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엔드 - 과학과 종교가 재앙에 대해 말하는 것들
필 토레스 지음, 제효영 옮김 / 현암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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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세상에 종말이 올 것인가.

몇몇의 예언자들에 의해 실제 종말이 올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가졌던 시대가 있었다. 종교적으로는 예수님의 재림이 해당되고 과학적으로 보자면 온난화 등의 자연재해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양쪽의 종말 모두 갑작스레 어느 날 뚝 하고 끊기는 종말은 아니다. 책 <디엔드>의 저자 필 토레스가 이 책을 집필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실존적 위기에 관한 연구가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도 궁극적인 가치가 이보다 더 큰 주제는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 중략- 즉 수십억 인구가 자아실현과 번영 측면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값진 삶을 살 것인가도 재앙을 막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33쪽


이 책의 부제가 과학과 종교가 재앙에 대해 말하는 것인 만큼 두 측면에서 재앙을 어떻게 막아야 할 것인지, 막을수가 있긴 한 것인지 좀 더 살펴보자. 우선 지구, 즉 우리가 지각하고 역사화된 현재는 빅뱅이라는 붕괴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다. 다시말하자면 그런 충돌 혹은 붕괴가 다시 일어날 확률에 대해 따져봐야 할 것이고 그런 지구과학적 부분이 예측 및 방어가 가능하다면 어떨까? 2014년 닉 보스트롬이 2014년에 발표한 베스트셀러 <초지능>이라는 책을 읽어보거나 들어본 적이 있는가. 단순히 SF공상과학 소설이 아니라(실제 공상과학 소설이 현실로 진행되고 있는 사례가 너무 많아서 그렇다고 해도 위험스럽지만)초지능은 두가지 형태로 나뉘는데 첫 번재 '정량적 초지능'을 개발했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량적 초지능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중략- 기억(정보의 보유량)과 시간(정보 처리 속도)이라는 인지적 한계를 극복하도록 함으로써 총체적 지식과 한 개인의 지식 사이에 벌어진 틈을 메울 수 있다. 주어진 시간에 통째로 획득한 모든 지식이 '아는 것'이 될 때까지 지식을 계속 획득할 수 있다. 111쪽


위의 내용을 접했을 때 사실 약간의 소름이 돋았다. 단순 암기가 아닌 '아는 것'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획득할 수 있다니 이것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지능 그 이상을 뜻한다.만약 이런 초지능을 가질 수 있다면 과학적인 측면에서 껴안는 재앙들은 아마도 긍정적으로 바라봐도 될 것 같다. 물론 안타깝게도 이런 좋다못해 위험하기 까지한 기술을 테러리스트와 같은 단체가 먼저 개발 혹은 습득한다면 차라리 개발하지 않는 측면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또 한가지의 문제는 이렇게 개발중인 초지능이 '인간의 목표'와 방향성이 같게 개발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해당 능력을 가진 CPU가 어떤 식으로 행동을 할 지 예측조차 할 수 없다는 위험적인 요소도 존재한다. 더군다나 영화속에서 자주 보아왔던 캡슐화 된 형태 혹은 시뮬레이션 안에서만 생존하게 되는 미래는 어떠한가. 저자의 말처럼 이런 존재론적 재앙은 '이행성으로 인한 죽음'이라 칭할 수 있고 가상세계가 여러 겹 쌓일 수록 과연 그 세계를 만든 우리가 안전해질 확률은 그만큼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세속적인 측면에서의 재앙이 이런식으로 다가온다면 종교적인 측면에서 보면 어떨까. 예수의 재림, 그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과연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살아남는 자는 누구인가. 종말이 찾아오고 재림이 다가오면 모든 것은 소멸된다는 것이 세대주의다. 미국의 권력층이 이런 세대주의에 옹호하고 있고 무엇보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독교로 개종해야 한다. 문제는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해 개종해야 한다는 점이 아니라 유대인들, 이슬람 및 IS와 같은 종교를 가지고 단체를 형성한 사람들의 현실은 미래에 있을 지옥을 간과하며 현재 자신들의 목표(핵개발)를 성취하는 것이 문제다. 대형 교회 목사이자 열성적인 종말론자인 해기 목사의 경우는 하느님께서 유대인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돌프 히틀러를 내려보냈다는 주장까지 했다. 생전에 예수의 재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무슬림의 인구 중 극단주의자의 숫자는 미국에서 현재 복무중인 구인의 수보다 2,620만 배나 많다고 한다. 과연 우리의 죽음은 세속적인 재앙에 의한 것일까? 종말론이 아닌 종말론을 만들려는 사람들 때문일까?



