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의 행복 - 행복해지고 싶지만 길을 몰라 헤매는 당신에게
법륜 지음, 최승미 그림 / 나무의마음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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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지나 이제 곧 마흔을 앞둔 내게 대학졸업을 앞둔 어린 친구가 물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부모님 뜻대로 공무원 준비하기는 싫어요. 어떻게하면 좋죠?"


성공과는 거리가 먼 내게도 그저 인생을 좀 더 살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조언을 구하는데 스님께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묻고 또 물었을까. 스님께서 쓰신 책을 읽고서도 못내 묻고 싶은 말들이 많았을거라 생각한다. 결국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은 다음과 같다.


"저도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그렇지 못해 전 불행합니다."


혹시 이런 내맘과 지금 당신의 마음이 같다면 조금 더 이 리뷰를 읽어주면 좋겠다.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을 바꿀 순 없다고 믿어왔고 그 믿음에는 변함이 없지만 역시나 변하지 않는 믿음이 하나 더 있다. 바꿀순 없지만 바꾸고자 하는 이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는 사실이다. 법륜스님의 [행복]은 내게 그런 믿음을 확인시켜 준 책이기 때문이다.


'이 길만이 내길'이라며 한 가지를 고집하지 않고 가리지 않는 자세야말로 천상의 자유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수준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에 다만 하나라도 붙들고 제대로 하라는 것입니다. 22쪽


성년이 되기 전 이미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정해졌다는 사람들을 보며 하나같이 부럽다고 말한다. 꿈이 없는 자신이 한참 뒤쳐지는 것 같고 좋아보이는 타인의 꿈이 혹 자신의 꿈은 아닌지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겪기도 한다. 그나마 시도라도 해보면 맞는지 아닌지라도 알아차릴 텐데 그럴만한 용기도 여유도 없는 요즘 친구들은 꿈이 있어도 고민, 없어도 고민일 것이다. 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꿈을 쫓느라 지금의 나는 그저 버티고 참아야만 하는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줄 깨닫지도 못하고 그렇게 살아온 셈이다. 설사 하고 싶은 일이 있다한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적용해보려고 시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일뤄준다.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면 길이 바로 옆에 있었는데 그저 한쪽면만 보고 살아왔음을 깨닫게된다.


화가 난다는 건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내가 옳고 네가 틀렸다는 내 분별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를 세상의 중심에 놓고 그 주변 상황과 사람들을 판단하니까 내 기준에 맞지 않을 때 화가 올라오는 겁니다. 66쪽


연인사이에서, 친구 혹은 동료 그리고 가장 가까운 가정안에서 가족과의 다툼이 일어나는 것도 결국 상대방이 틀리고 내가 옳다는 이기심에서 온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내뜻과 다른 길로 가는 것은 성인이 된 그 사람의 몫일 뿐이다. 진정으로 상대를 위한 것이라면 내 뜻을 따라주지 않는다고 화를 낼 까닭이 없는 것이다.

 

 

진정한 성공은 매순간이 값지고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데서 시작됩니다.  184쪽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개인이 다스려야 할 부분이었다면 이어지는 내용은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었다. 앞서 개인의 이기심이 가장 가까운 가족부터 타인과의 관계를 괴롭히는 것이라 버려야 할 대상이었다면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안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우선 개인적으로 노력을 해보고 안되면 그때는 바꾸려고 노력을 해봐야하는데 우리는 그저 남이 바꿔주기를, 사회탓으로 돌리기만 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안일하게 세상을 바라보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나와 의견이 다른 상대에게 말로 이기려는 마음, 내가 가진 능력을 넘어서는 남의 좋은 것을 보고 내 능력의 그 이상을 가지려는 욕심 또한 내가 아닌 타인을 이기겠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런 마음없이 그저 현재 내게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행복해질 것이고 내가 우선 행복해져야 그렇지 못한 타인에게, 그리고 사회에게 눈을 돌리고 개선해나가려는 의지도 생겨나지 않을까 싶다. 안에서는 제대로 살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괴롭고 밖으로는 내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거나 이기적인 타인 때문에 불행했던 사람이라면 법륜 스님의 [행복]을 읽는 것 만으로도 그 전보다는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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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
모신 하미드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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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되는 법>이라는 타이틀을 보는 순간 '더럽게'에 시선이 꽂히며 장르가 소설일거라는 것을 확신했다. '빠르게' 혹은 '완벽하게'라던가 특정 직업이나 금액 혹은 기간을 언급했다면 자기개발서로 오해했을수도 있지만 더럽게라니! 정말 오랜만에 내려야 할 역을 책을 읽느라 놓칠 뻔한 경험을 할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입안이 텁텁해졌다. 이미 가진사람, 가진사람이 부모인 경우 등을 제외하면 부자가 된다는 것 자체가 '더럽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란 것을 제대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물론 더럽다라는 표현이 부정적으로 느껴지고 기실 아니라고 말할 순 없지만 깨끗하게 부자가 되었다고 한들 보는입장에서는 또 다를게 뻔하다.


