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바꾼 가족 책쓰기 - 가문의 지혜를 남기는 유일한 방법
장영광 외 지음 / 청춘미디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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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고 나니 세상이 달라 보입니다."

왜그럴까요? 책부터 써내면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정리됩니다.

과거부터 정리해야 할 것이 하나씩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13쪽

 

책을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곳을 다 가볼수도 없고 모든 일을 경험할 수 없는 제한적인 조건에서 살아가야 하는 인간에게 정말 유용한 '도구'다. 그렇다면 책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장영광 외 강병준 가족이 쓴 [내 인생을 바꾼 가족 책쓰기]는 책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용과 가족에 대해 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기록의 한 방편으로 책쓰기를 권한다. 우선 책을 쓰는 것이 좋은것이 아니라 반드시 써야한다고 강조하는 점이 눈에 띈다.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다보면 미처 깨닫지 못했던 과거의 후회와 좋았던 부분을 정리하면서 고쳐야 할 부분, 더 배워야 할 부분등을 파악할 수 있어 앞으로 살아가는데 목표와 계획을 분명하게 세울 수 있어 좋다. 마찬가지로 가족의 이야기를 함께 쓴다는 것은 가족이 나아가야 할 목표점, 지향점을 알 수 있어 구성원들이 서로서로의 몰랐던 부분을 파악할 수 있어서 유익하다.

 

첫째, 자녀와 함께할 가족 공동 목표가 생긴다

둘째, 자녀는 부모님의 삶과 사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셋째, 부모는 자녀의 생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넷째, TV를 보는 시간보다 가족끼리 대화 시간이 많아진다

다섯째, 가족이 과거가 아닌 미래를 함께 바라보게 된다

여섯째, 사진보다 더 귀한 이야기를 후손에게 남길 수 있다

일곱째, 돈보다 백배로 소중한 가문의 지혜를 남길 수 있다

 