우리 바로 전까지 살았던 인류는 인도네시아에서 약 1만 2,000년 전에 사라진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다. 위태로운 상황이 인류를 따라다닌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 처럼 위태로웠던 적도 없다. 우리 아이들이 '좋은 삶'을 살아볼 기회를 누리게 하려면, 혹은 그저 세상을 살아보게라도 하려면 믿음보다는 증거를, 계시보다는 관찰을, 종교보다는 과학에 더 주목해야 한다. 346쪽



저자는 마지막 14장 사전 대응과 예방편에서 앞서 언급한 부분들 중 위험요소와 가장 위급한 것,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하지만 저자가 만능도 아니고 신이 아니듯 저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이를 행했을 때'라는 가정이 따라붙는다. 즉 운의 요소를 무시할 수 없다라는 것이다. 애초에 그럼 이 책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해주려고 쓴 책이라고 아쉬움과 불만이 나올 지도 모르겠다. 서두에 밝힌 것처럼 우리에게 종말이 세속적인 이유에서만은 아니라는 것과 해결책이 반드시 있음을 알려주려는 것이다. 즉, 종말이 올 지도 모른다가 아니라 저자의 입장에서는 이미 종말이 와있다고 말하고 주의해야 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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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통합 마케팅 - 쇼핑몰.스마트스토어 매출 10배 올리기
임헌수.최규문 지음 / 이코노믹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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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오프라인 매장을 차릴 돈이 없어서 당장에 쉬워 보이는 쇼핑몰을 택한 것이라면, 부족한 예산만큼 끊임없는 학습과 손품, 발품을 각오해야 한다. 몸으로 때워서라도 그 부족분을 메우지 않으면 온라인 쇼핑몰로 성공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희망사항일 뿐이다. 430쪽

 

<스마트스토어마케팅>의 저자 임헌수 모바일마케팅캠퍼스 소장은 해당 책에서도 그리고 페이스북 마케팅 전문가와 함께 출간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통합 마케팅>책에서도 분명하게 언급한다. 노력해야 하고, 오프라인보다 오히려 더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투자한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분, 이제 막 페이스북 마케팅 혹은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해보려는 분이라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통합 마케팅>책을 권하려는 까닭은 다음과 같다.

 

대부분의 쇼핑몰들이 자신이 취급하는 아이템을 알리고 판매하기 위해 온라인(모바일) 광고에 의존한다. 그들이 판매액을 늘리기 위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어떤 방법으로 통합하여 활용하는지, 어떻게 운영할 때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 그 노하우와 팁을 정리해 전하는 게 이 책의 핵심 목표이다. 21쪽

 

두 명의 저자가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위에 발췌문에 다 나와있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부족한 것을 어떻게든 채우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 이 책을 보고 SNS마케팅, 그 플랫폼이 페이스북이든 인스타그램이든 끊임없이 변화하는 온라인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변화하는 시스템에 맞춰 스스로 알아보고 다녀야 하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이 적어도 지금 이시기에는 이 책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만약 추후에 관련 공부가 필요한 분들은 아래 코스를 통해 보완하면 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마케팅 : 마스터코스 4주과정 : https://goo.gl/1Vu7GF

 

 

