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연필 드로잉 - 기초 연필 스케치부터 고급 테크닉까지 나 혼자 드로잉
이일선.조혜림 지음 / 그림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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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니면서 멋진 사진을 촬영하고, 블로그에 올리시는 분들이 참 부러웠던 적도 있지만, 어릴 때 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부러운 사람들은 여행지에서 카메라가 아닌 조그만 수첩이나 혹은 스케치북을 꺼내들고 빠르게 크로키를 하는 사람이다. 카메라가 사실적으로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그림이야말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 순간을 바라보는 내 감정을 그대로 담아낼 수 있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무조건 매일 그리면 된다고 알려주었다. 틀린말은 아니지만 무조건 그리기만 해서는 안된다. 더불어 지우개는 무조건 틀린 곳을 고치려고, 연필은 H는 흐리고 B는 짙어진다 정도로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 연습. 똑같이 그리는 그림만 평생 그리고 살게 아니라면 자기만의 선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데 다양한 선긋이 연습이 바로 그 시작이다. 책 <나 혼자 연필 드로잉>은 이 모든 내용을 성실하게 꼼꼼하게 예시와 함께 알려준다. 선긋기 연습도 직선, 구불구불한 선을 예시로 한 두장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톤의 차이까지 더해서 몇 페이지에 걸쳐서 설명해주며 지우개 역시 지우는 역할만이 아니라 문지르기 방법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를 더하는 주요한 도구임을 느끼게 해준다.

 

 

 

 

드로잉을 설명하면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아마도 구 형태의 빛, 그림자일 것이다. 각도별로 명암의 차이를 알려주고, 형태와 비례에 있어서도 실제 사물을 보고 그릴 때 주의해야 할 부분을 설명해주는 데 가령 관념적 그리기와 실제 관찰그리기의 차이와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한 사람이 같은 사물을 그렸더라도? 보고 그린 그림과 상상으로 그린 그림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물에 대한 이미지를 관념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미지는 머릿속에서 정리되고 변형되어 부정확한 형태로 자리를 잡습니다.

-중략-

머릿속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이미지가 실제 이미지보다 단조롭고 부정확하기 때문입니다. 28쪽

 

 

 

 


꽃을 떠올리면 둥그런 잎이 여러장 원을 둘레로 붙어있다고 생각하며 심플할게 생략해서 이모티콘화 시킬 때 그런식으로 그리게 된다. 하지만 실제 꽃잎을 바라보면 그 안에 수술이 들어있는 것도 있고 꽃받침도 한 장이 아닌 여러장이 있고, 잎새의 촘촘하게 자라있는 솜털도 관찰된다. 이 책은 4B연과 지우개만 있으면 되는 책인데 실력도 없으면서 컬러 연필파스텔을 이용했다가 오히려 뭉게진 그림이 되었다. 이후 실습은 무조건 4B와 지우개만을 이용했다. 이 책은 저자말처럼 진짜 딱 저 두가지만 있으면 된다.

 

여행드로잉을 꿈꾸는 사람도 많겠지만 일상에서 마주하는 컵, 과일, 사랑하는 아이들을 그리고 싶은 사람들도 많을것이다. 우선 양파그리기 부터 시도했다. 양파의 경우 책에서 전체적으로 형태를 잡고, 균형선을 잡아주고, 그 다음에 전체적으로 형태를 잡아가는 순서를 그대로 보여준다. 과정을 생략하고 대략 실습한 것을 올려본다.

 

 

 

 


기울기를 체크하고, 공간안에 어떻게 위치하고 있는지를 계속 유념하면서 그려야 한다. 나처럼 전체적인 형태와 비례에 약한 사람이라면 별도로 스케치북에 옮겨그리기 보다는 책에 흐릿하게 스케치해둔 연습선을 따라그리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아래 실습한 그림을 비교하면, 연습선을 따라 그렸더라면 아이의 손과 시선처리가 저렇게 원본과 달라지지 않았을텐데 스케치북에 옮겨그리다보니 보는 각도에 따라 계속 달라져 완전 엉망이 되었다.

