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셀프 트래블 - 2018-2019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0
조은정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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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셀프트래블 2018-2019 최신판






​[뉴욕 셀프트래블]은 뉴욕에서 머물던 시절 친구나 지인들이 나를 찾아 방문했을 때, 그들의 취향이나 예산에 맞춰 안내한 경험을 바탕으로 뉴욕의 곳곳들을 소개한 책이다. 그러니 부디 이 책으로 내가 직접 뉴욕을 안내해 주는 듯한 살가움이 느껴지기 바란다.  -prologue-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는 뉴욕을 걷다가 '뉴욕 아트 스튜던츠 리그'를 만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전까지는 인문학에 사로잡혀 고전부터 철학까지 어찌보면 이론적인 학문에 심취했었던 그가 붓을 쥐게 된 계기가 된 셈이다. 그리고 처음 그가 그렸던 그림들은 뉴욕의 지하철, 지나가는 사람들 등 우리가 대표적으로 알고 있던 추상표현과는 다른 분위기의 작품들이었다.

내가 만약 뉴욕을 걷게 된다면, 그리고 그곳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머릿속에 갇혀 있던 사고들을 풀어내는 놀라운 광경을 발견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오랜기간 꿈꿔왔었다. 뉴욕에 잠시 동안 어학을 다녀왔던 언니가 추천해준 곳은 자연사 박물관, 모마 브루클린 브리지 그리고 뉴욕공립도서관이었다. 나를 누구보다 잘 아는 언니였기에 그 장소들과 관련된 책들을 수집하고, 잡지를 스크랩하면서 그렇게 꿈꾸워 왔던게 벌써 10년 째. 이제는 떠나야 할 때다. 특히 이제 막 그림을 취미가 아닌 전공으로 시작한 올해가 딱 좋은 시기가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그런 내게 딱 맞는 책, <뉴욕 셀프트래블>이 여기에 있다. 


셀프트래블의 시리즈명은 '나 혼자 준비하는 두근두근 해외여행'이다. 그야말로 혼자 준비해도 될만큼 꼼꼼하게, 그리고 꼭 필요한 것만 담아있다. 이제까지 리뷰했던 도쿄, 오키나와편을 보니 믿음이 갔다. 정말 제 집처럼 드나들었던 도쿄의 관한 내용도 전혀 식상하지 않았고, 나 또한 추천하고 싶은 곳들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믿음으로 보게 된 뉴욕편은 나처럼 미술이나 박물관을 탐방하길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코스도 있고, 당연 여행이다보니 맛집 투어도 있으며 뉴욕하면 거리 축제를 빼놓을 수 없으니 해당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국내에 들어온 프렌차이즈 업체도 많지만 역시 유명 서점도 놓치지 않고 소개되어 있고, 특히 뉴욕 뿐 아니라 전 세계 여성의 로망을 실현해준 <섹스 앤더 시티>와 같은 영화속 장소까지도 소개되었다.



 


"탁 트인 맨해튼 브리지와 좌측의 브루클린 브리지가 보여주는 전망은

그야말로 진정 뉴욕스러운 풍경이다."

199쪽



특히 브루클린 브리지는 언니도 추천해주긴 했지만 영화 <브루클린> 을 보고 난 후 더 큰 애착이 생긴 곳이기도 하다. 인천 월미도 같은 느낌이라고 저자는 말했지만 월미도에는 관람차가 없으니 반드시 꼭 가볼 예정이다. 나단스의 유명 핫도그를 맛보라고도 했고, 브라이턴과 맨해튼 비치를 거닐라고도 추천해줬으니 저자의 조언대로 꼭 그렇게 핫도그를 베어물면서 산책을 해보고 싶다. 물론 브루클린 아이스크림 팩토리에 들려 인공 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은 아이스크림도 8개의 종류별로 먹어볼 수 있었음 좋겠다. 오키나와의 블루씨를 먹었던 것처럼 말이다.


책 앞뒤로 미니맵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저자가 정리해준 스케줄대로 다닐 수도 있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적당히 중간 중간 스킵해가면서 즐길 수도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정말 행복했고, 비로소 오랜 꿈이 올해안에는 현실이 될 것 같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만큼 생생하게, 그리고 유용하게 꽉 채운 뉴욕 여행가이드 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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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이미화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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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moved by movie


출근하지 않는 휴일, 혹은 느닷없는 휴가

책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 과 함께 열차에 오른 기분은,



늦잠을 잔 아침

갓 구운 빵, 방금 내린 커피, 크림 치즈 핸드메이드 과일 잼이 담긴 쟁반을 당신앞에 놓인 것과 같다.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미드나잇 인 파리, 노팅 힐 & 어바웃 타임, 클로저, 원스 그리고 카모메 식당.


