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우주에 나를 부치다
김경 지음 / 이야기나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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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목이 시건방지다는 것을 인정한다. 김경의 첫 소설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라니 이렇게나 건방진 독자가 있을까 싶지만 실은 그녀의 전작들에 모조리 별 다섯개 평점을 바치고 한 권을 제외한 작품 모두를 소장하고 있는 애독자이자 이번 작품역시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읽었다는 것을 밝힌다. 첫 소설로는 더 좋을 수 없는 이유는 아나운서에서 여행작가로, 그리고 소설가가 된 손미나씨나 전직이 패션지 에디터였다는 점에서는 작가 백영옥씨와도 매우 흡사한데 그것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소재, 잘 쓸 수밖에 없는 소재를 택했기 때문이다. 소설가로서 저자가 가장 잘 알고 있는 패션잡지의 피처에디터의 삶과 그녀가 현재 고층빌딩 숲을 떠나 진짜 '숲'에서 살고 있는 이야기를 글로 옮겼으니 그야말로 탁월한 선택이다.

 

"토니 모리슨이 그랬어. 자유의 역할은 다른 누군가를 자유롭게 하는 거라고. 당신이 더 이상 좌절한 상태가 아니거나, 어떤 사람이나 어떤 삶의 방식에 속박되지 않게 되었다면 당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라고."    p.251

 

나처럼 그녀의 애독자-굳이 팬이라고 적기에는 낯간지러운-인 사람들은 SNS를 통해 그녀의 소식을 종종 접했을 것이다. 그래서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 아주 묘하게 웃음질 수 밖에 없는데 그냥 소설이거니 작정하고 간략하게 책 내용을 말하자면 패션지에서 야근을 밥먹듯 살면서도 언젠가 값이 오를지 몰라 빚을 내고 사놓은 아파트 대출금과 그녀가 속해있는 그야말로 트렌드를 쫓아야 하는 잡지기자 생리상 갖춰야 할 불필요한 머스트해브 아이템등을 사느라 돈을 벌지만 늘 가난하게 살던 어느 날, 영혼이 아름다운 시골마을 화가를 만나게 되어 연애를 한다는 '로맨스 소설'을 가장한 '저항 소설'이다. 무엇에 대한 저항인지는 독자의 상황과 심리상태에 따라 조금 다를 수도 있으니 그것까지는 적을 순 없을 것 같다. 확실한건 읽는 내내 '영희'가 '경'이의 연애스토리라고 착각하고 혼동하는 것을 반복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마치 기자들이 작가에게 제발 묻지 않았으면 싶은 질문인 '본인 이야기인가요?'를 떠올리며.

 

" - 근사하잖아? 빚져도 되는 유일한 대상은 사랑하는 사람뿐이라는 거? 그 빚 때문에도 서로 평생 사랑하고 의지하고 존중할 수 있다면, 그 빚은 사실 상 빛 그러니까 'Light'처럼 좋은 거고." p.193

 

패션지 기자인 영희가 세네카의 말을 따라 편지를 통해 화가에게 접(?)근하고 또 그 화가와 연애를 하며 혼인신고를 하기까지의 스토리는 닭살이 돋고 그야말로 신진 작가의 작품을 읽을 때 느껴지는 지나친 묘사덕분에 조금 힘겨웠다. 과연 내가 김경의 애독자가 아니었다면 초반에 그런 장애물을 잘 견뎌내고 그녀가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로맨스인듯 로맨스아닌 로맨스소설 이지만 저항소설인 작품 전체를 다 흡수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니 이점은 읽기전에 약간의 각오까진 아니지만 염두해 두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초반을 넘어 슬슬 현재 자신의 방식을 털어내고 점차 진짜 자신이 원하는 삶, 소로가 월든에서 말하던 삶, 사진작가 권부문이 진짜 삶을 깨닫는 시기를 만나게 된다.

