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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하지 않을 자유 - 결혼과 비혼에 관한 새로운 태도
이선배 지음 / 허밍버드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모든 싱글은 가족부터 국가까지 관여하는 거대한 오지랖을 뚫고,
어떤 삶을 살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프롤로그 중에서
사실 결혼이 더이상 의무나 당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것을 적어도 '미혼'상태의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문제는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비혼'주의자임을 선포하고 싶어도 낳아주신 부모눈치에, 주변 사람들 눈치에 아니 도대체 결혼안한 것이 마치 '죄'인것처럼 들이대는 '잘나신 당신들'때문에 받아들일 수도 없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무엇인지 아닌가. 결혼을 안하기로 '선포'한 비혼주의자들이 주변눈치보느라 선포하지 '못하는'이들에게 무능 혹은 겁이 많다며 또다시 폭력을 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점에서 이 책 [선택하지 않을 자유]의 이선배저자는 그야말로 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글속에 단 한번도 결혼 못하는 사람에 대한 비난이나 무시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위로해주고 진심으로 '네 탓'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기 때문이다. 아, 고마운 사람!
행복해져야만 한다는 집착 때문에 스스로 눈을 감아 버린건지,
정말로 주위 사람들이 억지스러운 참견을 하는 건지 진지하게 살펴야 한다. 83쪽
세상의 시선이 버거워 결혼을 선택한 사람들일수록 주변의 의견에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럴수록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상대방을 감싸고 돈다. 그때까지 결혼을 하지 않았던 그 수많은 까닭과 사연이 도대체 왜 필요했었는지를 알 수가 없다. 그들이 흔하게 내세우는 변명이 '그 사람을 언제 봤다고!'였다. 맞다. 우리는 그 사람을 단 한번 보았을 뿐이다. 하지만 결혼하려는 당사자를 꽤 오랜세월 봐왔다. 시간이 전부가 아니고, 정작 나 자신을 잘 모를 때도 있지만 적어도 내가 못보는 나의 진짜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누가 결혼이 선택인 걸 모르나. 현실이 문제고, 하고 싶어도 못하니까 문제인거지.'
아마 이 책의 타이틀, 저자 약력, 그리고 홍보글만 보고 이렇게 평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알면서 결정내리지 못하는 것은 분명 우리의 잘못이다. [느닷없이 서른 다섯 늦기 전에 버려야 할 것들]의 저자 나카타니 아키히로는 서른이 넘어간 이후에는 더이상 칭찬과 당근만을 바라는 어린애와 같은 사고를 버리라고 말한다. 선택인걸 알았다면 주변의 의견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 눈이 아니라 마음이 동하는 사람이 나타날 때 까지 기다리고 싶으면 당당하게 그렇게 말하면 그만이다. 억지스레 좋은 사람을 만나려고 애쓰면서 착한 척 할 필요도 없고, 모든 사람의 마음을 만족시키려고 노력해봤자 결과는 같다. 그대가 결혼을 할 때까지, 심지어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을 때까지, 아이를 낳고 살아도 힘들다 어쩌다 고민을 털어놓는 다면 그 고민이 살아질 때 까지 주변사람들은 당신이 주는 먹이를 놓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당신의 삶에 관여할 것이다. 그것이 설사 가족이라고 할 지라도 말이다.
세상에는 남이 결혼했는지, 애인이 있는지, 결혼 유무에 따라 성격이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려는 오지랖이 넓은 사람들이 많다.
배고픈 하이에나 같은 그들에게 먹이를 주지 않아야 한다. 125쪽
서평 제목은 '제발 좀 읽어주세요 당신들!'이라고 적어놓고 슬쩍 그안에서 나를 빼놓으려는 것처럼 보일테지만 저기서 말하는 당신, You 결혼이 선택이라고 말만 하는 사람들, 심지어 말조차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이야기다. 결혼 할 준비도 안되어있으면서 사회제도를 탓하는 사람들, 자신과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도무지 존재하지 않을 것처럼 이기적으로 생각하면서 언제나 결혼을 하고 싶다고 죽는 소리하는 사람들, 비혼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이 정의인것 처럼 상대를 사회부적응자로 모는 사람들 등을 모두 포함한다. 그리고 한 부류 더, 결혼했다는 이유로 보통사람이 되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 결혼을 준비하는 것이 최소한 인간의 도리를 한 것이며, 자신의 능력과 삶의 수준이 보통은 된다며 자만에 빠진 당신들이여, 결코 당신들의 결혼은 당신들의 선택이 아니었음을 나중에라도 깨닫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