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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s Out, Night's Out (Hardcover)
Boniface, William 지음 / Accord Pub Ltd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흠, 처음에는 바로 제목을 읽기가 어려웠다. 꼭 우리나라의 “경찰청 쇠창살은~” 하는 것 같아서 재미는 있었다. 게다가 해가 저물고 어두운 밤의 숲속에 관한 이야기라서 더 많은 관심이 갔던 책이다. 우리 공주님은 아직까지도 밤이 되면 여러 가지 핑계(이를 테면 꿀돼지가 숨어있다는 등…)라도 대고 울고 떼를 쓰면서라도 자기를 싫어하는 때가 종종 있어서 그런 아이에게 적절한 잠자리 책으로 사용해봐도 좋지 않을까…? 라는 모종의 기대감도 가지고 있었던 책이기도 했는데… 직접 받아보니 기대 이상이라서 아이와 함께 책을 보는 시간이 즐거워지기까지 했다.
가장 관심이 갔던 것은 이 책이 스캐니메이션북 이라는 사실이었는데, 스캐니메이션북은 책장을 날개짓 하듯이 움직이면 같이 그림도 움직이는 책이다. 내가 보고도 처음엔 어떻게 동작하는 것인지 몰라서 신기했었는데… 우리 공주님도 그 사실이 놀라웠던 듯 싶다. 처음에는 그냥 책인줄로만 알고 보다가 어느 순간 책장을 움직이면 그림이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나서부터 매일 책장을 잡고 신나게 날개짓을 한다. 그렇게 책을 많이 움직이고 잡아당기게 되는 책이라서 그런지 아주 튼튼하게 만든 모양이다. 그렇게나 우리 공주님에게 혹사를 당하는데도 끄떡 없으니 말이다.
첫 표지의 여우 모녀(? - 우리 공주님의 주장으로는 엄마랜다)는 눈이 왔다갔다 한다. 고슴도치가 데구르르 굴러서 나무 둥치 안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귀뚜라미는 펄쩍펄쩍 뛰고, 늑대는 고개를 들어 운다. 밤에 볼 수 있는 생물들이 책속에 한가득한데 그 생물들의 대표적인 움직임들을 스케니메이션으로 표현해놔서 아직 영어를 모르는 아이들도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책이었다. 운율이 있는 문장들이라서 읽어주기도 좋았는데 아직까지 우리 공주님은 책 속의 글들보다는 그림들에게 관심을 더 많이 쏟고 있다. 커다란 귀뚜라미는 아빠란다. 눈이 좀 무섭게 생겨서 그렇다는데 애니메이션 창의 폴짝폴짝 뛰는 작은 귀뚜라미들은 아기들이라면서 엄마를 찾으러 간대나…? 아이의 기발한 상상력에 한참을 웃기도 했다.
그림들의 색감도 좋고, 밤의 동물들의 생태를 볼 수도 있는 책의 내용도 참 마음에 든 책이다. 책의 맨 뒷페이지에는 책속에 나왔던 생물들의 작은 그림도감이 마련되어 있어서 책을 덮으며 잠시잠깐 책속에서 봤던 것들을 되새겨볼 수 있는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잠자리 책으로 사용하기에는 아이의 눈을 너무 초롱초롱 만들어버려서 실패했지만 워낙에 마음에 들어하고 자기가 직접 책장에서 가져와서 읽자고 하는 책들 가운데 하나라서 참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던 것 같다. 우리 공주님이 조금 더 크면 책 속의 영어문장들도 읽어주면서 함께 밤의 생물들의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