 

"생각보다 훨씬 혹독했죠. 속초에서의 시간이. 그런데 그 혹독한 시간을 견디며 나라는 사람의 다른 국면을 만나 거죠. 뭐. 세르반테스가 바깥세상에서 사기 치고 남의 돈 갖고 장난치다가 감옥 들어가서 정신차렸듯이...... 그리곤 감옥에서 [돈키호테]를 썼지요? 아마....."   p.230

 

작품에서 위에 언급한 스토리로 책을 쓰겠다는 여자에게 남자는 조금 뻔하지만 그 때문에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더 수월하게 이해될 수 있을거라고 말했던 것처럼 어찌보면 16부작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닥 보고 싶지 않은 뻔하고 통속적인 몇 장면도 있지만 결말에 이르게 되면 갈등이 해소되고 제법 어록이라 할 만큼 괜찮은 말들과 인용구도 많다. 그런가 하면 결혼과 동시에 제주도 주부가 되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가수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삶과도 비교되어 외딴 곳에서도 서로 사랑하며 자연과 벗하는 삶을 꿈꾸게 만들기에도 충분했다. 심지어 책속 부록처럼 등장하는 영희의 취향리스트를 훑어보면 역시 그동안 읽어왔던 저자의 에세이의 밑거름이 되고 작품에서도 등장했던 작가, 가수, 음반 등이 약간의 코멘트와 함께 수록되어 있어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공감과 반전에 의한 감동은 없지만 지금의 삶을 되돌아보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 질문을 던지는 정도라면 첫 소설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두번째 소설에서는 저자가 또 얼만큼 성장해서 독자를 찾아줄지 기대감도 높아졌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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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속도 - 사유하는 건축학자, 여행과 인생을 생각하다
리칭즈 글.사진, 강은영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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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여행을 하지 않는다면 진짜 세상은 영원히 알 수 없다. 상아탑 안에서만 떠드는 탁상공론은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다. 지금 당신의 두 발로 움직여 거리로 나가라.

 

 

 

여행서를 읽다보면 늘 드는 생각, 여행사 패키지로는 여길 갈 순 없구나 하는 아쉬움과 자유여행으로 가자니 모든 소매치기가 내 가방만 노릴 것 같은 두려움과 무서움에 엄두도 못내는 자아비판과 나와 다른 용기있는 저자들에 대한 부러움이었다. 물론 손짓발짓 섞어가며 의사소통을 하였다하더라도 언어장벽없이 다녀온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매번 여행서적을 읽고 꿈꾸고 언젠가는 한번 이란 뜻없는 포부를 버리지 못하나 싶었는데 책, 여행의 속도를 읽다보니 그 까닭을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았다. 잊고 살았던 그 말, 책 또한 여행이었던 것이다.

 

 

 

저자 리칭즈는 비행기를 타고 만 하루만에 유럽에 가서 건축물을 구경하고 또 만 이틀도 안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면서도 정작 사육되는 듯한 느낌은 싫어 기차여행을 좋아라 한다. 기차여행을 좋아한다니 당연 오래된 옛건축물에 관심이 크겠구나 싶지만 그건 또 아니다. 새로지어진 건물들, 그야말로 발전하는 첨단기술이 집약된 건물들을 좋아한다고 한다. 덕분에 이 책에는 옛건물도 물론 등장하지만 다른 여행서에서 볼 수 있었던 랜드마크 대신 낯선 건축물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얻게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에 다채로움이라고는 해도 결국 대부분이 열차를 타고 이동하지만 속도별로 그가 풀어내는 추억 감상은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함께 열차에 오른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열차는 아니지만 자동차를 타고 여행했다는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가보고 싶은 여행루트였는데 책을 읽기전에도 티비나 다른 여행서에서 자주 보았던 가파른 경사를 오르내리는 케이블카의 모습이 이 책에도 실려있는데 실제 타지않고 보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그런가하면 생각보다 여행지의 대부분이 일본인데 그때문에 아쉽기도 했지만 그중 실제 보고 나역시 감탄했던 코엔지의 자코엔지 극장이라던가 통유리로 되어있던 가옥의 경우는 아는 건물이라서 그런지 친근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땡땡이 전차의 경우 도쿄에서 한시간 30분을 탔었는데 생각보다 풍경이 운치있지도 혼자 사색할 겨를도 없이 빽빽하게 사람이 오르내려 별감상이 없었는데 저자처럼 교토에 가서 탔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들었다. 그치만 일본에서 창밖으로 풍경을 즐길 때 그 알 수없음과 만화영화의 장면, 영화속 한장면이 반복되어 떠오를 때의 감흥은 책을 읽으면서 새록새록 떠올라 읽다말고 한참을 추억하며 미소지었던 것 같다. 특히 쿠사마 야요이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무척좋아한다는 글에서 참 반가웠다. 그녀가 삽화를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지난 북페스티벌에서 정말 좋은 가격에 데려왔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슬램덩크의 배경이 된 지역도 등장하니 책 읽는동안 옆길로 안 빠질래야 안빠질 수가 없다.