 

사실 아버지는 똑같은 이유로 지주를 싫어하는 만큼 그들도 싫어한다. 아버지에게는 그들이 아주 오만하고 게을러 보이는 까닭이다. 16쪽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가난'이 개인의 잘못이라고 몰고가는 데 있다. 지금 당신이 가난하다는 말은 당신이 게으르고, 무능력하며 심지어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서 투정만 부리는 사람이라는 다른 말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과연 가난이 개인의 문제일까? 열심히 노동하면서도 차에서 일분 일초도 내려오지 않으려하는 부자부모를 둔 나태한 부자아들은 과연 부지런한 사람일까? 하지만 이런 문제를 책에서는 결코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는다. 이야기는 계속 이런 방식이다. '당신'이라고 필자가 가리키는 대상은 아시아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병마와 시달리고 있는 10대 소년이다. 그리고 또 하나 바로 책을 읽는 독자다. 당신이라고 지칭하면서 소년이 도시로 나가 '예쁜 여자'를 만나고 또 일을하면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동안 또 하나의 '당신'인 독자는 지난날의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만약 독자인 '당신'역시 책속에 등장하는 '당신'처럼 도심을 나와 일을하고 쓰라릴정도는 아니지만 당신과 비슷한 가정형편에서 탈피하기 위해 연인이 당신을 버리고 더 먼곳으로 떠나버렸다면 점점 더 심하게 책속으로 빠져들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도심으로 나온 것도 아니고, '예쁜 여자' 대신 '멋진 남자'를 만난것도 아니다. 성공하기 위해 어렵사리  공부를 했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친사람처럼 웃고 때론 심각하게 인상을 써가며 읽었던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과연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폭력, 부정한 행위를 하지 않고서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없진 않지만 그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만 깨달았기 때문이다. 결국 결론은 정해져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틱하게 정말 정직하게 예쁜 여자와 정상적으로 연애도 하고 가정을 꾸린다면 비현실적이라고 불평할테니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는 쪽이 좋았을 것이다.

 

나는 잠시 여기서 당신과 함께 머물고 싶다. 만약 그게 불가능하다면 당신의 허락 아래 공간을 초월해, 당신의 창조물 속에 머물고 싶다. 그것은 나를 애타게 하는 미지의 세계다.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해서 상상조차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런 상상은 참으로 묘한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감정이입이라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능력이다.