 

 

 

 

 

 

 


사람은 우리가 항상 보는 대상이므로 조금만 잘못 그려도 표시가 많이 납니다.

형태를 비교측정하는 것에 조금 더 신중해야 합니다. 142쪽

 

 


책에 직접 연습할 수 있도록 공간도, 연습선도 그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케치북에 따로 그린 것은 아무래도 한번 그리게 되면 반복연습이 어렵기도 하고, 여러차례 그려가면서 점차 발전해가는 과정을 보기 어려울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것처럼 전체적인 형태와 선긋기 연습이 부족하신 분들은 반드시 책에 먼저 연습하는 것을 권한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이 책, <나 혼자 연필 드로잉>과 4B 그리고 지우개만 있으면 충분하다. 별 다섯개가 모자를만큼 지금껏 보아온 독학 드로잉책 중에는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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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셀프 트래블 - 2018~2019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한혜원.김미정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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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트래블 도쿄 2018-2019


몇 주동안 과제를 붙잡고 울고 울었다. 언니가 일본에 있었던 과거에는 이렇게 무언가 큰 고비를 넘길 때 마다 도쿄로 가곤했다. 여러번 갔음에도 불구하고 늘 가던 곳만 보다보니 한번은 작정하고 가이드북을 구입해서 갔었는데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언니에게 오히려 내가 이곳저곳이 있다고 알려주기도 했던 기억도 난다. 휴식을 위해 떠나는 여행도 있겠지만 그래도 역시 새로운 곳에서 먹어보지 못한 음식도 먹어보는 재미가 여행의 참맛이라면 참맛아닐까. 그래서인지 이번 과제를 마치고 나니 다음과제에 쓸 재료도 살겸 도쿄, 이젠 완벽하게 여행자로서 가야할 도쿄에 관심이 생겼다. 2018-2019 최신판 셀프트래블 도쿄, 나 어디로 가면되니?


우선 책 노선표를 펼쳐보자.





그렇지, 가이드북에 전철노선도 빠지면 섭하다. 이거 정말 중요하다. 책에도 부착되어 있고, 가지고다니면서 볼 수 있게 맨 뒷페이지에 이렇게 부록으로도 한 개 더 첨부되어있으니 한 권으로 동행과 함께 나눠볼 수 있다. 요즘은 구글맵이 잘되어있어서 가이드북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진짜 잘 아는 도시를 가는게 아니라면 개인적으로 지도를 권한다.

너무 여행자티 내는 거 아닌가요? 하고 반문할 수 있는데 아예 여행지를 내는 게 좋다. 유럽의 경우 어설프게 휴대폰 들고 방황하면 휴대폰도 빼앗기고 이런저런 사기에 노출되기 쉽다. 무엇보다 도쿄는 지하철 노선표만 제대로 보아도 헤매지 않고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으니 무료로 배포하는 노선표외에 아예 가기전에 일정을 노선표를 기준으로 해두면 수월하다.



가이드북은 무조건 최신판을 추천하는 데 영업시간 변경은 물론이거니와 본점 및 새로 생긴 핫플레이스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다. 얼마전 보았던 <하루하루 교토> 책을 보면서 최소 한 달정도 '일상여행자'의 로망이 있는 분들은 에어앤비 페이지를 눈여겨봐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식당과 카페를 열심히 찾아보았다. 이번에는 관람보다는 쇼핑과 맛집탐방이 주요 일과가 될 것 같아서다. 만약 당장 떠날 채비를 하는 분들이라면 우에노! 강추. 우에노공원의 벚꽃축제, 동물원 관람등도 좋지만 그냥 공원을 산책하는 것 자체로도 도쿄만의 색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서울살면서 한강유람선은 못타봤지만 오다이바 유람선을 타본 경험자로서 이것도 강추한다. 지난 번 가족여행 때 온가족이 탑승했는데 지루하지 않고 적당히 풍경도 즐기고 대화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행선지와 함께 추천하루 일정 및 친구, 가족등 여행일수와 구성원수에 따른 추천여행일정도 수록되어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니, 은근슬쩍 지난 오키나와 여행 후 남아있던 엔화가 눈에 들어온다. 스이카도 충전안한지 오래됐다. 6천엔이면 대략 5일정도의 차비는 무난하려나. 가고싶다. 이렇게 몸과 맘이 소진된 지금, 벚꽃때문에 비행기값이 너무너무 비싸졌어도 역시 도쿄하면 벚꽃아니겠냐며! 셀프트래블 도쿄 최신판들고 헤매지 말고, 진짜 도쿄여행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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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조킹의 드로잉노트
민조킹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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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조킹의 드로잉노트.