 

다른 책도 마찬가지겠지만 여행책 치고는 저자에 대한 부러움보다 그동안 내가 탔었던 열차들에 대한 추억이 끊임없이 떠올라 읽는 시간보다 추억하는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다. 마찬가지로 지금 리뷰를 적으면서도 프랑스에서 탔던 심야열차에서는 동화책의 한장면과 눈오는 밤 살인사건이라는 어설픈 소설구상도 떠올렸던 기억이 날 만큼 추억여행을 떠나게 해준 매개가 되어주어 좋았다. 이 책을 읽고나면 저자가 다녔던 그 루트대로 다녀보고 싶어질거라 기대했는데 되려 저자에 비할수는 없겠지만 자신만의 여행속도를 추억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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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결혼을 디자인하라 - 현명한 여성들이 선택한 황재복의 웨딩코치
황재복 지음 / 라이스메이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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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적령기를 넘어섰지만 '미혼여성'인 까닭에 결혼의 관련된 책은 계획의 유무를 떠나 마치 건강관련 정보처럼 호기심을 자극한다. 들어도 모르겠고, 봐도 알 수 없는 해보지 않고서는 혹은 해봐도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 중 결혼만한게 있을까.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25년, 한가정의 아내이자 한 집안의 며느리로 30년 그리고 딸아이가 딱 자신이 그 딸아이를 낳았을 그 나이가 된 27년째 엄마로 살아온 황재복의 결혼 코칭을 담은 책, 너의 결혼을 디자인하라는 과감하게 머릿글을 '추천도서'라고 적었을 만큼 읽는 동안에도 읽고나서도 여운이 길게 남아있다. 앞서 소개한 저자의 이력 중에 한가지 더 하자면 모교인 이화여대 디자인과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력을 굳이 나열하는 까닭은 책의 타이틀은 '~하라'라고 적혀있지만 문체는 한없이 다정하고 따뜻한데 그것이 편집의 매직이라기 보다 엄마로서 그리고 아픈말보다 따뜻한 말한마디의 힘을 잘아는 교수로서의 마음이 그대로 글에 묻어나 독자로 하여금 마음이 편안해짐을 강조하고 싶어서였다. 더군다나 이 책을 가장 많이 읽게 되는 대상인 예비신부라면 결혼문제로 가뜩이나 복잡하고 마음이 어지러울텐데 그런 마음을 보듬어주는 듯한 문체는 앞으로 나올 웨딩관련 서적의 저자들이 꼭 참고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어서다. 그동안 읽어왔던 지침서는 결혼자체에 대한 코칭을 과감하게 현실적으로 짚어준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힘들어하는 마음 그자체를 헤아려주는 마음씀씀이는 느껴본 적이 없어서였다. 심지어 상대에 대한 배려, 시댁에 대한 배려, 딸을 떠나보내고 남을 친정에 대한 배려는 그렇게나 신경쓰라고 하면서도 정작 신부 스스로에 대해 다독여주는 글은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저자도 서문에 밝힌 것처럼 자신의 하나뿐 인 딸 역시 이제 곧 결혼을 해야 할 적령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딸에게 하고 싶었던 그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디자이너이다 보니 그동안 참 많은 예비 부부들을 만나왔고 그 만남을 통해 깨닫게 된 부분들을 자신의 생각과 그동안 직접 결혼생활을 해오면서 느꼈던 점을 첨가해 조언해준다. 실질적으로 결혼을 준비하는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은 결혼식 자체일 뿐 앞으로 이 사람과 내가 잘 살 수 있을지 내가 한 가정의 '아내 이자 며느리'가 될 마음가짐이 되었는지를 디자인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물론 이미 그런 과정과 검토를 끝내고 난 뒤라 굳이 타인에게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떠벌리고 다닐 필요는 없겠지만 흔히말하는 '때'가 되었으니 하는경우가 가장 많았고 그런 때에 '곁에 있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대부분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결혼시기도 비슷하고 비교상대가 바뀔 때 마다 그에 따른 고민도 갖가지로 늘어나 힘들어하는 경우를 보며 저렇게 힘든 결혼을 왜들 그렇게 하려나 싶기도 했다. 특히나 이미 결혼한 '선배' 기혼여성들은 하나같이 늦게할 수록 좋다면서도 남자는 다 똑같다는 말로 결론지으며 앞뒤가 다른 조언만 늘어놓으니 실상 우리 주변에 제대로 결혼을 인지하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양가 부모님마저 자식들 혼사를 마치 반드시 치뤄내야 할 '과제'라고 여기며 무조건 닥달하는 경우가 많아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하는 이야기를 예비신부인 딸들 뿐 아니라 예비신랑 그리고 시월드는 물론 딸을 가진 부모들이 꼭 읽어주길 바람이 마음이 커졌다.