엄청난 시간과 돈을 들여서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친목을 다지는 경우가 많지만 매주 주말마다 카페에 모여 서너시간씩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친목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이자마자 이야기가 술술 나오지는 않는다. 어느정도 적응기간이 필요하고, 대화를 이끌어가는 리더 구성원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이것만으로 책을 완성시키기에는 힘들 수 있기에 코치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구구절절 좋은 말들이 참 많지만 안타깝게도 이 책은 그다지 읽기 편한 책은 아니다. 우선 네명의 필자 중 장영광이라는 저자의 경우 '회장님'이란 단어를 너무 자주 등장시킨다. 물론 가족책쓰기가 좋은 사례라는 것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군대에서 강연했을 때 장병이 보낸 편지를 그대로 옮긴다면서 '회장님'이란 자신의 직위를 그대로 빈번하게 노출하는 것이 독자입장에서는 편안하지 않았다. 저자님, 작가님 혹은 강연을 했으니 강사님 정도면 충분했을 것 같다. 뿐만아니라 자신의 강연이 아무리 좋았다고 하더라도 반복된 자화자찬과 책쓰기에 이점이 너무 반복되어서 책쓰기 코치라면 적어도 1/3 가량 편집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장영광 저자외에 강병준 가족의 경우도 지나치게 장영광 저자의 필체를 답습하고 있다고 느꼈다. 우선 저자들 외에는 책쓰기에 관심도 없고 타인에 관심만 쫓고 성공에 눈먼 사람들처럼 몰아세우듯 말하는 것이 읽고 있는 내가 무슨 큰 잘못이라도 하고 훈계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 책쓰기의 좋은 점이 이렇구나, 써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지금까지 시도하지 못했던 것이 엄청난 죄인 것처럼 몰아가니 막판에는 내가 인생을 정말 크게 잘못살았나 싶은 느낌마저 들었다. 특히 강병준 저자의 두 따님의 문체가 '회장님'이라 불리는 장영광 저자의 필체를 그대로 옮겨오다보니 연로하신 회장님의 자서전을 보는 듯한 느낌까지 아쉬운 점이 많았다. 좋은 소재와 공감가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편집과 문체, 어투가 아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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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지옥 여행기 단테의 여행기
단테 알리기에리 원작, 구스타브 도레 그림, 최승 엮음 / 정민미디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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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지옥여행기는 1300년 부활 주일 전날 밤 35살의 시인 단테가 로마의 최고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로 지옥 내부를 둘러본 내용을 담은 단테의 [신곡]을 소설화한 책이다. 지옥여행기, 연옥여행기, 천국여행기 등 3권으로 분리된 책 중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지옥편이다. 성모마리아가 베아트리체를 그리고 그녀의 부름으로 9개의 지옥 중 '림보'에 있던 베르길리우스가 단테의 안내를 맡게 되었는데 림보에 있는 영혼들은 생전에 사람들로부터 추앙을 받고 의로운 삶을 살았으나 미처 세례를 받지 못해 원죄를 씻지 못한 영혼과 너무 이른 나이에 죽어서 세례를 받지 못한 어린 영혼들이 머무는 곳이 었다. 불구덩이, 얼음계곡, 마귀들의 쇠꼬챙이와 같은 무시무시한 형벌은 없는 곳이라 이승보다 어쩌면 나은것이 아닌가 싶을수도 있지만 주님을 뵙지 못하고 어두운 곳에서 끝도 없는 영원을 견뎌내야 하기에 지옥임이 분명했다. 무엇보다 빛이 없는 암흑 그 자체만으로도 크나큰 형벌을 받는 것이다. 림보를 지나 한 단계씩 더 큰 죄로 인해 그만큼 무서운 벌을 받게 되는 영혼들을 만날 때면 단테의 마음이 연민으로 가득 차 눈물도 흘리곤 한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베르길리우스는 그를 크게 꾸짖는다. 그들에게 연민을 갖는다는 것은 그들의 죄에 비해 형벌이 가혹하다는 뜻이고, 그것은 달리 말하면 하느님께서 내리신 벌이 합당치 아니하다는 말이기 때문에 주님의 뜻을 거역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만큼 괴로운 영혼들이라 할지라도 자유의지를 주어 충분히 운명의 신의 뜻을 거역해 바르고 어질게 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형벌을 선택한 것이기에 그들에게 연민의 정을 느낄필요가 없는 것이다. 물론 친척이나 지인이 그곳에서 괴로움을 당한다면 어쩔 수없이 안타까운 마음이 들테지만 신곡을 통해 단테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지옥이 이토록 무섭고, 형벌이 주어짐은 과하고 덜한것이 없이 우리가 이 생에서 저지른 죄악에 맞춘 것이니 죄를 짓고 살지 말자고 권하는 것인만큼 자기삶을 반성하고 뉘우쳐야한다. 물론 죄를 지은 후 크게 반성하고 뉘우치며 살았더라도 그 죄가 너무 크고 과하면 지옥에 갈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말로써 하는 죄가 그리 크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심지어 위조지폐를 발행하는 것도 남을 죽이는 죄보다는 가볍다고 생각하는데 지옥편을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위조지폐를 만들게 되면 선한 사람, 노력하는 무구한 사람들이 피해를 받게 되고 자신만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죄로 내몰게 하는 것도 아주 큰 대죄이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들의 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몸이 나무로 변하여 영원토록 새에게 살점이 뜯겨지는 고통을 당하는 형벌을 받게되는데 그원인이 설사 억울한 누명이었더라도 용서되지 않는다. 사람이 죽은 이후에는 '자유의지'를 박탈당하기 때문에 아무리 죄를 뉘우쳐도 용서받을 수 없으니 살아있는 동안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예수님을 배신했던 가롯유다의 형벌은 삽화없이 활자로만 읽어도 고통이 전해질 정도로 참혹했다.


사실 가장 읽고 싶었던 편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기도를 통해 어쩌면 천국에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연옥여행기였다. 세례를 받았으나 천국에 불려지기에는 애매한 사람들이 가게되는 연옥. 그곳에서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기도가 그들을 도울 수 있다고 한다. 우리의 기도가 얼마나 많은 영혼을, 안타까운 영혼을 구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원작인 단테의 신곡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발행인의 말처럼 너무 난해하고 부담스러워서 아예 엄두조차 읽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소설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이 책을 먼저 읽어보는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이 책을 읽고나니 원작을 읽어볼 수도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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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민음사입니다.

신간 도서 『탐독』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우리 시대의 예술가와 학자를 만든 책의 위력을 말하다

활자 중독자임을 자처하는 저자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책을 통해 ‘진짜 사람들’을 찾고 만나는 일. 저자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당신을 바꾼 단 한 권의 책은 무엇입니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이다. 김영하, 조너선 프랜즌, 정유정, 김중혁, 움베르토 에코, 김대우, 은희경, 송호근, 안은미, 문성희. 소설가, 철학자, 영화감독, 사회학자, 무용가, 요리 연구가 등으로 직업은 다르지만, 저마다 자기 분야에서 성취를 이룬 우리 시대의 대표 예술가와 학자 들이다. 모두가 책의 위기를 말하는 지금, 10인의 예술가와 학자가 들려주는, 책을 매개로 한 마법과도 같은 순간과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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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  5월 9일(월) ~ 5월 12일(목)

   당첨자 발표  :  5월 13일(금)

   발송  :  5월 16일(월)

 

2. 모집인원  :  5명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 (필수)