400여페이지의 두꺼운 책을, 그것도 어느 한 페이지 버릴 수 없도록 정수만 담은 책이기에 뭉뜨그려 소개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대략 몇 개의 팁을 리뷰안에 담자면, 우선 크게 이 책은 두 파트로 나뉜다. 페이스북 마케팅, 인스타그램 마케팅, 책 제목 그대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따로따로 공부할 필요없이 이 책<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통합 마케팅>한 권으로 출발해도 된다. 먼저 페이스북 마케팅의 경우는 '맞춤 타겟 마케팅'에 활성화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책 초반에 페이스북이 이전만 같지 못하고, 실질적으로 유투브에 밀리고 있다고는 해도 아래 표를 참고해보면 여전히 페이스북 광고는 대세중에 대세고 실제 이용자들의 이용율이 전체를 뜻하는 것도 아닌데다 중요한 것은 광고주들의 투자비용이 아직도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볼 때 페이스북 광고는 SNS마케팅을 할 때 주력해야 하며, 특히 '타겟'이 정확한 판매자들은 필수라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 마케팅을 할 때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은 개인계정이 아닌 비즈니스 계정으로 시작해야 한다는데 있다. 이미 개인계정으로 광고계정까지 발급받았다고 하더라도 비즈니스 계정으로 이전할 수 있으니 염려할 필요는 없다. 단, 한 번 전환된 계정을 다시 개인계정으로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니 처음부터 신중하게 개설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즈니스 계정으로 발급받아야 할 까닭은 책에 자세하게 나오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페이스북은 개인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으로 프라이버시 문제와 관련 비즈니스를 위한 시작이 아니었다는 데 있다. 추후 비즈니스 계정을 통해 해당 요구를 수용하고 있으니 사업을 할 거라면 당연하게 비즈니스 계정으로 출발하는 것이 맞다. 더불어 중요한 것이 '페이지 개설'및 꾸미기다. 관련하여 픽셀이란 마케팅 용어가 나오는데 픽셀은 다름아닌 방문자가 어떤 행동(클릭,구매,실 구매까지에 이르는)을 하였는지 추적할 수 있는 코드를 심는 것을 말한다. 픽셀코드를 어디서 발급받고, 사이트마다 어떻게 심는지 또한 나와있는데 참고로 외부코드를 수용하지 않는 네이버 블로그 등에서는 불가하다. 더불어 타겟이란 단어를 페이스북 마케팅과 함께 자주 언급한 것이 바로 이 픽셀코드를 통해 방문자의 행동패턴을 분석할 수 있어서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의 페이지와 그룹을 가장 잘 활용해서 성공한 마케팅 사례로는 '화방넷'을 꼽았는데 사실 미대에 편입해서 과모임을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화방넷 페이지에서 강사들의 실기 코칭과 다른 유저들의 작품을 보다보니 화방넷의 마케팅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된 나의 경우만 보더라도 제대로 아는 것, 그리고 꾸준히 유저의 지갑만이 아니라 이익을 위해 애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파트는 인스타그램 마케팅이다. 인스타그램은 초창기 부터 사진이 좋아 자주 들여다 보던 어플이었고, 어쩌다보니 이제 나조차도 자연스럽게 사진을 올리고, 특히 책과 관련된 사진을 주로 올리게 되어 페이스북보다도 친숙한 플랫폼이다. 참고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동일한 모회사에 속해있으니 양쪽의 단점을 적절하게 보완하는 관계라고 볼 수도 있다. 페이스북이 맞춤 타겟이 주력화 되어있다면 인스타그램은 설립자가 사진을 좋아했던 만큼 사진, 보여주기, 그리고 한 ID당 계정을 5개까지 발급받을 수 있는 유통성이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이용자를 위한 구조변화가 마케팅을 하기에 좋은 상황이 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레이아웃에 맞게 세로형태의 영상제공이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스타그램에도 단점이 있는데 바로 본문에 링크를 바로 적용시킬 수 없고 반드시 프로필 페이지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리포스트(통칭 리그램)이라 하는 어플을 이용해 자신이 단 한개의 생성된 피드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콘텐츠를 공유하고 후기를 스크랩하고 체험단을 구축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게 된다. 실제로 옷을 하나도 모르는데 옷가게로 대박 낸 오늘나어때의 운영자 백운덕 대표는 인스타그램 광고 운영전략을 제대로 살린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책에 등장하는 백대표의 모니터를 보면 4분할 하여 마치 증권시세를 추적하는 금융인처럼 보일 정도다.