222쪽


어떤면에서 책의 내용이 자전적인 부분이 전혀없다고 볼 순 없지만 자기개발서가 아닌 소설로만 생각했을 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맨처음 저자가 밝힌것처럼 자기개발서라는 것이 어차피 누군가의 개인발전사를 통해 배울점은 배우고 과장된 부분은 필터링하며 읽어야 하는 것이라면 공감할 수 있고 나름 시련과 극복 그리고 '자식'을 통해 앞을 내다보기까지 하는 이 소설은 충분히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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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이런 이야기는 처음이지? - 옛날, 옛날에 동양 여성들은 이렇게 살았다네
E. B. 폴라드 지음, 이미경 옮김 / 책읽는귀족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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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에서나 여성의 상대적 지위는 나라의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그리고 이러한 잣대를 동양에 적용해보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결과가 드러난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같은 처지에 같은 그룹내에 존재할 경우 자신은 물론 상대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나이든 어르신들이 자신들의 의견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흔히 '어디로 나가 물어보자'라고 하며 제3자를 끌어들이려는 것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동양 여성, 내가 살고 있고 내가 속해있는 아시아에서 여성의 지위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 정보와 지식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앞서 말한 이유처럼 제대로된 시각에서 보고 있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그런까닭에 서양인이자 성별이 다른 작가 E. B. 폴라드가 과거 동양여성에 대해 말하는 것은 옳고그름을 떠나서 읽어봐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라고 강조하고 싶은 까닭은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볼 때도 역시나 그것이 전부 사실이라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참고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정보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야기의 시작은 '태초'아담과 이브에서부터 출발하는데 '작가의 말'을 보면 저자는 성서속에서 여성의 사회적 위상이 높았기 때문에 자주 등장한다고 말한다. 흔히 여성이 종교적으로는 늘 약자였다고 말하는 의견과는 상대적인데 성서를 종교이자 학문으로 공부한 저자이기에 가볍게 들리지 않고 집중해서 보게 되었다. 더불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들도 언급된다. 강인한 히브리여성의 이야기를 성서가 아닌 기독교문헌을 통해 전달하면서 타종교에서 드러나는 여성의 지위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이처럼 서양 남성인의 시선으로 본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전설과, 신화뿐 아니라 문학과 역사에서 드러나는 여성에 대해 오랜기간 연구하고 이를 한편의 이야기처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은 정말 좋았다. 그런가하면 얼마전 보았던 터키영화 [무스탕]이 떠올라 터키여성에 대해 서술한 부분에 관심이 갔다.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터키여성의 지위는 '결혼'만이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며, 그 탈출구 역시 표면적인 것만 바꼈을 뿐 그안에서 그녀들이 살아내야 할 삶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떠올라 씁쓸해졌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결코 100년 전이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터키 가정에서 여성이 거처하는 구역은 하렘릭, 남성 구역은 이슬람릭이라고 한다. 물론 여자들의 구역은 고립되어 있다. 남성 의사는 여자가 아플 경우, 그녀의 손과 혀만 진찰 할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총 14개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사실은 10권으로 출간된 ‘Woman : In All Ages and In All Countries’ 시리즈의 제4권이라고 한다. 다시말해 동양여성만을 염두하고 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리즈 전체 내용을 봐야 알겠지만 우선 적으로 느낀바를 먼저 적자면 과연 여성의 권위가 '동,서양'을 나눌 만큼 극명하게 다를까 싶다. 여성이 차별받는 것은 동과서를 나눌 수 없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의사표명을 하고 권위를 찾기위해 누가 더 드러내어 투쟁했느냐에 따라 달라졌다고 생각된다. 이런 부분을 생각하게 만든 것은 민감하게 받아들였을 수도 있겠지만 원작을 아직 확인하지 못해 파트별 소제목을 저자가 정한 것인지 역자와 편집자가 재구성했는지 모르지만 소제목만 보더라도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을 보는 저자의 시각이 그다지 중립적이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가 한국사람이라서 은연중에 '아냐, 그럴리 없어'라는 오만이 자리잡혀있을 수도 있겠지만 마치 서양사람들이 '게이샤'를 신비롭고 주도적인 여성으로만 보는 듯한 느낌을 이 책에서도 받았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아쉬운 것은 편집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100년 전 저자의 눈에 비친 동양여성들의 지위가 지금이라고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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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필사 - 하나님과 깊이 만나는 시간
고진하 엮음 / 지혜의샘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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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 깊이 만나는 시간, 기도필사 / 고진하 엮음

 

 


지난 해 부터 필사관련 책들이 많이 나왔지만 기존에 하고 있던 필사가 끝나지 않은데다 필사를 시작하면 대략 짧게는 한 달 이상 그 책을 읽고 쓰고 봐야하기 때문에 맘에 쏙 드는 책을 발견하지 못해 신간으로 출간된 필사책을 단 한권도 읽고, 쓰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혜의샘 출판사에서 출간한 '기도필사'를 만나게 되었고 목사부터 신부님, 작가에서 이름모를 인디언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기도를 모아놓은 이 책은 내용도, 또 필사하는 공간 페이지도 제각각으로 예쁘게 편집해놓은 것을 보고 드디어 신간으로 출간된 필사책 중 맘에 드는 책이라고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필사를 시작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편집과 내용뿐 아니라 필사할 때 함께 들을 수 있는 필사음악은 물론 총 10편의 기도문을 저자가 직접 낭송한 기도듣기도 있어 책을 읽고, 쓰고 또 들을 수 있다.




필사 전에 찍은 '제 눈물로 당신의 발을'이란 밀라노의 암브로시우스의 기도문은 CCM중에 가장 좋아하고 힘들때나 기쁠때나 읖조리는 '눈물로 씻은 발'을 떠올리게 만들어 읽고 또 읽었다. 암브로시우스의 고백처럼 우리는 주의 발을 씻을만한 물을 찾을 수가 없다. 세상 아무리 깨끗한 물이라도 우리의 눈물만큼, 우리의 참회만큼 순수한 물은 없기 때문이다.


한차례 쭈욱 읽고 나서 본격적으로 필사까지 하려고 맘먹었을 때 가장 처음 필사한 기도문은 이름없는 인디언 수우족의 '저는 작고 힘없는 아이입니다'였다. 글씨는 삐뚤삐뚤 전혀 예쁘지 않아 사진으로 담기 민망했지만 적어도 저 기도문을 옮겨적는 순간 내마음은 그 어느때보다 예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나는 작고 힘도 없는 아이지만 그래서 부족한 것도 많아 이것저것 구하는 것도 많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자신과 싸워 이길 수 있는 힘을 달라는 기도가 가장 와닿았기 때문이다. 살다보니 나를 흔들고 울리는 것이 타인이 아니라, 마음 밖에서가 아닌 내 안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그랬던 것 같다. 기도문 하단에는 간략하게나마 '인디언 수우족'과 관련된 부연설명도 적혀있어 편집자의 배려가 느껴졌다.