- 스크랩한 이벤트 페이지를 홍보해주세요. (SNS필수)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개인블로그'와 '알라딘' 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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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점프!
필리프 홀스먼 지음, 민은영 옮김 / 엘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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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가면 뒤에 숨기고 있는 것을 알아내기 위해 여러 방법들을 고안해냈다. 정신분석이나 최면술, 또는 자백 유도 약물을 사용하기도 하고, 로르샤흐 테스트나 연상검사 등을 하기도 한다. 사진가인 나는 이런 것들에게 새로운 심리학적 도구를 추가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 새로운 학문을 '점프학'이라 부르고 싶다. 8쪽



 

 

 

 


자신의 모델이 되어준 사람들에게 '점프'를 요청하면서 그들의 반응은 저마다 달랐다. 점프를 어떻게 하느냐는 나중문제였다. 제일 처음 점프요청을 했던 포드부인의 경우 부탁을 하면서도 주저했다. 하지만 그녀는 잠시 사람들에게서 벗어난 뒤 힐을 벗고 몇번이고 점프를 해준 것이다. 다른 설명도 필요없이 우리는 그녀의 반응만 보더라도 호불호를 나눌 수 있지 않을가. 놀라운 것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점프를 요구했을 때 상대방의 반응으로 그의 성격을 알아맞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치유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가령 부끄러움을 타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경직된 모델을 만나도 저자는 점프를 시켰다. 점프를 몇 번 하다보면 그들이 쓰고 있던 가면이 벗겨졌던 것이다. 점프를 한 이후에 모델이 되어준 사람들이 남긴 어록도 만만치 않은데 '로맹 가리'의 경우는 자신을 완전히 표현한 것 같지 않다는 이유로 다시 한번 점프를 하고 싶어했고, 러니드 핸드 판사의 경우는 점프를 요구 했을 때 자신의 건강상의 문제로 주저하는 것을 설득하고 촬영에 들어갔을 때는 정작 자신이 그의 점프하는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점프를 하다가 죽어도 나쁘지 않겠다라는 판사의 말 때문이었다. 점프를 권했던 사진작가와 이에 응하는 판사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다면 나 또한 눈물을 훔쳤을 것 같다. 분위기를 전환해서 책을 보며 함박웃음을 짓게 해준 모델들도 많았다. 윌리엄 홀든이란 영화배우는 작가에게 지팡이를 부탁하더니 비팡이를 뛰어넘는 점프를 선보였다. 사진을 봐도 놀라울 정도의 높이라 액션배우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마릴린 먼로의 경우는 두발을 뒤로 하고 뛰어서 사진만 보면 조금 공포스러울 정도인데 촬영 당시에는 그렇게 점프한 먼로에게 다시 뛰어보라고 불평했다며 아쉬워했다.



 

 지금까지는 점프를 권했을 때 흔쾌히 받아주었던 아니었던 일단은 점프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나 하지 않았던 사람들에 이야기가 이어졌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저자와는 달리 나는 그들의 상황과 직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지 않을까 하며 이해가 되었다. 배우나 학자 혹은 선수, 사업가들에게는 점프가 오히려 쉬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먼로역시 점프하는 모습에서 성격이 드러난다는 말에 다시 뛰지 못했던 것처럼 그들은 자신들의 가면을 자기의지로만 벗을수가 없었던게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이제 슬슬 점프학이라고 할만한 근거가 무엇인지 좀 더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왔다. 사람은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있고, 그런 행동을 통해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성향을 발견하기도 한다. 점프도 마찬가지다. 아주 찰나이긴 해도 그 행동을 통해서 우리는 그의 성격이나 성향을 어림잡아 볼 수 있는데 저자는 잭 카슨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잭 카슨의 점프 사진을 보면 마치 커다란 옷을 입고 뛴 것처럼 옷과 몸이 따로 놀고 있는데 저자는 마치 옷에서 벗어나와 몸만 솟구치는 것과 같다며 잭 카슨이 날씬하고 젊게 자신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데니스 데이의 경우는 점프할 때 좌우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데 이런 모습이 서로 다른 두가지의 성격을 소유하고 있을거라고 짐작했다.

 

 

 

 


신체별, 직업별로 조금씩 차이가 나거나 동일성이 느껴지는 점프사진이 연이어 나오는데 가장 맘에든 사진은 역시 책을 좋아해서 그런지 영국의 배우이자 극작가인 피터 우스티노프의 점프 사진이었다. 점프하는 동안에도 책을 쥐고 독서하는 모습이라니 맘에 안들수가 없다. 점프학이라고까지 하기에는 너무 과장된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책을 읽다보면 점점 그런 생각은 사라지고, 점프하는 모습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사실도 놀랍고 과연 나는 어떤 모습으로 점프할지도 궁금한 것은 물론 과연 작가가 내게 권했을 때 망설임없이 응했을까 하는 의문도 생겼다. 점프학, 정말 간단하고 빠르게 상대방이 가면뒤에 숨은 진실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긴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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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CEREAL Vol.11 - 영국 감성 매거진 시리얼 CEREAL 11
시리얼 매거진 엮음, 이선혜 옮김, 박찬일 글, 선우형준 사진 / 시공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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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는 요리사이자 전직 기자출신 작가 박찬일과 함께 콜라보가 이뤄졌다. 그 덕분에 다른 호와 비교했을 때 훨씬 더 많은 '맛'을 접할 수 있었고 '맛을 기억하는 4가지 방식'이란 컬럼덕분에 추억을 꺼내 맛을 그려볼 기회도 있었다.


