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간 에코페미니즘 챌린지


˝에코페미니스트는 거리의 투사인 동시에 철학자다˝

책의 내용은 총 1~7부, 20장으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 6부까지는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에서부터 과거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진행된 사회,환경운동에 대한 분석과 고찰 그리고 마지막 20장에 이르러 앞으로 우리가 어떤 행위를 취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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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페미니즘
마리아 미스, 반다나 시바 외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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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페미니즘 #에코페미니스트 #인류세 #UN추천도서 #젠더 #창비 #재생종이 #에코페미니즘완독챌린저스



"에코페미니스트는 거리의 투사인 동시에 철학자다"





 

지난 3월~4월에 걸쳐 에코페미니즘 챌린저스를 위한 독서카드를 작성해가며 에코페미니즘을 읽었다. 덕분에 예상보다는 시간이 더 걸렸지만 5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을 완독할 수 있었다. 우선 #에코페미니즘은,


경제위기와 환경위기가 모두 성별화되어 있음을 설명하며 무엇보다 이 책은 왜 각각의 위기가 청년, 고용불안정 노동자, 지리적 주변부에서 온 난민 등 새로운 종류의 정치적 저항을 더 강력하게 만드는지 예견한다. 10쪽


마리아 미스와 반다나 시바의 <에코페미니즘>이 처음 발간된 1993년에 이들이 설명하는 바를 적용시켰다면 좋았을거라는 개정판 서문의 말을 읽으면 알겠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분석, 예견된 사항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어쩌면 이런 이유로 환경과 관련된 움직임을 두고 페니미니즘을 논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던 것이 부끄러웠는지도 모르겠다. 책의 내용은 총 1~7부, 20장으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 6부까지는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에서부터 과거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진행된 사회,환경운동에 대한 분석과 고찰 그리고 마지막 20장에 이르러 앞으로 우리가 어떤 행위를 취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1부에서 기억해야 할 키워드는 '인류세'다. 백인남성주의의 가치관으로 점철된 '자유'의 개념을 확인하는 것과 더불어 인류의 진화와 연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근대과학이 사실상 여성을 상대로 폭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음도 깨닫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해방과 여성해방은 동시에 추구되어야 한다는 2주 '자연해방과 여성해방의 길'편을 주목하게 되었다.


점점 더 심해지는 여성의 저개발은 '개발;에 '참여'가 부족하거나 부적절해서가 아니라, 비용은 감당하되 혜택은 받지 못하는 강제적이고도 불균형적인 참여에 기인하는 것이었다. 개발과 박탈은 환경 파괴적인 식민과정을 증폭시키고 자연의 지속가능한 토대에 대한 정치적 통제의 상실을 가속화했다. 경제성장은 자원이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서 자원을 빼앗아가는 새로운 식민주의였다. 152쪽


자본주의안에서 소득이 높아지고 경제적으로 자유가 보장된다고 할 지라도 실질적으로 여성에게는 오히려 가혹한 사회가 되었다는 내용이 책에 등장한다. 평등화된 것처럼 보이는 사회속에서도 여전히 여성들은 가부장제에 의해 보이지 않는 제재를 당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칩꼬 운동을 하는 여성들의 말처럼 자신들의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의 필수요소인 개발과 화폐로부터가 아닌 물, 산과 같은 자연을 관리하고 유지할 수 있는 현체재의 유지라고 말하는 것이다. 4부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에코페미니즘과 재생산산업과 관련하여 반디나 시바의 여성의 노동과 지식의 원리에 대해 '다양성'을 언급한다. 여성은 생물다양성의 관리자임과 동시에 생산자이지만 서두에 밝힌 것처럼 근대과학에서 부터 새로운 재생산기술은 인종주의적이고 성차별적인 측면이 있음을 알려준다. 


재생산기술자들의 선전은 명백히 여성이 낳은 아이를 '열등한 생산품'으로 격하할 목적을 지닌다. 프랑스의 몇몇 첨단 의사들은 끊임없는 의학적 통제를 받으며 과학적으로 생산되지 않고 '야생적으로'잉태되어 태어난 '평범한 아이'보다 자기들의 시험관 아이가 더 우수하다고 자랑한다. 318쪽


