가 보다. 이렇게 엄마가 아끼는 식탁보에 자신이 다리미 자국을 내어 망가뜨려버렸다는 자책감에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운 마음들을 독특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식탁보의 자국에 여러 가지 물건들의 모습을 만들고 그 물건의 모습을 통해서 표현한 것이 굉장히 신선하고 재미가 있다. 다들 이 책이 뛰어난 상상력을 볼 수 있는 기발한 책이라고들 칭찬을 하지만 나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뒷부분쪽의 아이의 결심과 엄마의 행동에 있다고 생각했다. 엄마에게 혼날까봐 두려운 아이가 자신의 잘못을 동생에게나 할아버지에게 미뤄버릴까도 생각하고 도망갈까도 생각하지만 결국 자신이 잘못했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용서해달라고 하겠다고 마음먹는 과정. 그 과정 중에 잘못된 발상들은 잘못을 저지른 아이들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할만한 그런 생각이었는데 그러한 잘못된 발상들을 억누르고 결국 솔직히 용서를 빈다는 결심을 하는 그 장면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엄마가 그 식탁보를 보고 “어머, 정말 예쁜 얼룩이구나.” 라면서 다리미로 길쭉하게 자국을 하나 더 내서 색실로 수를 놓아 물고기 모양으로 만든 장면은 나에게는 굉장히 놀라웠고 감동적이었다. 나라면 소리치고 화를 내 아이에게 상처를 입힐지도 모를 그 상황을 저렇게 멋지게 넘어가다니…! 이제 그 식탁보는 엄마가 좋아하는 식탁보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식탁보가 된다. 할머니, 엄마, 나의 추억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멋진 이야기란 말인가. 이렇게 자신의 잘못에 대해 깊게 고민하다가 올바른 결론을 내는 아이의 마음의 과정과 자칫하면 상처 입히고 주눅들게 했을지 모를 아이의 마음을 구하고 오히려 추억이라는 이름의 멋진 보물을 만들어낸 엄마의 멋진 센스가 더 돋보였던 책으로 아이 뿐만 아이라 엄마들에게도 꼭 이 책은 읽어보기를 권하는 바이다. 아, 나도 이 엄마처럼 멋진 엄마가 되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