 

 

'결혼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비즈니스가 아니듯,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을 성공과 실패라는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 또한 의미가 없다. 세상의 어떤 결혼도 성공과 실패로 구분할 수 없다.'

 

흔히 이혼을 결혼의 실패라고 말하는데 틀리다고는 할 수 없지만 꼭 들어맞는 말이라고도 생각지 않았는데 저자역시 이부분을 짚고 넘어가준 점이 좋았다. 서로 잘맞는 상대라는 판단하에 결혼했겠지만 살다보니 너무 다르거나 각자 혼자서 살 때보다 좋지 않은 결과로 치닫는다면 그냥 사는것이 이혼보다 성공한 삶이 될 수는 없는데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익숙치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는 특히 더 불행한 결혼이 이혼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게 된것이 아닌 가 싶다.

 

'"괜찮은 사람이라 연애를 했는데 결혼할 만한 사람은 아니더라." 하는 것은 자신이 그만큼 보는 눈이 없으며 관계에 서투르다는 말과 같다.'

 

연애를 잘하는 방법에 관한 책들을 열심히 읽는 이유는 뭘까. 결혼이 연애의 행복한 결말이라고 생각하면서 정작 여전히 연애를 잘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면 위의 말을 새겨 들어야 한다고 본다. 수백명의 남자에게 잘보이고 싶고 일단 내가 찍은 그남자와 잘되고 싶다면 연애를 잘하는 책이 아니라 내가 정말 결혼을 할 자세와 준비가 되어있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진짜 연애만 잘하고 싶은게 아니라면 말이다. 결혼을 하고 싶은 그 사람과 연애를 하기에도 좋은 사람이 같은 경우가 될 수 있도록 사람보는 눈을 키우는 것 그게 더 먼저가 될 것 같다.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생각에 휩쓸리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남보다 못하다고 우울해 하지 않고, 반대로 자기가 잘났다고 해서 남을 비웃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남이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원하느냐'임을 알고 있는 까닭이다.'

 

결혼준비를 하면서 다투는 가장 큰 이유는 주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에 집착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타인의 결혼, 특히 회사동료나 친구들의 결혼식과 끊임없이 비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스스로가 결혼을 디자인하지 못해서다. 자기가 원하는 결혼과 결혼식을 제대로만 알아도 타인과 비교해서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거니와 부족하면 그 나름대로의 예산을 맞춰 진행시킬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 전부가 정말 맘에 와닿고 챕터 하나하나가 전부 새겨들어야 할 문장들이라 특정 부분을 취하거나 정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리뷰라는 이유만으로 잔뜩 내 소감만을 적기도 아까울정도라면 이해가 될까. 저자가 힘주어 말하는 것은 결혼이라는 것은 결코 나와 내가 아닌 너가 만나 둘이 되는 것이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한쪽에 맞춰줄 수도 반드시 둘이 모든 것을 함께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하며 둘이여서 행복하기 위해 결혼을 해야한다라는 것이다. 현실에 지쳐서 혹은 도피하기 위해 결혼해서도 안되고 상대로 하여금 내인생이 달라지도록 방향키를 넘겨줘서도 안된다. 끊임없이 자기개발을 통해 늘 상대로 하여금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역시나 상대역시 나로 하여금 함께 발전하며 행복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해줘야 하는 것이다. 시댁도 마찬가지다. 그런 멋진 배우자를 만나고 평생을 함께 하기 위해 선택한 패키지에 덤이라고 생각하고 좋게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만 행복한 결혼을 이어갈 수가 있는 것이다.