 

위의 몇 가지 내용은 책<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통합 마케팅>의 극히 일부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매일 접속해서 들여다보고 제법 활발하게 활동하는 유저일지라도 막상 이를 통해 마케팅을 하고자한다면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인플루언서라는 신종어까지 탄생시키며 그 자체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인스타그램과 설사 하향곡선을 향해간다하더라도 대세임을 부정할 수 없는 페이스북 마케팅을 하고자 한다면 엄청나게 많은 돈과 인력이 확보된 것이 아닌 이상(설사 그렇다하더라도) 이 책<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통합 마케팅>이 좋은 친구이자 메뉴얼이 되어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자율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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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역사 2 - 치욕의 역사, 명예의 역사 땅의 역사 2
박종인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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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역사 1권을 적으면서 하나하나 알지 못했던 부분을 적으려다가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 같아 축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질 못했다. 2권에서는 한 사건이나 인물에 깊이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으나 치욕스러운 역사도, 명예로운 역사도 그 경중을 따질 순 없지만 몇 가지 더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 그 부분을 적을까 한다. 거듭 말하지만 내 나라에 대한 자부심도, 내 나라에 대한 부끄러움도 모두 '내 나라, 한국'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을 계속 머리와 가슴속에 품지 않으면 결코 읽기 쉬운 책은 아니다.

 


나쁜 놈 얘기는 그만하고.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1부가  나쁜 놈들이다. 리뷰에 일부러 강하게 쓴 것이 아니라 책의 목차에 맞게 쓴 것이다. 나쁜 놈. 2장 안타까운 이야기를 또 아니할 수 없다. 여자들의 이야기다. 특히 제주여자들의 이야기다. 말, 바람, 여자가 많아 삼다도라 불리는 제주도. 제주도가 지금은 바다도 있고 육지도 있고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섬지역이라 관광지로 잘알려진 곳이고 많은 이의 부러움을 사는 지역이지만 과거에는 참 슬픈 섬이었다. 한동안은 전복을 먹을 때 흠칫 할 것만 같다. 정조의 금지령 아니었으면 얼마나 더 많은 백성들이 전복때문에 제주를 버리고 나라를 원망했을 것인가. 여자가 남자에 비해 많았던 까닭은 말도 돌봐야 하고 남편들은 바다에 가면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니 여자들의 수가 성비율로 많은 것이 아닌 살아남았기 때문에 많을 수 밖에 없는 경우였다. 설상가상 전쟁전후에 있었던 양민학살(6장-5)로 인해 남자들이 귀할 수 밖에 없는 제주도. 몰랐던 사건은 아니었지만 읽는 내내 제주도란 섬을 이렇게나 위로하고 싶었던 적이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로 받으려고 제주도로 향했는데 아마도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위로해주려고 제주도를 찾고 싶지 않을까 싶다. 그런가하면 시집은 가는 것도 아니고 장가를 드는 것도 아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모계사회였던 것이 왕족들에 의해 바뀌었을 뿐이다. 부디 누구를 데려오고 데려간다는 생각말고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을 축복해주는 두 가족이 하나가 되길 바랄 뿐이다. 1장 나쁜 놈들에 이어 이번에는 남자들의 이야기다. 국내 첫 유학파 홍종우의 이야기도 등장하는 데 홍종우는 다름아닌 김옥균을 암살한 그 홍종우이다. 그동안 홍종우와 김옥균을 두고 같은 꿈 다른 방식이라고들 하였지만 애초에 꿈 자체가 달랐던게 아닐까 싶다. 사족이긴 하나 그 시절 프랑스에 유학을 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놀랄정도니까. 4장은 왕조 스캔들인데 워낙 대하드라마에서 이방원과 그들의 이야기가 많이 다뤄져서 그나마 배경지식이 많았던 부분인데도 정도전에 앙심을 품은 뒷얘기는 역시나 양반님네들 답다 싶었다.

 


(사진을 전공한 저자덕에 본문 내 수록되어 있는 사진들은 내용과 무관하게만 보면 하나같이 멋져 보인다.)

 