 책속에 등장하는 영화들이다. 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첫 번째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굳이 책을 펼쳐서, 혹은 영화를 본 적이 없더라도 타이틀만으로도 우리를 열차에 오르게 만들기도 하다. 저자는 베를린에 있을 당시 무작정 리스본으로 떠났다고 했다. 마치 영화속 고고학자가 홀린 듯 떠난 것처럼 말이다. 살다보면 그렇게 영화에, 혹은 책에 그리고 노래에 취할 때가 있다. 책에서도 소개된 영화 원스가 그랬다. 개봉하고도 한참 지난 후에 어쩌다보니 원스를 보게되었다. 내용은 사실 맘에 든 편은 아니었지만 유독 한 장면, 카세트로 거리를 걸으면서 듣던 노래 한 곡이 마음을 온통 사로잡았다. 영화를 보고 그 담날 바로 CD를 구매했고, 그리고 그리 오래지나지 않아 나 역시 더블린으로 갔다.

물론 저자처럼 당당하게 입국 목적을 밝히진 못했지만.



"영화 <원스>촬영지 찾아가려고요." 229쪽



저자는 원스의 풍경과 악기상점까지 잘 찾아내서 사진에 담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만족스러운 원스여행은 아니었다. 버스킹도 딱 한 팀 보았을 뿐이다. 게다가 동행이 있었던 여행이 아니었기에 어쩌면 내게 더블린의 거리는 영화 후반부에 쓸쓸한 풍경을 그대로 연출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가하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뿐 아니라 워낙 유명한 노틀담 옆 셰익스인 컴퍼니 서점은 처음 파리를 방문했을 때는 그냥 지나쳤었다. 역시나 영화를 한참 뒤에 본 이유도 있지만 그야말로 랜드마크 인증 여행에 가까웠기 때문이었으리라. 언제 어느 책에서, 영화에서 보더라도 늘 푸른 서점의 풍경은 직접 보았을 때의 그 정겨움을 느끼게 만들어주었다.





"That's all." 141쪽


고작 엽서한 장과 에코백이 전부였다고 했지만, 그래서 보잘것 없는 마음을 들킬까 주먹을 꽉 쥐었다지만 나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한 권의 책을 더 에코백에 담아오긴 했으나 생각해보니 파리까지 가서 영어원서를 사온다는 것 자체가 더 구차한건 아닐까 싶었다.



"기차에서 만난 남자와 비엔나에 내렸어. 얘기가 잘 통하고 너무 귀여웠어.

어렸을 때 할머니 유령을 본 이야기를 하는데 그때 정이 들었어.

그런 예쁜 꿈을 지닌 꼬마가.. 날 사로잡았어." 73쪽




비포선라이즈 연작을 보면서 아마 누구라도 그런 사랑을 꿈꾸었을 것이다. 우연히 만나서 영원같은 하루를 보내고, 불안한 약속을 나누는 그런 사랑.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사진도 너무 예쁘고 좋아하는 영화들로만 가득한데다 핀란드와 포르투갈을 제외한 촬영지를 직접 다녀왔기 때문에 끌렸었다. 그런데 책을 읽은 사람들은 알테지만 저자의 문체가 너무나 매력적이다. '그런 예쁜 꿈을 가진 꼬마'를 만난 셀린의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여행기를 읽을 때는 앞서 말한 것처럼 같은 곳을 다녀왔다는 공감으로 읽기 마련인데 이 책은 여행지, 여행과 상관없이 그냥 저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실의에 빠진 저자의 모습도, 뜻하지 않은 여행에 설레고 들떠있는 모습도, 누군가의 추억을 담담하게 고백할 때도 문장에 담긴 정싱이, 그 세심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여행에세이를 읽으면서 여행지에 가보고 싶게 만드는 여행도 있고,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만한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줄 때도 있다.


이 책은 당연 후자다. 타이틀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이 그대로 재연되는 책,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기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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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머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6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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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머_죄악에서 구하는자. 즉 구원자, 구세주.




요네스 뵈의 리디머는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의 6번째 이야기다. 사실 순서대로 읽기 위해 첫 권이 번역되어 출간되기 까지 기다렸던 작품이라 중간을 스킵하고 리디머를 읽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다. 아마 나처럼 생각하고 리디머 읽기를 주저하는 이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순서에 그리 연연해 할 필요가 없었는 데 왜 그랬을까 싶다. 왜냐면 어떤 권을 언제 어느 순서로 보더라도 해리의 매력은 가감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해리를 만난 그 순간 당신은 빠지게 되어있다.