"부엌에 칼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40 쪽


음식을 시작하면 재료를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도 맞지만 예전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각종 도구에 눈길이 가는 것이 이전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칼만 있으면 대략적으로 볶음밥, 된장찌개 정도의 조리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지만 그 외에 부침개, 머랭치기등을 하려면 그에 걸맞는 도구가 있어주면 훨씬 손쉽게 조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찬일 작가는 다양한 도구를 접하게 된 계기가 이탈리아에 갔을 때 관련 도구를 새롭게 익히면서 부터였다고 말한다. 언어가 달라지면서 도구를 부르게 되는 말도 달라지는데 희안하게도 다르게 부르면 전혀 다른 도구가 되는 것처럼 느껴ㅣ기도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한국에 없는 것이 존재하는데 우리는 '체'라고 통일해서 부르는 도구를 서양에서는 '시누아'라는 도구가 동원된다고 한다. 생김새를 묘사하자면 고깔꼰처럼 생긴 모양인데 구멍이 숭숭 뚫여있어 체의 역할을 하는 조리도구로 중국인이 쓰고 있어 모자에서 따온 말이라고 한다.


앞쪽에 소개되었던 컬럼 중 리처드 아슬란이 기고한 '베네세 아트 사이트 나오시마'를 빼놓기는 정말 아쉽다. 나오시마 섬은 단행본으로 출간 될 만큼 이제 국내에도 아는 이가 많은 전형적인 '아트 사이트'다. 산업 폐수로 인해 버려진 섬에 예술작품을 들여오고 작가별로 작품을 모아놓은 갤러리를 형성한 그곳은 국내 작가의 갤러리도 입점해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베네세 하우스, 국내에서도 여러번 전시를 했을 뿐 아니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앞 마당에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번기사에는 안도 다다오의 이야기를 중점해서 실렸기 때문에 건축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좋아할 것 같다.


맛있는 페이스트리는 좋은 추억을 불러낸다. 슈퍼마켓 지연댈에 힘없이 늘어져있는 샌드위치와는 다르다.151쪽


여행지로는 오스트리아 비엔나가 메인기사로 실려있다. 오스트리아 하면 떠오르는 것 중 '왈츠'를 빼놓을 수 없는데 괴테의 문학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언급한 춤이 다름아닌 왈츠였다. 왈츠하면 풍성한 드레스를 입은 귀족 여성들이 먼저 떠올랐는데 의외로 귀족들의 사랑을 받기 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 이유가 빠른 춤이 건강을 해칠 수 있으며 도덕적으로 음탕하다는 이유였다. 비엔나는 이와는 달리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을 통해 비엔나가 음악의 중심지라는 명성을 얻는 데 이바지 했다.(143쪽)'고 한다. 이후 오스트리아 왕정이 국민을 억압하면 할 수록 비엔나 사람들에게 왈츠가 도움이 되었고, 춤 자체에 대한 애정뿐 아니라 왈츠곡도 함께 사랑받을 수 있었다. 지난 호에서 비엔나 페이스트리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언급되었는데 이번 호에도 빠지지 않고 일러스트와 함께 실려있다. 왈츠만큼이나 독창적이고 까다롭다는 수식어와 함께 실린 비엔나 페이스트리는 프렌치 페이스트리와 데니시 페이스트리의 모태가 되었다고 한다. 데니시는 덴마크의 유명한 빵으로 너무나 바빴던 덴마크가 부족한 일손을 메우려고 오스트리아 제빵사를 받아들이면서 시작되었고 이런 영향을 받았음을 프랑스와는 달리 인정했다고 한다. 비엔나 기사는 음악과 왈츠 그리고 비엔나 페이스트리가 계속 연이어져 흘러나오기 몸과 마음이 전부 허기가 진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시리얼은 얼핏 보기에는 사진만 멋진 잡지처럼 느껴지지만 호가 거듭할수록 컨텐츠의 풍부함과 깊이에 놀라게 된다. 한국계 편집자 덕분인지는 몰라도 국내 작가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의 시도좋지만 역시나 다른 잡지나 여행서에서는 만날 수 없는 기사내용의 두둑함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이번 호도 긴 시간 행복하게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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