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 당신의 인생은 기억되지 않았습니다
김용욱(필통밴드) 지음 / 필통뮤직스토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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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를 읽으면서 처음에는 한국에서 인기있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이 생각났다. 중학교 때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중 하나에서는 지옥은 없고 천사(라고 생각되는 영혼의 무언가)가 3개의 인간영혼을 맡아서 기록되는 삶으로 만드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3개의 영혼 중 하나가 인류의 역사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기억된다면 그 영혼은 수호천사로서 임명되고, 해당 영혼을 맡았던 천사는 다음 단계로 올라간다는 내용이었다. 처음 시작을 할 때 여러 번의 환생을 하고 여러 번의 삶을 살았던 영혼이 수호천사를 만나 대화를 하고 이번 생의 기록을 되돌아보기 시작할 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이 떠올랐다.

수많은 환생을 거치고 수없이 많은 삶을 살았지만 역사에 남아있는 인물이 되지 못하였던 영혼의 이번 생은 '기억되지 않은 삶'이었다. 우리는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삶'이 과연 아무 의미도 없는 삶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일까? 과연 기억과 기록이 '좋은 삶'이라는 정의는 누가 한 것일까?

수호천사와의 대화 이후 '이번 삶의 시작'은 고등학교 학창시절부터 시작되었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유기견 보호소 봉사를 함께 가고,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고 매일 일을 열심히 하며 함께하는 삶은 지극히 평범해보인다. 우리는 평범한 하루가 '아무 것도 아닌 날 중 하루'로 의미없이 치부하지만 평범한 하루라도 충분히 아름답고 기억될 수 있는 날이 될 수 있다. 짧은 찰나의 순간이 더 순수하게 빛나고 하루가 모여 1년이 되고 인생이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과 삶을 채우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행복의 작은 조각이다. 나의 하루와 1년의 시간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은 세상이 아닌 충실하게 하루를 살고 매일 다른 날씨를 만나는 나 자신의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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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 더 이상 불안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키렌 슈나크 지음, 김진주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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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숏폼으로 만들어지는 틱톡에서 키렌 슈나크는 심리적 응급처치만 하고 있지만,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에서는 보다 본격적인 내면 성찰과 자가 치료가 목적이다. 불안이라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닌 인간은 물론 모든 동물에게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SNS에서는 매일 새롭고 과한 자극이 업로드 되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불안감은 일상이 되었지만 많은 사람이 이 감정 자체를 회피하고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경제적인 불안정,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느껴지는 어려움 같은 것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다. 인간은 매일같이 지치고 감정적으로 흔들린다. 중요한 것은 흔들린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런 흔들리는 삶 속에서 중심을 찾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에서는 개인에게 도움이 되는 감정의 회복 루틴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으며 감정을 회피하기보다 직면을 하며 평온을 찾는 연습을 도와준다. 개인적으로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에서 제일 좋았던 부분은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다면 술이나 약물에 의존하지 말고 꼭 정신건강 전문의와 상담을 한 후에 올바른 해결책을 함께 찾아보라는 제안이었다. 몸이 아프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신이 건강한 것도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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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지친 이유는 계약이 없어서다
김명식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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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이 공인중개사 뿐만 아니라 사람을 통해 성과가 만들어지는 모든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김명식이라는 사람이 공인중개사로서 겪었던 일은 단순히 계약성사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읽어 소통하는 노하우를 쌓은 과정이기 때문이다. 계약과 거래는 말의 표면이 아니라 말 뒤에 숨겨진 속내를 읽어야하는 법이다. 고객에게 친절함으로 무장된 정확한 정보전달은 기본적인 것이지만,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은 보이지 않는 디테일에서 나오는 확신이다. 고객인 언제나 원하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는 경우가 없다.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읽어서 욕구를 파악하고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설득을 하는 과정으로 계약과 거래를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계약을 이끌어내는 과정과 별개로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아 멘탈이 흔들릴 때, 현장에서 버틸 수 있는 정서적 지원도 해준다는 점에서 참 고마운 책이다. 말 한마디로 결과가 바뀌고 흔들리는 멘탈을 잡아준다는 점에서 한 번은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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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지옥
유메노 규사쿠 지음, 마이너스 옮김 / 해밀누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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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메노 규사쿠의 미스터리소설 소녀지옥을 읽은 후 단편 속 여성 주인공이 모두 어딘가 기이하게 뒤틀렸다는 인상을 받았다. 희한하게도 이러한 뒤틀린 느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만든 보이지 않는 압박의 결과에 가깝다. 1930년대 일본은 빠른 산업화 속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되던 시기였지만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제한적이었다. 사회가 여성의 직업으로 인정한 것은 감정노동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업 종사자거나 남성을 보조하는 역할뿐이었다. 상황에 따라 성적 권력에서도 취약한 위치에 놓이기 쉬웠다. 이런 사회 분위기는 여성을 자신답게 살아가기보다 사회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남기를 요구하였다. 소녀지옥에 수록된 단편의 세 여주인공은 이런 압력 속에서 정체성을 잃고 흔들린다. 기이한 정서의 사회가 여성에게 가한 의도하지 않은 무심한 폭력이었다.

씁쓸한 점은, 소녀시대가 1930년대에 일본에서 쓰였음에도 같은 문제가 2025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2025년의 우리는 SNS에서 피해 여성의 목소리를 의심하고, 언론이 사건을 소비하듯 다루는 장면을 목격하고 있다. 성적 권력의 불균형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유메노 규사쿠는 기괴한 심리 묘사가 단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사회라는 거울에 비친 어두운 단면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소녀지옥은 소녀만의 지옥이 아니라, 시대가 만들어낸 모든 사람의 지옥이다.

누군가는 왜 아직도 침묵 속에서 같은 고통을 반복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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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시대 이야기 울림 2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마이너스 옮김 / 해밀누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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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시대 이야기'에 엮여있던 단편 중에서 제일 인상깊었던 소설은 F. 스콧 피츠제럴드가 아내 젤다 세이어 피츠제럴드의 도움을 받은 '젤리빈'이었다. 근대화에 뒤쳐지고 구시대적인 남성상으로 보여지는 젤리빈 짐과 충동적이고 매력적인 플래퍼 내시나의 관계에서 불안함이 지배한 재즈시대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젤리빈 짐은 달콤하고 반짝이지만 속은 비어있고 야심이 없는 전통적 남부의 남성을 대표하고 매사에 적극적이며 충동적으로 도박에 뛰어들며 감정적인 내시나는 재즈의 음율같은 변화와 잡을 수 없는 공허함을 보여주고 있다. 반짝이는 무언가를 잡고 싶지만 결국 스쳐지나가는 허망함을 보여주는 재즈같은 시간 속의 삶은 정말이지 공허함만을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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