1권을 읽고났을 때는 그래도 대인들이 계셔서 이 땅이 있구나 싶어 나던 화를 잠재울 수 있었지만 2권을 읽고나서는 참 씁쓸했다. 1권 리뷰에 적은 것처럼 과거의 억울함이 현재에도 이어지고 무엇보다 친일파들은 어찌 그렇게들 잘사는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권선징악, 잉과응보는 도대체 몇 백년이 흘러야 가능할 것일까. 임진왜란 때 부터 이어지는 몇몇 소인배들의 피는 나라를 기어이 팔아먹기에 이르렀고, 그런 인물들이 어쩌면 그리 처세에 능해 전쟁이후에도 권력을 쥐고, 자신의 재산을 여전히 축적하며 잘 살고 있다. 독립운동가 분들, 대인들의 자손들도 잘 살고 있으면 덜 화가 날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엄청난 부자였던 독립운동가의 후손의 현재는 나라 판 조상을 둔 저들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자신을 두고 고맙다라고 표현한 부분이 있는데 적극 공감한다. 이렇게라도 역사를 바로 잡고,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더 크게 알리는 역할, 화만 내는 나보다, 탄식하는 나보다 얼마나 현명한 일인가. 이렇게 좋은 책에 리뷰라도 적을 수 있어 다행이다. 답사관련된 내용도 수록되어 있으니 직접 발로 찾아가길 바라는 독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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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역사 1 - 소인배와 대인들 땅의 역사 1
박종인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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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역사는 1,2권으로 나뉘어 출판되었다. 먼저 땅의역사 1권에 대한 리뷰를 적는다. 연도별 혹은 왕의 직위별로 쓰인 글이 아니기 때문에 목차를 한 번 보고 읽기를 권한다. 더불어 미리 말해두지만 한국이라는 자신의 조국이 맘에 들지 않는 사람들은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조국이 어떻게 지금까지 건재할 수 있는지 자부심을 가지고 싶은 이들에게도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저자가 직접 책에 적은 집필의도는 다음과 같다.

 

큰사람들을 잊지 않고 소인배 또한 기억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소인배는 왜 기억해야 하는가. 두 번 다시 그런 자들이 태양 아래 나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 책을 읽는 법 중에서-

 

 

책을 순서대로 읽다보니 1장 소인배의 이야기를 먼저 접했다. 저자가 예고한대로 정말 화가 나고 분노게이지가 차올라서 읽다가 몇 번을 덮어두고 화를 식혀가며 읽었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읽으려고 해도 도무지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충신을 벌하고 간신을 그냥 살려두는 것도 아니고 벼슬까지 주면서 살게하다니 정말 그런 소인배들의 행각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이란 나라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싶을 정도다. 이 얘기는 바꿔말하자면 그만큼 대인배, 즉 나라를 위해 제 목숨을 내던진 위인들이 그토록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자의 의도를 잘 살리기 위해서 소인배들 몇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선조. 앞서 말한 충신을 버리고 간신과 소인배를 곁에 두었던 왕이다. 게다가 전쟁중에 저 혼자 살겠다고 명나라로까지 가려던 소인배 중에 소인배다. 진실로 명나라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자신들의 고집을 꺽지않았던 이들과는 다르다. 그저 저 살자고 명나라로 가려던 소인배였다. 그리고 풀이름로라도 남아서 끊임없이 욕을 먹는 김경징.

 

 

 

 

 (1권 7장) 병자호란 때 청나라 군에 대비했어야 할 책임을 망각하고 정신못차리다가 수많은 백성의 피를 희생시킨 소인배였다. 내용을 모르고 책의 사진만 보았을 때는 얼핏 피로 얼룩진 것인가, 경징이라는 인물이 희생을 해서 그 억울한 피인가 싶었다. 그야말로 나의 무지를 거듭 후회와 반성하게 된 부분이기도 하다. 권력을 가진 한 사람의 이기가 얼마나 수많은 소중한 생명을 희생시켰다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소인배를 자신의 안위를 위해 처벌을 면하게 하려던 왕까지. 군주가 바로서지 않았을 때 어떤 참극이 일어나는지는 1부만 보더라도 여실하게 느낄 수 있다. 예고를 하자면 소인배의 행각은 사실 1권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1부에서 화를 참지 못했다면 2부에서는 감사한 마음은 물론이거니와 그야말로 어떻게 같은 사람인데 이토록 훌륭할 수 있을지 놀라게 되는 부분이다. 2부 대인배 편에서는 독립운동가 중에 잘 모르거나 잘못알려진 대인배분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특히 6장 이회영 투사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남겨볼까 한다. 이회영 투사는 소위 갑부중에 갑부, 재벌중에 재벌이었다. 대한민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다는 명동의 대부분이 그 가문에 속해있었다. 명동을 자주 다녔던 사람들이라면 본적이 있을 것이다.

 

 (해당 사진은 책에 수록된 사진이 아닌 개인소장용입니다.)