지난 주에 과제를 하다가 도저히 풀리지 않을 때 읽게 된 <민조킹의 드로잉노트>.

내가 바라는 드로잉 실력은 보는 순간 '천재'라는 단어가 입밖으로 튀어나올 수준이 아니다. 내가 본 것, 그래서 간직하고 싶은 것, 기왕이면 타인과 공유하고 싶을 것을 표현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민조킹의 드로잉 노트는 아마 나와 같은 바람을 가진 이들에게는 거의 목표, 로망이나 다름없다. 전공이 회화가 아닌 저자 역시 몇 년동안 화실을 다니면서 그림을 배웠고, 자기만의 스타일과 선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온 사람이다. 실제 아동미술 발달단계를 보면 본격적으로 관련 수업을 배우지 않은 사람은 초등학교 5~6학년 정도이후 더이상의 그림실력이 늘지 않는다. 그러니 성인이 되어 어릴 적 상을 받았던 때를 생각하며 조금만 연습해도 잘 그릴 수 있을거라 착각하면 정말 위험하다. 민조킹 역시 매일 그리기를 강조했고, 회사를 다니며 그리던 시절에는 퇴근 후 최소 3장의 그림을 매일 그렸다고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강의만 듣다가 그림을 그리는 나도 하루에 1~2작품도 정말 머리를 쥐어뜯으며 그리는데 회사를 다니면서도 석장씩 그렸다고 하니 그야말로 노력없이 잘 그릴 순 없다는 것은 진리에 가깝다.


 

 


부제에도 적혀있고, 표지에도 뒤태를 보여주는 여인의 나신이 그려져 있듯 '야한'그림을 좋아하는 저자덕분에 인체그리기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얼굴그리기 순서라던가 표현방식에 따라 과감하게 생략하는 기법은 좀 더 실력이 쌓인 뒤에 따라해보는게 좋을테고, 저마다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민조킹의 드로잉 노트에 적혀있는대로 따라할 필요는 없다. 사실 좌측에 그림, 우측에 연습해볼 수 있게끔 구성이 되어 있는데 현재 재본상태로는 따라그리기가 수월치가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책처럼 별도의 드로잉북을 판매하는 것보다는 낫다. 내가 그린 것은 표지. 똑같이 그린다고 그리는데도 어째 내 그림속의 여인은 죄지은 여인처럼 힘없고 안쓰럽다. 여러번 연습이 필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저자는 지하철에서도, 카페에서도 드로잉노트를 꺼내서 연습했다길래 나도 과감하게 카페드로잉은 도전했으나, 지하철에서는 저자말처럼 모든 시선이 내 연필에 쏠리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줄을 긋지도 못하고 접어버렸다. 정말 빠르게 그렸을 저자를 생각하니, 진짜 실력이 대단하기도 하고 부러워졌다. 그런가하면 얼마전 호x화방에 들렸을 때 재료 몇개사면서 탕진했다고 느꼈던 내 마음이 그대로 책이 되어 나온 것 같아 공감이 되면서 더 슬픈건 왜일까.


