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석의 술술 읽히는 한국사
최경석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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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석의 술술 읽히는 한국사 / 한국사를 쉽고 재미있게 시작할 수 있는 입문서.


역사 속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찾아내어 마치 역사 소설을 읽거나 사극 영화를 보는 것처럼 누구나 술술 읽을 수 있도록 썼습니다. -중략

덧붙여, 사건 현장이나 유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느 박물관 등을 답사하면서 독자들이 역사적 의미와 내용을 좀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신경썼습니다. 6쪽



지하철 노선표를 보면 유적지가 그대로 역명이 된 곳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릉'이 붙어 있는 곳만 찾더라도 선릉, 태릉 등이 보이고 몽촌토성 등도 찾을 수 있다.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 엄청 두꺼운 책을 살피고 동영상 강의를 보면서도 정작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유적지에 소홀했었는데 위의 발췌문 내용을 보면 저자도 이런 부분까지 신경쓰며 이 책을 집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나는 시대극 보는 것을 다소 꺼리는 경향이 있다. 재미있고 흥미롭지만 사실유무를 제대로 해두지 않으면 오해한 상태로 믿어버릴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그런 염려없이 역사를 이야기처럼 술술 풀어놓았으니 그런 걱정도 할 필요가 없는 책이기도 하다. 역사가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도 선사시대와 관련된 유물과 에피소드 한 두가지는 기억에 남았을 것이다. 학기의 첫 날 만큼 수업의 열의를 가지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먹도끼 사진과 이야기를 보았을 때 친숙하기도 하고 다시 청소년기로 돌아간 듯한 느낌도 들었다. 슴베찌르개는 당시에도 배웠겠지만 사실 낯설게 느껴졌던 유물 중 하나였다. 신구석기를 가르는 가장 큰 발명품은 토기가 등장이다. 누구나 석기시대 하면 떠올리는 빗살무늬토기가 그렇다. 20세기 일본 학계에서는 토기 대신 질그릇을 쓰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이야기도 책을 통해 배웠다. 이야기처럼 술술, 그리고 재미있는 부분은 '도토리묵을 만들어 먹은 신석기인들'과 같은 흥미로운 사실을 접했을 때였다. 신석기시대에 참나무가 많이 자랐기 때문에 도토리를 쉽게 얻을 수 있었고 동해안 주변, 한강 유역, 하남 등에서 도토리가 출토되었다고 한다. 애니메이션 아이스에이지를 보면 도토리에 목술걸었던 장면들이 떠올라 웃음이 나기도 했다. 주몽설화까지가 1부였다면 2부는 조선시대와 함께 자주 픽션화되는 삼국시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광개토대왕릉비와 관련된 내용은 내가 다닐 때만하더라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시험문제, 그것도 주관식으로 등장 선생님들이 점수를 주기 위해 내는 문제이기도 했다. 저자는 광개토대왕을 '발상의 전환'이란 키워드로 연결하여 이야기하는데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당시 고구려의 위상이 그다지 높지 않았는데 18살의 어린 나이로 왕이된 광개토대왕은 그런 현실에 위축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동아시아 변방국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여 공격적으로 정복활동을 펼치게 된 것이다. 어찌보면 무모하고 지나쳐보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땅을 소유하거나 정복하려던 것이 아니라 중국대륙 및 러시아와 일본까지 진출할 수 있는 요충지를 공략했다는 점을 볼 때 충분히 판을 예상했던 지능적인 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가하면 지난 여름 읽었던 [직설 무령왕릉]이란 책을 통해 급 관심을 갖게된 무령왕릉과 관련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왕릉을 발견하기까지의 과정은 그야말로 드라마라고 볼 수 있고 여전히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이야기로 그런 깊은 이야기보다는 우연의 산물이었다고 흥미위주로 흐른것이 좀 아쉽기는 했다. 물론 실제 어떤 일이 펼쳐졌고, 도굴여부를 두고 확증이 된 것은 아니기때문에 왜곡없는 역사를 공부하고자 할 때는 이런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종교와 상관없이 '원효대사'의 해골물도 꽤 이슈화된 역사이야기도 빠짐없이 등장한다. 그당시 원효대사의 깨달음은 어느면에서 보자면 과거사건이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아들러의 이론과 유사하게 느껴져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 세상의 온갖 현상은 모두 마음에서 일어나며, 모든 법은 오직 인식일 뿐이다." 91쪽


제3부 고려편은 드라마로 익히 잘아는 태조의 건국신화를 시작으로 '관심법'이란 말을 모든 초등학생들에게 설(?)파한 '궁예'가 등장한다.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던 이 드라마를 보면 궁예는 사악하고 이기적인 인물, 왕건은 포용력이 있고 자비로운 인물로 그려지는데 이런 대비가 결코 틀린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왕건이 모반을 꾀하려 했다는 궁예의 짐작과 관련된 예화를 통해 설명해주었다. 제 4부에는 조선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고 대망의 제5부에서는 가슴시린 역사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실 이전에도 외세침략은 끊이질 않았지만 여러가지면에서 체감의 정도가 커서 더 그런것 같다. 무엇보다 대한제국이 건국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까지의 과정을 배우는 시기가 학기말이라 안타깝게도 제대로 배우질 못했다는 것도 변명아닌 변명이 될 수 있다. 일제감정기 시대의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가 최근 많이 영화화되었지만 역시나 서두에 밝힌 것처럼 픽션만을 다룰수는 없어 해당 부분을 별도로 공부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야기로 술술 읽어가는 [최경석의 술술 읽히는 한국사]는 복습은 물론 예습을 위한 책으로도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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