 


명동성당 주변 작은 공원에 세워진 그분의 흉상과 비석이다. 돈이 많은자가 나라를 위해 돈을 내놓았다, 당연하다고 반응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혹은 사유재산을 유지하면서 혹은 친일행위를 하면서 양심상 조금 내놓았을 수도 있겠거니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회영과 그 가족들은 전재산, 심지어 형제 중 몇은 병들고 굶어 죽었을 만큼 재산 뿐 아니라 목숨까지 조국을 위해 바친 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작은 흉상과 비석으로 대신하며 독립투사를 떠올렸을 때 저들의 이름을 언급하는 이가 드물만큼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제목의 이회영의 아내분이 언급되는 데 그분의 경우는 오히려 한국으로 들어와 공장일을 하면서 번돈을 가족을 건사하기 위해 역으로 만주로 보내는 등 그 고생을 말로 할 수 없다. 많이 가졌다고 해서 많이 내놓는 것이 싶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기에 더더욱 그분들의 희생이 남다르게 다가왔던 것이다.

 

​(책을 읽다보며 이 작은 나라에 왜그리 빈 묘, 가묘가 많은지를 알게 된다. 참으로 가슴아픈 역사다.)

 

사실 2부 대인배편을 봐도 대인배를 가로막는 무지하고 이기적인 소인배들의 등장으로 화가 확 풀리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3부 막힌놈들 편을 보면 답답함이 급습하기 시작한다. 더 안타까운 것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신분이 문제가 된다기 보다 제 욕심에 타인의 꿈과 나라의 희망을 망가뜨리는 각양각색의 소인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름과 상황만 바뀌었을 뿐 제2의 억울한 사람들이 한 둘이겠는가. 저자의 집필의도처럼 더이상 그런 소인배가 나오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쓰게 된 책인데 정작 그들은 이 책을 읽기나 할까 싶다. 안타까운 백성만, 그렇게 죽어간 조상을 둔 후대들만 읽을까 그게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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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 - 자존감이 높아지고, 인간관계가 술술 풀리는 감정 정리법
와다 히데키 지음, 정지영 옮김 / 상상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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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 높아지고, 인간관계가 술술 풀리는 감정 정리법,작은 일로 기분 상하지 않고, 울컥해도 쿨하게 털어내는 비법!


세상에 화를 내고 싶어서 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나 누군가에게 공감을 얻기도 힘들정도의 사소한 일에는 더더욱 발끈하고 싶지 않다. 건강을 위해서라도 분노를 절제하면서 그야말로 '관대한'사람이고 싶은데 화내지 않고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인간은 완벽하지 못하니까, 누구도 내 맘과 같을 순 없고, 심지어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의 맘도, 내가 낳은 내 아이의 맘도 도대체가 이해되지 않을때가 많으니 말이다.


책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의 저자 와다 히데키는 도쿄대 출신 정신과 전문의다. 그야말로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여러가지 이유로 '화'를 참지못하거나 '우울증'에 빠진 이들을 상담하고 치료하는 것이 직업이다. 이를 직업가진 저자는 책의 집필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일단 화내고 뒤늦게 후회하는 습관에서 벗어나 세상을 좀 더 대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가요? 세상의 분위기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면 자신이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사고방식과 행동을 개선해 우울한 마음에 빠지지 않고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힌트를 최대한 많이 제시하고자 합니다. -머리말 중에서-



수십 년간의 노력으로 자신을 화나게 하는 한 사람을 바꿀 수 있을진 몰라도 뜻하지 않게 다양한 방향에서 나를 화나게 하는 모든 원인을 제거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의 말처럼 내가 달라지는 수 밖에 없다. 하루아침에 완벽하게 달라지는 것은 어렵지만 적어도 덜 화나게, 화가났더라도 크게 상심하거나 지나치게 오래 끌지 않기 위한 힌트를 저자는 우리에게 알려주기 위해 책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를 쓴 것이다.