책 제목이 드로잉 노트라서 그런지 저자의 작품을 보고 따라 그릴 수 있는 페이지 위주로 되어있어 몇 페이지 안되는 그녀의 글도 좋았던 나는 이 부분이 다소 아쉬웠다. 그래서일까. 작가 민조킹의 첫 번째 에세이<모두의 연애>를 너무너무 읽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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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함은 분만실에 두고 왔습니다
야마다 모모코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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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모모코의 <섹시함은 분만실에 두고 왔습니다>는 만삭부터 시작해서 출산 후 1년뒤 복직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져있다. 사실 몇 페이지만 넘겨보고 지나치게 과장된것이 혐오에 가까운 그림체라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마치 아이를 출산하는 것이 아니라 흡사 괴물이 되어가는 듯한 괴기스러움 마저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왜 읽었냐고 묻는다면 당장 돌아오는 여름 나의 첫 조카가 태어날 예정이고, 그 첫 조카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우리 언니를 통해서인데, 임신은 커녕 미혼인 내가 우리언니의 마음과 몸상태를 이해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사실 이정도로 극사실화로 표현해주지 않았더라면 우리언니가, 그리고 우리엄마가, 그리고 내 친구들이 얼마나 힘들게 아이를 낳았고 길렀는지 제대로 이해못했을 것 같다. 엄청 웃기긴 하지만 그만큼 진지한 내용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대략 아래의 제목과 태그만 봐도 이 책의 내용이 짐작될 것이다.



애정은 손이나 발이나 다르지 않다

#손발이_몇개라도_모자라


나 밥하고 싶지 않아.

#오답노트

#뭐든괜찮아->컵라면

#간단한거먹을까->컵라면

#담백한거먹을까->컵라면순한맛

#칼칼한거먹을까->컵라면불닭볶음면


밤새 보채기 시작했습니다

#최근_낮잠시간도_짧아졌습니다

#이제_밤시간까지_나에게서빼앗을거니?



사실 만화속에 등장하는 단어들이 처음 듣는 단어가 아니란 것에 엄청 반성했다. 이 만화책을 내가 만약 내 친구들이 한참 아이를 길렀을 때 보았더라면 이토록 미안한 맘이 들진 않았을 것 같다. 그녀들이 출산 후 4개월 때 왜그렇게 놀러오라고 했는지, 아이를 두고 나와서도 내내 아이걱정만 할 거면서 왜 만나자고 했는지 전혀 이해해주지 못했다. 그럴바엔 차라리 그냥 집에 있는 편이 낫다며 과거의 한 때는 아예 약속을 피하기까지 했었다. 심히 외로운 때, 그때 한 번이라도 놀러가서 아이가 정말 예쁘다고, 엄마닮아서 그런것 같다고 말해줄걸 그랬다는 후회가 가장 크다. 이와중에도 아기띠를 풀지 않은 상태로 볼일을 보는 장면은 충격 그자체였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아, 결국 그럴 수 밖에 없구나 싶다가도 책 제목이 <섹시함은 분만실에 두고 왔습니다>란게 새삼 확 와닿았다. 특히 저자의 경우 임신과 출산으로 찐 살이 빠지지 않아 복직할 때 정장을 새로 사야만 했다고 하는 데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정말 엄청나게 노력했구나 싶어 감탄만 나온다. 아이를 낳은 것도 아닌데 왜 내 몸무게는 모모코와 같은 패턴으로 진행되는가 싶어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만화책을 보면서 계속 드는 생각이 출산을 앞둔 예비엄마들은 오히려 겁을 먹을 수 있으니 자제하고 이미 출산한 산모와 그 남편 그리고 친구들을 포함한 지인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것이 결코 엄마 혼자만의 몫이 아닌줄 알면서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엄마 한 사람의 희생으로 평안해진 상태에 기대어 온 것 같다. 엄청 웃어가며 읽긴 했는데 책의 결론은 엄청 진지해졌다. 산모는 공감하면서, 주변사람들은 공부하는 기분으로 읽어주면 좋은 필독서다. 그녀들이 섹시함을 분만실에 두고 왔다고 느끼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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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고양이의 비밀
최봉수 지음 / 비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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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고 있는 오피스텔은 진짜 번화한 도심 한가운데 있다보니 침대에서 커튼만 살짝 올려도 유리창을 통해 새벽부터 영업을 준비하는 가게들을 볼 수 있다.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 식당 그리고 커피숍을 제외하고 가장 빨리 영업을 시작하는 곳은 단연 빵집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인간세상도 그렇지만 고양이 세상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최봉수 작가의 <식빵 고양이의 비밀>을 보면  새벽부터 식빵공장으로 일하러 가는 고양이를 만날 수 있다. 일찍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은 것도 인간과 고양이 둘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 같다. 기지개 키고, 크게 하품하고 일어나 양치를 하고 사람인 제빵사라면 샤워를 할테지만 고양이는 꼼꼼하게 그루밍을 한다. 덩치는 산만한 고양이가 그루밍하는 모습은 그림책이라서 귀엽다기 보다, 실제로 봐도 귀엽다. 식빵 모양의 버스가 등장하는 데 우리가 사는 이곳에도 식빵공장의 셔틀은 식빵모양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참 깨알같이 위트있다고 느껴지는 장면이 등장하는 데 사원증이 끊어져서 보안문앞에서 털을 바짝 세우는 고양이. 아 이거 진짜 보안칩이 내장되어 있는 사원증이 지급되는 회사원들은 격하게 공감할 것이다. 화장실 한 번 갈려고 해도 불편했던 기억이 난다. 심지어 사원증에 식대가 지급되었던 이전 회사의 경우 점심 때 카드를 별도로 챙겨야 하는 수고로움도 뒤따라 여러모로 불편했다. 암튼 요런 깨알같은 장면, 작가님 칭찬해~!