 


 

 

가장 먼저 필사로 옮기고 싶은 기도문의 필사가 끝난 뒤 처음 부터 차례로 시작했다. 엘데르 카마라의 '투명한 사랑'은 필사전에 기도듣기까지 들은 뒤 필사를 시작했다.


서로, 모든 사람을,

땅 위에 있는 유일한 사람인 양 사랑하는 법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십시오.

당신은 그렇게 사람을 사랑하셨습니다.

-16쪽-



서문에 밝힌 것처럼 이 책은 읽고 쓰고 또 듣기까지 총 세번의 기도를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가방이 무서워 기도책을 가지고 다닐 수 없을 때에는 ebook 이 아니더라도 들으면서 옮겨적을 수도 있고 배경음악만 들으면서 명상할 수도 있다. QR코드를 인식하면 아래 하면처럼 기도필사 페이지로 연결, 기도듣기 혹은 배경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거나 마감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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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 기분
박연희 지음, 쇼비 그림 / 다람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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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타이틀이 '명왕성 기분'이라길래 벅차고 설레는 그런 기분을 뜻하는 줄 알았다. 아주 조금 너무 먼 애잔한 그리운 마음이 들 때를 표현하는 건가싶기도 했고 또 아주 조금은 우리말 방송작가를 했던 저자의 이력 때문에 순우리말 단어인가 싶기도 했고. 책을 읽고 알게된 '명왕성 기분'이란 것은 기분이 좋을 때 뜨는 그런 기분이 아니었다. 저자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끝도 없는 어둠만이 가득할 것'같은 기분이며 가족이 곁에 있어도 나 홀로 있는 듯한 선득한 기분이었다. 선득한 기분이란 '갑자기 서늘한 느낌이 드는 모양 혹은 갑자기 놀라서 마음에 서늘한 느낌이 드는 모양이란 뜻의 부사'다. 지금은 덜하지만 내게도 '명왕성 기분'이 찾아올 때가 있는 데 분명 창밖에 세상이 환한 낮에 잠들었는데 깨어보니 어둑해졌을 때 그런 기분이 들었다. 아무것도 못하고 시간을 흘려버린듯한 그런 기분. 그럴때면 꼭 '명왕성 기분'이 찾아들곤 했는데 그 선득함이 싫어서 낮잠을 안자려고 노력해보기도 했다.

40

어릴 때부터 자주 느끼는 어떤 기분이 있다.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었던 이 기분에

나름대로 이름을 붙여주었다.


'명왕성 기분'


 

 첫 페이지를 넘겨보고 너무 낯간지러운 이야기가 아닌가, 우리말 단어를 글속에 녹여내려고 어울리지 않는 문장을 이어붙인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약간 들기도 했다. 저자의 어린시절 부끄러웠던 이야기, 영국 지하철 안내방송과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감자전, 버터에 비빈 밥에 얽힌 사연을 넘어가면서 이 책이 정말 편하고 좋아졌다. 처음에는 대충대충 넘겨가며 생경한 단어가 보여도 그런가보다 했던 것이 이야기에 빠지다보니 다 신기하고 메모지에 옮겨적게 되었다. '많은 방'과 '마늘 빵'에 관한 에피소드를 읽을 즘에는 얼굴에 미소도 잦아졌고 남편을 만나게 된 사연은 가슴 한켠이 뭉클해졌다. 저자약력에 적혀있던 '영국경찰이 안아주어'란 말이 어떤 의미였는지 거니챌 수 있었다.



 

108

그 사람 말대로 술로 죽고 싶어 했던 때는 지났다.

아무리 속상한 일이 있어서 술 먹고 죽고 싶어도,

술 없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과 함께 늙어 죽으면 되는 거다.


 

책 속에 별도로 저자가 표기해주고 의미를 달아준 단어는 총 43개라고 맨 뒤에 부록처럼 별도의 페이지로 알려주지만 의미가 달리지 않은 순우리말도 책을 읽다보면 자주 만날 수 있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리뷰에 순우리말을 가급적 10개가 넘게 넣어봐야지 했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소리내어 읽었을 때 문장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듯 적고 싶은데 억지로 끼어넣다보니 내 국어실력이 데데해보였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책에서 배운 좋은 표현과 저자가 경험한 혹은 저자가 들려주고 싶었던 좋은 이야기들을 시나브로 잊고 살겠지만 '명왕성 기분'이 찾아오더라도 이젠 덜 선득할 것 같다. 이 책이, 그리고 이 책을 쓴 저자가 나를 벗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232

너도 괜찮기를.

문득 문득 명왕성 기분이 들 때

내가 널 위한 무기가 되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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