 

 

결혼의 실패가 이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이혼할지도 몰라 식을 올린뒤에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사람, 아에 이모든 괴로움이 두려워 결혼을 안하려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거듭 추천하고 싶다. 결혼은 지금보다 더 나은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상대에게도 마찬가지다.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만났다면 지금의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라 문제나 위기가 오더라도 '사랑하려는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결혼이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가 바로 결혼의 성공, 행복한 결혼생활이다.

 

간단평

책을 꼭 써보고 싶었다면서도 겸손하리만치 저자는 책의 한문장이라도 맘에 와닿으면 좋겠다고 서문에 적었지만 이 책의 모든 문장이 나의 눈과 맘에 쏙쏙 들어왔다. 결혼을 하게 된다면 무리해서라도 꼭 이 책의 저자 황재복님께 웨딩드레스를 부탁드리고 싶다. 솔직하게 기회가 된다면 수업도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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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경제 - 복잡계 과학이 다시 만드는 경제학의 미래
마크 뷰캐넌 지음, 이효석.정형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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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뷰캐넌.
저자의 이름만으로도 신간 내일의 경제는 읽어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근래 경제학의 화두라고 하면 당연 마크 뷰캐넌 보다는 내한하여 공개강의까지 했던 모 경제학자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 엄청 두꺼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정작 그 책에는 주장과 이론에 대한 반박은 있지만 예측이나 결과는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마크 뷰캐넌은 내일의 경제를 예측했다. 아마도 물리학자인 출신에 근거하여 전작에서 언급했던 복잡계 과학을 경제학에 대입, 내일의 경제 날씨를 예보할 수 있었으리라.

현재 경제는 어떤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은 손 덕분에 기업가들을 비롯, 자본가들의 삶은 훨씬 좋아졌을지 모른다. 그냥 놔두면 알아서 된다는 고전적 평형이론이 지금까지의 경제날씨였다. 성공했는가. 그렇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저자가 새로운 이론을 들이대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기술과 혁신이 시장의 기능을 포함한 경제와 금융 환경에 끼친 영향에서도 이와 같은 주장은 성립된다. 평형 경제학의 비유들은 어떤 자기만족을 가져다주었고 시장이 스스로를 책임진다는 믿음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이것은 순전히 신앙적 행위일 뿐이다.'

이에 대한 반박으로 든 예시는 원자로였다. 가장 적합한 예라고 볼 수 있는데 원자로를 건설 할 당시 아무도 체르노빌, 후쿠시마와 같은 불안정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저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할 때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혜택에 대해서만 강조, 우선 개발해보자고 밀어닥친 것이다. 평형이론 또한 기존의 이론에 근거하여 새로움없이 기업에게만 의존했던 경제들은 불평들을 초래했고 이제 그에 대한 책임을 떠 안는 쪽은 기업도 아닌 개인의 무능력이 되어버렸다. 뿐만아니라 끊임없이 경제학자들에 의해 예측되어 왔지만 과학적 측면에서 보자면 그 예측은 허무맹랑 하기 그지없다.