냥이식빵공장은 반죽이 꾹꾹이다. 반죽을 마치고 구워진 식빵은 컨베이어 벨트위로 나오는데 이때 진짜 고양이가 탄생하기도 한다. 이것이 '식빵 고양이의 비밀'인가부다. 종종 게시판에 올라오는 식빵굽는 고양이 사진을 보면 저러다 진짜 식빵되겄다 싶은 냥이들도 있었는데 그런 환상이 이 책에서는 현실이 되기도 한다. 너무나 신선하기 때문에 고양이가 되기도 한다나 뭐라나. 그렇게 식빵 고양이로 탄생한 아기 고양이가 비닐봉지에 들어가지 않게 분류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중 하나라고 한다. 작가님의 상상력이 진짜 한없이 즐겁고 귀엽다.




두 번째 <고양이 티타임>은 더 대박이다. 영국에 가면 꼭 위시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애프터눈 티. 그 유래가 어디서 부터인지 아는가? 다름아닌 고양이 티타임에서 시작된다. 이게 책을 읽다보면 그야말로 묘하게 납득된다. 18세기 영국의 배드포드 공작부인이 인간으로서는 가장 처음 초대받았는데 그녀가 고양이로부터 받았던 대접을 친구들에게 대접한 것이 애프터눈 티의 시초며, 티 트레이에 착안해 캣타워가 발명되었다는 설도 있는데 이건 진위를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말하니까 진짜 애프터눈 티는 고양이로부터 시작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말로 언젠가 너무나 피곤한 날, 지친 날 고양이로부터 티타임 초대장을 받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고양이들이 따라주는 진한 티한 잔과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면서 찻잔을 머리에 올리고 그 온기를 느껴보는 기회. 미식가가 되어 고양이 식당에 갈 기회는 안타깝게도 이제 사라졌지만 티타임 초대는 아직 유효하다는 생각이 든다. 철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고양이의 꾹꾹이의, 갸르릉 소리에 위로를 받아본 적이 있는 집사들은 다 공감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귀여운 그림과 그럴싸한 이야기로 가득한 <식빵 고양이의 비밀>은 고양이를 좋아하는지와 상관없이 다소 지쳐있는 지인들에게 티타임을 권하며 함께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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