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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 경제학 - 폴 새뮤얼슨의 20세기 경제학을 박물관으로 보내버린 21세기 경제학 교과서
케이트 레이워스 지음, 홍기빈 옮김 / 학고재 / 2018년 9월
평점 :
도넛 경제학의 이해
도넛 경제학은 영국 경제학자 케이트 레이워스가 2011년 발표한 경제 모델이다. 이 책은 케이트 레이워스가 도넛 경제학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고안되었고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알려주는 생태경제학 개념서라고 보면 된다. 인간과 환경을 함께 지켜내기 위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도넛 모양으로 표현한 것을 말한다. 도넛 안쪽 고리는 사회적 기초로, 그 안에 물·식량·보건·교육·소득과 일자리·평화와 정의·정치적 발언권·사회적 공평함·성 평등·주거·각종 네트워크·에너지 등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기준을 배치했다. 도넛 바깥쪽 고리는 생태적인 한계로, 그 너머에 기후변화·해양 산성화·화학적 오염·질소와 인 축적·담수 고갈·토지 개간·생물 다양성 손실·대기오염·오존층 파괴가 배치돼 밖으로 나가면 치명적인 환경 위기를 맞게 된다.
기존의 GDP 중심의 경제학은 몇 가지 오류를 가지고 있었다. 그 중의 하나는 생태적으로 지구에 악영향을 끼치거나 비인권적인 일이라고 할 지라도 경제적인 효과가 있다면 GDP의 총생산량이 늘어나 가시적으로 경제성장이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일이었다. 이 부분이 왜 문제일까? 현대사회에서는 GPD에 입각하여 경제성장이 이루어진 것은 발전을 했다는 증표로 여기지만 공장이 세워져 오폐수를 방류하여 하천이 오염되고 이 오염된 하천을 깨끗하게 만드는 비용이나, 유조선이 좌초되어 바다에 기름이 쏟아져 이를 처리하는 비용도 GDP가 늘어난 것으로 환산되어 겉으로 보기에는 '경제가 성장하고 발전했다.'라는 오류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를 보다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하여 사회적 기초를 측정하는 가치와 지구생태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의 도넛 경제학 그래프가 발표되게 된 것이다.
2. 무한 경제 성장은 과연 가능한 것일까?
기존의 경제학은 언제까지나 경제성장이 상승할 수 있을거라고 예측하였다. 과거에는 인구가 적어 지구 내에 존재하는 물질을 마음껏 사용하여도 인간이 사용가능할 정도로 재생이 되었으며, 인간으로 인한 환경파괴도 지구가 복원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러기에 인간이 지구 자원을 얼마든지 이용하여도 지구 스스로 재생이 된다는 생각이 기본이었다. 2022년 UN이 발표한 지구의 인구수는 이미 80억명이 넘은 상태이다. 경제발전으로 인하여 80억명의 인구 중 절대빈곤율 기준선 아래에서 사는 인구는 줄어들어 있는 추세이다.(관련기사 한국일보, 인류의 삶은 점점 나아진다… 세계 절대빈곤율 사상 최저 10%, 2018.09.20) 문제는 절대빈곤이 아닌 상대빈곤이며, 전세계의 인구가 절대적으로 안전한 삶이 아닌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쓰는 부유하고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였다. 지구의 환경과 자원은 제한되어 있으며 80억명의 인구가 부와 풍요를 추구한다면 지구는 더 이상 버티지 못 할 것이다. 무한한 경제 성장이 불가능한 시대에 도달하였다.
3. 모든 자원을 다시 쓰는 생태경제학.
이전까지의 경제학에서는 재사용이란 없었다. 한번 태운 자원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제 자원을 한 번 사용하여 경제성장을 한다면 지구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은 밝혀졌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뿐더러, 다수의 기업에서 아직도 자원을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닌 재사용과 재활용에 대한 계획과 대처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물론 많은 스타트업과 대기업에서 재사용/재활용 자원을 활용한 제품을 만들거나 사용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아직 미피한 것은 사실이다. 물론 프라이탁처럼 방수천, 자동차의 안전벨트, 폐자전거의 고무 튜브 등 재활용소재를 사용한 메신저백을 만들어 판매하여 대성한 기업도 있지만 아직까지 몇몇 기업에서는 제대로 된 자원 재사용이 아닌 그린워싱을 통한 홍보효과를 위하여 기업의 자원 재사용/재활용을 과대포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4. 도넛 경제학이 대안이 되려면.
무조건적인 성장을 탐닉하는 사회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인간이 무한한 우주로 나아가는 성장이 아닌 폐쇄된 지구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이상의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더 이상의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인지가 완벽하게 이루어지면 자연히 자원의 재사용과 재활용을 적극적으로 고민할테고, 거기서부터 생태경제학이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케이트 레이워스의 도넛 경제학이 새로운 경제모델로 고안되었지만 아직 주류경제학이 되지 못한 이유는 아직도 다수의 사람이 성장위주의 경제학만이 옳다고 맹신하기 때문이다. 대안은 이미 나왔는데 방향을 바꾸지 못한 인간사회는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