리디머는 구세군이 이야기 중심에 놓여져 있기 때문에 기독교적인 색채가 강하다. 전쟁중에 우리는 신이 그 곳에 없다라는 말을 종종한다. 소중한 것들이 전혀 그런 대접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름아닌 생명이 그렇게 흩어져버린다. 내 생명을 지키기 위해 타인의 생명은 모두 '적'으로 간주된다. 얼굴을 상황에 따라 변화시킬 수 있는 '어린 구세주'는 자라서 청부살인업자가 된 그를 해리가 추적해간다.


해리는 전화기를 내려놓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갑작스러운 침묵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너무 놀랐기 때문이다. 아까 전화가 울렸을 때 어떤 얼굴이 떠올랐다. 그 사실 자체가 놀라운 게 아니라 그게 라켈의 얼굴이 아니라는 게 놀라웠다. 137쪽


초반에는 개별적인 '그'들의 등장과 장면이 교차되면서 진행되어서 다소 헷갈리기도 했다. 헷갈렸지만 인물들의 등장 신이나 진행되는 사건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재들이어서 그랬는지 꽤 오랜기간 조금씩 나누어 읽을 수 밖에 없었던 환경에서도 금새금새 또 몰입이 되었다. 의외의 인물이 사건의 중심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극적 긴장감은 더 커지게 되고, 리디머라는 제목이 그저 어린 구세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공감하게 되면서 역시 '해리, 출구가 없어!'라고 느낄 수 있었다.


그래, 제발 그래줘. 이 머저리는 혼자 남아서 사람을 대하는 요령에 대해 고민 좀 할게. 해리는 생각했다. 217쪽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리디머 편에서는 묘하게 미드 닥터하우스의 닥터하우스가 떠올랐다. 제멋대로인 성격이 유사하긴 하지만 스스로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믿는 해리보다 하우스는 훨씬 더 독단에 가깝고 무엇보다 신을 믿지 않고 '모든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라는 자신만의 명제의 참을 증명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예전에는 비슷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왜 하필 리디머에서는 하우스와 해리가 유사하다고 느꼈을까. 그런가하면 신기하게 리디머를 읽는 동안에는 스릴러물을 읽는 기분도 기분이지만 연애소설을 읽는 듯한 설레임이 곳곳에 묻어나서 더 색다르게 읽힌 것 같다.


"난 경찰이에요, 마르티네. 우린 그저 범인을 체포할 뿐이고, 법정에서는 형을 선고하죠." 587쪽


서두에 이야기 한 것 처럼 전쟁중에는 의도치 않아도 편이 나뉘어 지고, 그렇기 때문에 '적'을 만들 수 밖에 없다. 리디머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산다는 것 자체가 전쟁이라고 말하는 것의 다른말이란 의미가 소설을 읽기 전에는 나와 의견이 다른이는 결국 내 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하지만 소설을 읽은 후에는 누군가의 '구세주'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고단하고 위험한 자리인가 싶은 것이다. 우리는 누구의 구세주가 되어줄 수 없다. 해리가 자신의 역할이 '범인을 잡는 것'까지인 것을 적확하게 아는 것 처럼 말이다. 우리는 애초에 '주'가 될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신이 없다고 말하는 그 장소에서 과연 신이 있다고 느낄려면 맞은편에서는 반대로 '신이 없는'상황이 되고 만다. 결국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장소에 신의 존재유무를 따지는 것은 인간의 또다른 오만일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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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달이 출생기 - 백곰 가족의 대모험
구름나무 지음 / 가나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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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곰가족에게 위기가 닥쳤을 때 귀여운 곰달이가 생겨났음을 알게되었다.

마치 인간세상에서도 그렇듯 새 생명이 잉태되었다는 소식은 설레임과 희망을 갖게 한다.


귀여운 곰달이는 어떻게 성장하는지 그림책이지만 아이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던 내게

의외로 많은 정보를 전달해준 동화책이다.


나 역시 여름이면 만나게 될 조카를 기다리고 있는 이모입장이다보니 좀 더 몰입해서 곰달이가 엄마

뱃속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또 부모인 엄마와 아빠가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를 꼼꼼하게 보았다.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곰달이는 뱃속에서 엄마와 아빠의 기분을 다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아빠가 엄마의 부탁이었든 재촉이었든 간에 동화책을 읽어준다거나,

노래를 불러주거나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쓰담쓰담 해주는 것을 모두 느끼고 있었다.