여성의 출산을 연구개발이라는 생산품으로 여기는 것은 그만큼 출산하는 여성을 전락시키고 차별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5부와 6부는 새로운 자유와 자급의 의미에 대해서 설명한다. 최초의 소비자해방운동 중 하나인 일본의 세이까쯔클럽을 통해 그동안 사전적의미로만 알고 있었던 '자급'의 의미와 GATT가 말하는 자유의 개념을 알 수 있는 부분으로 그들이 말하는 자급생활을 위해서는 낭비를 버리고 스스로 절제함과 동시에 나눌 수 있는 지역에 기반을 둔 경제생활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마지막 7부에서 내리는 새로운 비전은 앞서 언급한 환경운동과 여성운동의 사례를 정리하고 이들 활동을 통해 변화되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또 자급적 관점에 대해 올바른 시각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책에서 설명하는 '에코마케팅'의 폐해는 기업이 지원하는 환경운동의 근원을 살펴봐야함을 깨닫게 한다. 사실 에코제품을 생산하기위해 다른 의미의 환경파괴와 자본주의에 입각한 인력관리에 눈을 감아버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환경운동과 실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도 중요하겠지만 애초에 백인남성의 시선으로 정의내렸던 많은 부분들을 올바르게 바로보는 것이 우리가 실천하고자 할 때 가장 우선되는 행동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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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agir 2020-05-09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독챌린저스 성공하셨군요! 멋져요 ‘ㅅ‘
 
창작과 비평 187호 - 2020.봄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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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책의 독특한 점은전통이라는 이름의 고집과, 신앙이라는 이름의 광신, 훈육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가차 없이 폭로하는 주인공이 미국 외부에서 유입된 난민이나 망명자 등 흔히 떠올리는 소수자‘가 아니라, ‘자유와 번영‘의 상징인 미국 내부에 서 자생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이 백인가족 공동체가 보여주는 폐쇄성과 극 우적 편견, 광신이 결국 미국의 줄기세포‘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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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본주의의 역사
앨런 그린스펀.에이드리언 울드리지 지음, 김태훈 옮김, 장경덕 감수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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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난 400년 동안의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 즉 세계의 변방에 있던 13개의 이주지 연합이 어떻게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제대국으로 변신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중략- 우리 시대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문제, 즉 미국이 탁월성을 보존할지 아니면 다른 강대국에게 불가피하게 리더의 자리를 내줄지에 대한 문제를 풀어낼 것이다. 18쪽


앨런 그리스펀, 에이드리언 울드리지의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는 서두에 적힌 내용을 다루고 있다. 프롤로그를 참조하자면 미국은 수백년 전 인구대비나 면적대비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결코 패권을 쥔 강국으로 성장하리란 기대가 없었던 나라였다. 현재 경제적으로 최고의 국가이기도 하지만 기술이나 다른 부분에 있어서도 단연 선두의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아니라 그렇게 성장하기까지 시련도 적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그러한 역사를 뒤로하고 앞으로의 미국은 어떤 모습일지가 책을 통해 가장 궁금한 부분이기도하다. 책의 구성은 1장 상업공화국 (1776~1860년), 2장 두 개의 미국, 3장 자본주의의 승리(1865~1914년), 4장 거인의 시대, 5장 자유방임주의에 맞선 저항, 6장 미국의 본업은 사업, 7장 대공황, 8장 성장의 황금기(1945~1970), 9장 스태그플레이션, 10장 낙관의 시대, 11장 대침체, 12장 쇠퇴하는 미국의 역동성에 이어 마지막으로 결론으로 매듭지었다. 1장에서 12장의 내용을 대략 요약하기 전 이 책의 초점이 '생산성, 창조적 파괴, 정치'라는 세가지 주체에 초점이 맞춰져(26쪽)있음을 밝힌다. 정치와 경제는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지만 간혹 이를 경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고 까지 말하는 걸로 보아 정치와 밀접한 부분이 중요시 됨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정치적인 부분이 잘 드러남과 동시에 우리에게 익숙한 시대들을 좀 더 축약해보자면 2장 두 개의 미국, 남부와 북부시대로 나뉘어졌던 영화로도 익숙한 시대로 북부는 산업, 남부는 목화생산(목화 왕)에 집중했다고 한다. 어쩌면 그런 이유로 남부지역의 노예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목화 왕이 부상하기 전만 해도 노예제가 자연스럽게 소멸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때 노예제 폐지론자들은 노예제를 야만적이라고 비판했고, 자유주의자들은 자유노동이 강제 노동보다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100쪽