흔히 사소한 일에도 쉽게 화를 내는 사람에게 자존감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자기애가 부족하기 때문에 쉽게 타인의 말에 휘둘린다고 보는 것이다. 아주 작은 지적에도 크게 상처받는다면 아마도 자기애가 부족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런 사람이 우울함을 표현하는 까닭은 마치 고슴도치가 위험한 상대앞에서 가시를 세우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나한테 상처주지마!'라는 경고다. 이런 자기방어는 안타깝게도 상대방에게 전혀 위협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재미삼아 장난삼아 타인을 괴롭히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놀림거리만 된다. 타인의 지적에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이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어설픈 자기방어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자기애는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 과거는 '반성'하는 것입니다. 반성으로 나온 결론을 미래에 반영해야지, 과거의 일 자체만을 놓고 괴로워하면 답은 결코 나오지 않습니다. 40쪽
  • 세상에는 내가 할 수 없는 일도 많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편이 마음 편하죠. 49쪽
  • 최악의 사태만 발생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 대부분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 혹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57쪽


지난 여름 개인적으로 크게 걱정되는 일이 심신이 모두 나약해졌을 때 평소 의지하고 신뢰하는 한 지인이 저자가 했던 말과 유사한 내용으로 조언을 해주었다. 지금 당장 떠올렸을 때 내 삶의 최악의 일은 무엇인지, 지금 고민하는 그 일이 가장 나쁘게 결론지었을 때 그런일이 벌어지는지를 떠올려보라는 것이었다. 당연히 한참 걱정이었던 그 일이 정말 최악의 결과로 빚어진다고 해도 내 목숨을 위협하는 그런일은 아니었기에 머리와 가슴이 환하게 트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 최악의 사태. 그것만 발생하지 않으면 사실 내가 덜 벌고, 내가 누군가로 부터 미움을 더 받는다고 해서 그것이 무슨 큰일이겠는가. 심지어 사랑하는 내 가족을 다치게 하는 것이 아닌 내 스스로의 욕심과 미련때문에 걱정하는 거라면, 화가 나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렇게 내 문제에 관한 부분에서는 이런 힌트가 도움이 된다면 하면 상대를 지나치게 배려해주었으나 상대가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서 화가 날 때도 있다. 저자의 조언을 좀 더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 사람들은 '상대의 기분을 생각해서 자신의 행동을 바꿔야 한다'고 착각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그렇게 애쓸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90쪽
  • '사소한 일 때문에 중요한 일을 잊는 사람'에서 '중요한 일을 고민하느라 사소한 일은 잊는 사람'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105쪽
  • 험담하는 사람은 마음이 공허해서 불쌍한 사람이므로 가엾다고 생각하고 관여하지 않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119쪽



타인에게 배려를 해서 아플때도 있고, 배려받지 못해서 화가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사회속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이다. 그럴때마다 화내고 상처받을 순 없다. 무엇보다 가장 공감되었던 저자의 힌트는 '사소한 일 때문에 중요한 일을 잊는 사람'이 아닌 '중요한 일을 고민하느라 사소한 일은 잊는 사람'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흔히 남편이 집에 들어와서 아내가 이웃과 있었던 일들 때문에 하소연을 하면 별일 아닌 걸 가지고 성화라며 공감은 커녕 타박을 할 때가 있다. 이때 아내들은 공감하지 못하는 남편에게 화를 낸다. 물론 남편이 힘드니까 하소연도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하소연 하는 아내의 다친 마음을 보듬어주기 위해 남편도 토닥여주며 위로를 건낼 수 있어 좋고, 아내역시 그런 남편을 보며 이웃에게 잠시 받았던 언짢음보다 나와 가족을 위해 수고한 남편이 사랑스러워 보일 것이다.


위의 내용외에도 업무에서 빚어지는 화, 자기조절능력이 부족해서 화를 낼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조언해주며, 아주 단순하고 사소한 것들만 신경써도 자기애가 생기고, 화를 내지 않을 수 있는 방법들도 책에 등장한다. 분노를 자제하고, 화를 내지 않는 방법은 물론 저자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에게 조언을 건넨다. 중요한 것은 여러 권의 책을 읽는것보다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행동에 옮기는것이다. 너무 배고프거나, 욕망을 절제하지 않는 것도 우스워 보일테지만 화를 덜 내게 해주는 기본적인 방법 중 하나다. 웃는 얼굴로 사람을 대하고 밝게 인사하는 것,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도 물론 언급하고 있다.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것 부터하는 것, 그것이 나를 바꾸는 것이고, 저자가 말한 내가 바껴야 화를 덜 낼 수 있는 기본적인 원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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