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단테의 지옥 여행기 ㅣ 단테의 여행기
단테 알리기에리 원작, 구스타브 도레 그림, 최승 엮음 / 정민미디어 / 2015년 7월
평점 :
단테의 지옥여행기는 1300년 부활 주일 전날 밤 35살의 시인 단테가 로마의 최고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로 지옥 내부를 둘러본 내용을 담은 단테의 [신곡]을 소설화한 책이다. 지옥여행기, 연옥여행기, 천국여행기 등 3권으로 분리된 책 중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지옥편이다. 성모마리아가 베아트리체를 그리고 그녀의 부름으로 9개의 지옥 중 '림보'에 있던 베르길리우스가 단테의 안내를 맡게 되었는데 림보에 있는 영혼들은 생전에 사람들로부터 추앙을 받고 의로운 삶을 살았으나 미처 세례를 받지 못해 원죄를 씻지 못한 영혼과 너무 이른 나이에 죽어서 세례를 받지 못한 어린 영혼들이 머무는 곳이 었다. 불구덩이, 얼음계곡, 마귀들의 쇠꼬챙이와 같은 무시무시한 형벌은 없는 곳이라 이승보다 어쩌면 나은것이 아닌가 싶을수도 있지만 주님을 뵙지 못하고 어두운 곳에서 끝도 없는 영원을 견뎌내야 하기에 지옥임이 분명했다. 무엇보다 빛이 없는 암흑 그 자체만으로도 크나큰 형벌을 받는 것이다. 림보를 지나 한 단계씩 더 큰 죄로 인해 그만큼 무서운 벌을 받게 되는 영혼들을 만날 때면 단테의 마음이 연민으로 가득 차 눈물도 흘리곤 한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베르길리우스는 그를 크게 꾸짖는다. 그들에게 연민을 갖는다는 것은 그들의 죄에 비해 형벌이 가혹하다는 뜻이고, 그것은 달리 말하면 하느님께서 내리신 벌이 합당치 아니하다는 말이기 때문에 주님의 뜻을 거역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만큼 괴로운 영혼들이라 할지라도 자유의지를 주어 충분히 운명의 신의 뜻을 거역해 바르고 어질게 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형벌을 선택한 것이기에 그들에게 연민의 정을 느낄필요가 없는 것이다. 물론 친척이나 지인이 그곳에서 괴로움을 당한다면 어쩔 수없이 안타까운 마음이 들테지만 신곡을 통해 단테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지옥이 이토록 무섭고, 형벌이 주어짐은 과하고 덜한것이 없이 우리가 이 생에서 저지른 죄악에 맞춘 것이니 죄를 짓고 살지 말자고 권하는 것인만큼 자기삶을 반성하고 뉘우쳐야한다. 물론 죄를 지은 후 크게 반성하고 뉘우치며 살았더라도 그 죄가 너무 크고 과하면 지옥에 갈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말로써 하는 죄가 그리 크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심지어 위조지폐를 발행하는 것도 남을 죽이는 죄보다는 가볍다고 생각하는데 지옥편을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위조지폐를 만들게 되면 선한 사람, 노력하는 무구한 사람들이 피해를 받게 되고 자신만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죄로 내몰게 하는 것도 아주 큰 대죄이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들의 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몸이 나무로 변하여 영원토록 새에게 살점이 뜯겨지는 고통을 당하는 형벌을 받게되는데 그원인이 설사 억울한 누명이었더라도 용서되지 않는다. 사람이 죽은 이후에는 '자유의지'를 박탈당하기 때문에 아무리 죄를 뉘우쳐도 용서받을 수 없으니 살아있는 동안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예수님을 배신했던 가롯유다의 형벌은 삽화없이 활자로만 읽어도 고통이 전해질 정도로 참혹했다.
사실 가장 읽고 싶었던 편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기도를 통해 어쩌면 천국에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연옥여행기였다. 세례를 받았으나 천국에 불려지기에는 애매한 사람들이 가게되는 연옥. 그곳에서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기도가 그들을 도울 수 있다고 한다. 우리의 기도가 얼마나 많은 영혼을, 안타까운 영혼을 구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원작인 단테의 신곡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발행인의 말처럼 너무 난해하고 부담스러워서 아예 엄두조차 읽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소설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이 책을 먼저 읽어보는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이 책을 읽고나니 원작을 읽어볼 수도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