저자들의 말처럼 '노예제는 생산성 혁명의 핵심(100쪽)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노예제는 유지되었고 그 잔혹성또한 영화나 소설을 통해 정치나 경제사에 관심이 없는 이들도 잘 알고 있을 정도다. 남북전쟁은 이런 양극으로 나뉘어진 미국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반면 산업발전을 확대시키고 가속화하는데 크게 작용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이 제5장 '자유방임주의에 맞선 저항'에 등장하는 '경화'지폐와 '연화'를 두고 건국 초기부터 논쟁중인 것과 이어진다. 왜냐면 남북전쟁 무렵 은맥발견으로 인해 통화정책에 대한 논의가 더욱 복잡해졌는데 무기를 사들이고 병력을 마련하는 데 있어 다량의 화폐가 유통되기 위해서는 화폐를 제조해야 하기 때문에 이부분을 보면 화폐제조에서부터 전쟁까지 모두 경제와 밀접하며 미국의 자본주의를 둘러볼 때 언급되지 않을 수 없다라는 사실이었다. 책 중간지점에는 내용과 관련된 삽화와 참고사진들이 여러 장 수록되어 있는데 실제 사용했던 화폐나 금을 찾기 위해 애쓰는 노인의 모습 등 이미지로 보는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를 바라보며 그동안 읽었던 내용을 정리하며 보충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말미에 넣지 않고 중간에 넣어준 배려가 고마운 부분이었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면 7장에서 다룬 대공황편을 그냥 지날칠 수 없을 것이다.


공황은 금본위제와 연계된 고정 환율이 뒷받침하는 안정된 세계 질서가 와해된 결과였다. 또한 전쟁이 발발하고 강대국들이 경제적, 재정적 영향력이 분배되는 양상의 변화에 적응하고 지속 가능한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했다. 272쪽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투자와 투기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농민인 경우가 많다. 미국의 대공황시대에도 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유럽 곳곳이 농사를 짓지 못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미국의 농민들은 수요에 맞추기 위해 엄청난 땅을 매입하기 위해 부채를 질 수 밖에 없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바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농민들은 여전히 농작을 위한 땅을 매입했고 그결과 디스플레이션 시기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서 1933년에는 절반에 가까운 농민들이 담보대출을 연체하며 파산하기에 이르렀다. 정치적으로 보자면 이시기에 임기중이었던 허버터 후버 대통령이 대공황으로 인해 큰 시련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당장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물가가 오르고 가계의 부채가 늘어나면 임기중인 지도자를 탓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을 것이다. 이를 정치적으로 잘 해결해낸 대통령이 우리가 잘 아는 루스벨트로 1933년 취임과 동시에 지금까지도 그의 평판은 숱한 실수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지도자로 불려지고 있다. 선거철이면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경제'를 언급하는 것만 보더라도 그 어떤 정책보다 경제를 살리는 것, 당장의 내 통장을 부풀려주는 지도자를 선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대공황을 극복하고 황금기를 맞이했던 시기는 1945년부터 1970년까지로 8장에 해당되는 부분인데 지금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프랜차이즈'형태의 기업이 미국에서 활성화되었던 시기는 1955년 시기로 1954년 맥도날드 레스토랑이 가맹점 형태로 문을 여는 것이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시기는 기회도 많았을 뿐 아니라 그런만큼 불평등도 줄고 도시로 이주하여 더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황금기라고 할 수 있다.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듯 케네디 이후 취임한 린드 존슨의 위대한 사회로의 정책변화는 제대로된 준비없이 결정하는 가벼운 정책으로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았을 뿐 아니라 실제 지나치게 높은 연금정책으로 인해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조건적인 복지에 우려를 표하는 이유도 이런 사례를 통해 점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안타까운 것은 존슨 이후 집권한 리처드 닉슨은 이런 위기에 무료급식, 실업 급여 증액(360쪽)등 복지정책을 더 크게 확대하기에 이른다. 이 시기의 미국의 모습이 다른아닌 1900년대초의 영국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들은 자신을 쓰러트린 복수의 여신으로부터 미국을 구할 새로운 사람을 찾았다. 레이건은 미국을 파괴하는 악령과 싸울 의지를 가졌을 뿐 아니라 미국식 자본주의르리 되살릴 기업인의 힘에 대한 열렬한 믿음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갖추고 있었다. 381쪽