귀찮은 척 하긴 해도 곰달이에게 아빠의 존재를 인식시켜주고,

손길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정말 중요한 듯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와 아빠가 다투거나 하면 뱃속의 아이도 좋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엄마가 먹는 음식이 아가에게 전달되는 것처럼,

엄마가 느끼는 불안, 두려움, 초조, 공포와 같은 감정이 아기에게도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요즘은 임신중에도 몸매관리에 열심힌 산모분들이 많은데 <곰달이 출생기>를 보니 안타깝게 느껴졌다.

엄마가 지나치게 움직이거나 힘들어하면 곰달이 또한 울렁거린다면 괴로워하기 때문이다.

물론 엄마가 지나치게 게으르거나 심각하게 체중이 불어나는 것 역시 아기에게 좋지 않지만 무엇이든 적당한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시작에 백곰가족에게 닥친 위기라는 것은 환경문제에 관한 부분이다.

백곰가족들이 거주하기에는 지나치게 따뜻해져서 가족대이동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기술의 발달로 추운곳에서 따듯하게, 더운곳에서 시원하게 지낼 수 있지만 동물은 그렇지 못하다.

곰달이가 탄생의 과정도 중요한 것처럼 곰달이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

뱃속의 곰달이가 부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면 태어나서는 사회나 제도의 역할도 커진다.


재미나게,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귀여운 그림으로 채워진 곰달이 출생기.

좀 더 심각하게 들어가보면 위의 언급한 것처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환경, 생명존중 등의 이야기도 계속되어 질 수 있는 흥미로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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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더 레터 -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
사이먼 가필드 지음, 김영선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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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투 더 레터>는 편지에 관한 역사는 물론 아주 사적인 개인의 편지부터 한 나라의 국왕의 편지에 이르기까지 수신인도 발신인도 우리의 짐작을 뛰어넘을 뿐 아니라 개인의 편지가 문학이 되고, 한 권의 책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아주 위험한 물건이 되기도 하는 그야말로 문학적인 편지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것은 과거 누군가의 편지를 옅보고 싶은 충동 때문이었다. 사실 최근에도 학자나 문인들의 편지가 편집되어 끊임없이 출간되고 있다. 고흐와 동생 테오의 편지는 다양한 판형과 편집방식으로 여전히 스테디셀러이기도 하다. 모바일 기기가 일상이 되었어도 편지는 추억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우리의 사유를 위해 꾸준히 우리곁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개인적으로도 지방에 사는 언니와 편지를 주고 받고, 생일이나 특별한 일을 두고 엄마에게서 손편지를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짧게는 수십년 길게는 수천년 전에 누군가의 편지는 마치 친구와 편지를 나누듯 읽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편지 중에 편지는 그 무엇보다 '연애'편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크리스 바커가 군인으로 있을 대 베시에게 보낸 1944년 2월 21일과 27일 편지를 일부 함께 나누고 싶다.


1944년 2월 7일에 1월 1일 자 당신 편지를 받았어요. 당신에게 '결정타를 날리는'답장을 보내느라 진을 뺀 이후, 저는 앚기 군화 신은 발레리나처럼 서투름을 느끼고 있어요.

제가 당신을 감동시키려 애쓰지 않는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요즘은 지도, 사전, 헨리 소로의 [월든]-항상 이 책을 봐요. 이건 철학책이에요!

그때 제가 친구 몇몇이랑 훔쳐 마셔서, 안답니다! 143-150쪽



저런 표현을 편지가 아닌 매개로 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부터 70년전에도 마치 지금의 청년들처럼 소로의 월든을 읽고, 친구들과 무언가를 훔쳐마시는 등의 일들을 편지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다정하게 느껴진다. 당시의 영화를 보면 전쟁중에 연인에게 편지를 쓰고, 중간에 분실되기도 하는 사건들이 종종 일어나기도 하고 그로인해서 안타까운 새드스토리로 마무리되는 경우등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서도 편지의 역할은 독자에게 제대로 반전을 전하는 도구로 등장하기도 하듯 지금처럼 분실사고가 거의 없는 시대와 비교해가며 편지를 느껴볼 수 있는 부분들도 많아서 책을 읽는내내 조금도 지루할 틈이 없었던 것 같다. 편지의 시작은 누구였고, 어떻게 형식이 변화했으며, 우표는 언제부터 붙이게 되었는지에 관한 사전적인 지식이 궁금한 사람이나, 나처럼 훔쳐보기와 공감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읽는 누구라도 '편지'라는 단어에 순간 멈칫하는 사람이라면 6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이 결코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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