'2008년의 대침체(great recessin)의 경우 어떤 모델도 이와 비슷한 일조차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들은 커다란 태풍이 바로 뒤에서 다가오고 있는 순간에도 맑은 날이 계속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공항 이후 과학자들의 의해 경제현상에 대한 의견이 제시되었지만 경제학은 이를 무시했다. 양의 되먹임이라 불리는 현상은 작은 변화가 결과에서 매우 큰 차이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말하는데 경제학을 제외한 다방면에 학문에서 이 현상을 적용시키고 있는것만 봐도 그러하다. 저자는 이 역시 평형성에 속한다고 본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예측은 과학 혹은 뚜렷한 결과론적인 학문에만 적용시켜 연구할 것 이 아니라 그동안 보여졌던 작은 경제적 사건을 바탕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마도 밝은 내일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는 시작이라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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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vs. 알렉스 우즈
개빈 익스텐스 지음, 진영인 옮김 / 책세상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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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읽고나서 리뷰를 적을 때 가장 괴로운 상황은 어떤 때냐 묻는 다면 책의 내용을 전혀 공감할 수 없을 때이거나 적당히 좋았을 때가 아니라 책을 읽은 뒤 무수한 고민으로 그 어떤 말도, 글도 정리되지 않을 때다. 분명 청소년 소설을 읽고나면 난 이런 어른이 되어야겠다, 혹은 이런 어른을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는데 이 책은 고민 그자체다. 과연 나는 아이에게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알렉스 우즈. 떨어지는 유성(떨어지고 난 뒤에는 운석으로 불린다.)에 맞고 뇌에 외상을 입은 뒤 간질함을 얻은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1인칭 시점이다. 어느정도 먹고 살만한 재산을 물려받았고 그 중에 하나인 가게에 타로점집을 차려 우즈와 함께 살아가는 엄마와 사고 이후 자신의 운석을 보관하던 과학자 위어 박사를 만나게 되고 간질환을 치료해주는 엔더비 박사 그리고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이자 앞서 등장한 엄마, 위어 박사 그리고 엔더비 박사 이상으로 알렉스의 삶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피터슨 할아버지와의 만남이 책의 내용이 된다. 어찌보면 운석을 맞은 알렉스보다 아이가 만나게 되는 4명의 어른들의 모습이 보통의 어른들과는 다르기 때문에 이 책의 분류를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더라도 어른들도 반드시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고민 끝에 리뷰의 초점을 알렉스가 만나는 '어른들'에게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용 그 자체를 떠나서.

 

알렉스의 엄마는 재산을 물려받기는 했지만 남편없이 아이를 키우는 보통의 부모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초반에 등장하는 보험사와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부터 피터슨씨의 집, 유리를 깼으니 직접 집안일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의 모습은 쉽게 만날 수 있는 '친구의 엄마'와는 다르다. 물론 이런 엄마의 다름이 알렉스가 언급한 '죄인'의 해당되는 부분이라 알렉스에게는 이런 엄마에게서 태어난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되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운석을 보관하고 있던 위어 박사와의 편지내용을 엿보더라도 박사가 아이에게 우주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고 책을 선물함으로써 호기심에서 지적인 충동을 이끌어 내는 방식이 강요나 협박이 아닌 점을 어른이라면 유심히 봐야한다. 어찌보면 알렉스 엄마가 방임에 가깝다면 위어 박사는 그보다는 좀 더 긍정적인 측면이 되는 셈이다. 종교를 믿진 않지만 불교를 긍정적으로 보는 엔더비 박사역시 위어 박사처럼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도출하는 '지원자'측면에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친구같은 부모, 친구같은 선생님의 가장 좋은 예가 아닌가 싶다. 반면 피터슨씨의 경우는 알렉스의 엄마처럼 다소 위험한 상황이라고 보여진다. 얼마전 읽었던 [세상의 수호자들]처럼 세계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부조리들, 어른들도 해결하지 쉽지 않은 문제들을 알렉스에게 보여주는 '연결고리'와 같은 역할을 피터슨씨는 하고 있다. 분명 그들이 생각하고 행동하고자 하는 바는 '옳은 일'에 속한다. 하지만 보통의 어른의 시각으로 보자면 알렉스가 벌어질 일들에 대해 안전하다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마지막 피터슨씨의 유언장에 적힌 것처럼 그것은 알렉스를 곤란하게 만들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와 나이든 사람과의 만남을 다룬 책들에 등장하는 어른들의 모습은 대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어른들 중 하나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모험을 선물하는 어른과 모험이 전에 안전한 상태를 고수하려는 사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당연 전자의 경우가 아이에게 이로운 사람이고 내가 만나고 싶어했고, 이제는 그렇게 되고 싶어하는 모형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은 지금은 끊임없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혹은 비겁해지기 위한 변명 거리를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나면 어른이란 아이에게 어떤 모습으로 곁에 있어줘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반성하고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건 분명하다. 

 

p.s 함께 읽어야 할 책 보다 이 책 이후에 읽어보고 싶은 책들만 한가득이다.

봐야 할 영화도 만만치 않다. 이 책은 연쇄독서, 연쇄 문화활동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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