존슨과 닉슨에 의해 무너진 경제를 되살릴 사람으로 선택된 이는 다름아닌 레이건 대통령이었다. 지도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경제라는 것이 확신케 해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 레이건은 국민들의 기대에 맞춰 임기기간동안 GDP가 3분의 1이나 상승(386쪽)했다고 한다. 물론 사회정책에 있어서는 급속도로 폐지 혹은 축속되었음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때 레이건의 정책방향은 기업을 살리는 방식으로 현재 대부분의 자본주의 국가에서 볼 수 있는 정책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업을 살린다는 것은 노조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 사회계약을 바꾸고 경영진의 힘을 키워주는 것, 세제를 개편하는 것등로 말할 수 있다. 10장 낙관의 시기에는 앞서 보여준 사진 및 삽화 등이 마찬가지로 등장하는데 앤드루 카네기의 사진 및 전시중의 코라콜라 광고 등을 통해 대량생산과 관련된 내용을 보여주었다. 미국의 경제회복이 복지사업을 축소하고 기업의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정리하자면 복지국가의 위상이 높아진 현재의 시점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미래에 어떤 모습이 될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부분은 서문에서 내가 이 책을 읽고자 했던 가장 큰 이유가 되기도한다. 저자들은 복지국가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스웨덴의 복지정책과 그 정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또한 그동안의 미국의 역사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결국 높은 기술력으로 지금의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근거로 하여 스웨덴의 방식을 미국사회에 맞게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해준다. 미국 스스로 묶은 족쇄들이 무엇인지는 설명했으니 과연 족쇄를 풀 수 있는 자발적인 힘을 가진 정치적 의지를 가졌는지를 묻는것으로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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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코너 프란타 지음, 황소연 옮김 / 오브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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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다시없을 흑역사처럼 느껴지는 시간도 지나왔다. 하지만 신세 한탄이나 불평을 하려고 여기 선 것은 아니다. 나누려고 나선 것이다. 우리를 서로이어주고 연결해주는 건 바로 인생의 보편적 경험이다. 나는 가끔 절망에 빠지곤하지만 사람들의 안내와 도움을 받아 빠져나온다. 우리의 대화, 우리가 직접 겪은경험, 우리가 나누는 진실이 사다리를 이룬다.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한다. 15쪽




코너 프란타의 <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느낌은 ‘예쁘다’였다. 핑크컬러의 책표지라던가 그 안의 꽃송이 때문이 아닌 그 모든것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흐트러짐’이 이유였다. 저자의 솔직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 책의 내용도 마찬가지로 흐트러져 있기에 아름다워 보였다. 어쩌면 너무나 이른 나이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저자는 스스로도 자신이 누린 모든 경험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삶이 주는 우연과 평범함을 중요시 하는 겸손함도 느낄 수 있었다. 이 글은 짧은 글과 시적 형태를 오고가며 장소에서부터 유년시절의 방황, 연애 그런가하면 실연으로 이어지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그의 삶 면면이 지속적으로 드러난다. 그렇다고 눈에 띄는 일 없이 평범하게만 살아온 사람들이 공감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저자에게는 일상의 소중함을, 내면으로 들어가 심연을 들여다볼 줄 아는 겸손함이 있었다. 자기가 머물고 있는 지역은 누구라도 여행하듯 관찰자 입장에서 바라보기 시작하면 더이상 ‘동네 산책’정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 저자는 이를 ‘나만의 행복한 장소’라고 불렀다. 어릴 때부터 일정을 짜는 것을 즐겼다는 부분에서는 반가운 마음도 든다. 저자처럼 계획한 것을 지켜가는 좋은 습관까진 없지만 적어도 ‘나는 아는 것이 쥐뿔도 없다’라는 주제파악은 하고 있기에 무엇을 얼마나 더 알아가야하는가, 배우려고 할 때 무엇부터 시작해야하는지를 고민하는 일이 즐겁다는 것은 알고 있다.






저자에게도 런던이 첫 여행지였던 것 처럼 내게도 혼자서 떠난 해외여행지는 런던이 처음이었다. 퇴사를 하고서도 시간이 제법 흐른뒤라 나또한 보내야 할 메일도 없었고 그야말로 완벽하게 혼자일 수 있었던 그리하여 독립심이 마구잡이로 성장한 그곳. 관계를 가볍게 여기지 않으면서도 결국 삶속에서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자신 뿐임을 거듭 강조하는 저자를 보면서 이중적인 감정이 들었다. 유년시절 부모님이 문을 닫고 나간 방안에서 홀로 소리치던 꼬마아이를 보는 안타까움과 어린 나이지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계획을 지키는 것과 의존하는 것이 아닌 나눌 줄 아는 어른스러움을 향한 부러움. 이런 이중적인 감정은 어쩌면 이 책의 제목과 내용에서 비롯된 가장 솔직한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침묵을 즐기면서도 내 사람이다 싶은 사람에게는 절제 없이 솔직해진다는 저자의 성향을 한 가지의 느낌으로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덕분에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얻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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