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역사학자 유 엠 부틴의 고조선 연구 - 고조선, 역사.고고학적 개요
유리 미하일로비치 부틴 지음, 이병두 옮김, 유정희 해제 / 아이네아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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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중, 고의 역사 교육을 받아 온 한국인이라면 '고조선'을 역사의 영역에 넣어야 할지, 신화의 영역에 넣어야 할지 고민하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히 '한국의 역사'로 배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고전을 '얼만큼' 역사의 영역으로 봐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단군과 관련된 곰과 호랑이 설화라던가)

<러시아 역사학자 유 엠 부틴의 고조선 연구>는 아주 독특한 책이다. 제목 그대로 러시아의 역사학자 '유 엠 부틴'이 '고조선'에 대해 저술한 책으로, 이 책이 최초 출간된 것은 1982년의 일이라고 한다. 서구의 역사학자가 고조선을 연구한 것도 흥미로운데, 그것의 시기가 무려 1982년이라니 더욱 흥미롭다. 더불어 이 책은 한국의 연구는 물론 북한의 연구까지 담겨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가 넘친다.

내용적으로 살펴보면 1장에서는 '조선'이라는 말의 기원, 그리고 고조선의 지리적, 인종적 구성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이어지는 2장에서는 문헌 자료에서 등장하는 고조선에 대해서 알아본다. 3장에서는 청동기~철기 시대의 고조선의 모습을 알아보며, 마지막 4장에서는 고조선의 사회적, 경제적 구성 등을 살핀다.

사실 읽기에 쉽거나 편한 책은 아니었다. 마치 전공 서적처럼 내용이 쉽지 않았고, 문장들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대중 역사서처럼 친절한 서술로 쓰여진 책이 아니었으며, 말 그대로 '연구'를 위한 책이었기 때문에 그랬다.

하지만 역사를 좋아하고, 또 고조선에 깊은 관심있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과거에 출간되었다가 절판되어 구하기 힘들었던 책인데 이번 기회에 재 출간이 된 것이라고 하니 그 자체만으로도 무척 값지고 소중한 기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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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는가 - 불평등과 혐오를 조장하는 알고리즘 시대의 진실을 말하다
사피야 우모자 노블 지음, 노윤기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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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기는 차별과 혐오, 불평등의 시대이다. 물론 인류가 점차 쌓아온 시간이 많아지면서 차별과 혐오, 불평등이 줄어들었다는 것에는 나도 분명히 동의한다. 노예제 시절보다는 지금이 불평등이 훨씬 적다고 말하는 것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런 반론을 할 수 있다. 차별, 혐오, 불평등은 그것을 발산하는 형태만 바뀌었을 뿐이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이다. 태어나면서부터 건물주가 된 사람의 예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는 충분히 불평등하다.

여기에 도해 '차별, 혐오, 불평등'이 점점 '발견'되고 있기에 나는 현 시대를 '차별, 혐오, 불평등'의 시대라고 말한 것이다. 어떠한 개념은 그것을 명명할 때 비로소 존재감을 더욱 크게 갖는다.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여성험오'라는 단어를 마주할 때마다 우리 사회가 발견한 불평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구글은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는가>는 정보학을 전공한 사피야 우모자 노블 작가가 '구글 검색 알고리즘 속 여성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구글 검색창에 흑인 소녀 (black girl)을 검색했을 때 나온 검색 결과에 크게 놀라며 이 책을 쓸 소재를 얻게 된다. '흑인 소녀'의 첫 번째 검색 결관느 바로 포르노사이트였던 것이다.

우리는 네이버의 검색 결과에 대한 비판을 쉽게 한다.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편협하고 편향적인 정보 혹은 광고를 주로 노출시킨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런 경우 함께 제공되고 하는 것이 구글의 검색 결과이다. 보통 그럴 때 말하는 구글의 검색 결과는 네이버 대비 훨씬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구글이라는 세계 최대의 검색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검색 정보들이 결코 객관적이거나 정확하지는 않은 것 같다. 더불어 그런 차별, 혐오, 불평등을 은밀하게 담고있다는 점에서 더욱 악질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 이후 정보 기술, 데이터 등에서 우리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 시대에 조금이나마 현명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갖고 싶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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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세계 : 세상 별별 춤을 찾아 떠나는 여행 - 2020 세종도서 인문 선정도서
허유미 지음 / 브릭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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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정말 많은 여행책이 있다. 단순히 여행을 기록한 여행기~여행 수필부터,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과 정보, 팁이 가득한 가이드북,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모은 사진집 등등. 이렇게 다양한 여행 관련 책들이 출간되다보니 여행책들 각자가 가져야 하는 개성은 더욱 더 필수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다른 책들과 큰 차이가 없다면 굳이 그 책을 읽을 필요는 없으므로.

<춤추는 세계>는 그런 맥락에서 아주 독특한 여행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특별한 조미료'로 첨가한 것은 바로 '춤'이다. 저자 허유미는 무용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춤'이 업인 사람이다. 작가는 자신이 한 세계 여행을 '춤'이라는 테마로 정리해 글을 써서 책을 낸다.

이 책에서 작가가 여행한 곳들은 우리가 익숙하게 가는 곳도 있고, 낯선 곳도 있다. 인도, 일본, 중국 등은 우리에게 익숙한 나라지만, 로잔, 카자흐스탄, 알바니아 등은 다소 낯설다. 하지만 세계의 어떤 나라에도 전통춤은 존재한다. 전통춤이 아니어도 어떤 형태든 춤은 존재한다. 그것은 인간이 자신의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본능적이고 기본적인 '발산'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세계의 다양한 곳을 여행하며 자신이 느꼈던 세계의 춤에 대해 서술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독특하고 매력이 넘친다.

평범하게 여행을 하고, 그 나라와 방문한 곳을 소개하다가도 이야기는 갑자기 춤으로 흐른다. 방문한 나라의 전통 춤의 역사와 개성에 대해 설명해주는데, 역시 춤을 전공으로, 업으로 삼은 작가답게 그 이야기가 무척 생생하다.

단순하게 여행을 하고, 그 과정을 적은 여행책이 지겹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독특하고 흥미로운 여행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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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인공지능 해부도감 - 그림으로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AI의 모든 것
인포비주얼연구소 지음, 전종훈 옮김 / 더숲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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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단어들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기술들은 현재 우리의 삶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고, 앞으로 그 영향력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AI나 인공지능 따위를 '설명할 수 있는가' 하면 그것은 물음표이다. 나 또한 대략적으로는 인공지능에 대해 알고 있어도, 그것의 정확한 원리를 다른 사람에게 말해주긴 어렵다. 왜냐면 내가 그것을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 <청소년을 위한 인공지능 해부도감>은 제목 그대로 '인공지능'에 대한 개론서이다. '청소년'을 주요 독자층으로 제작된 책이나, 담고 있는 내용은 인공지능이 낯선 초심자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이 책은 일본의 '인포비주얼 연구소' 라는 곳에서 제작되었는데, 이름 그대로 어떠한 개념을 '인포그래픽 + 비주얼 + 디자인' 으로 전달하는 책을 주로 만드는 팀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는 글은 물론 다양한 사진, 디자인 이미지 등을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글과 사진 한 장을 덜렁 주는 게 아니라, 상당히 잘 디자인 된 인포그래픽을 제공한다는 점이 흥미롭고 특이할 만 하다. (쉽게 말해 글은 적고, 그것을 이해하기 위한 이미지는 많다는 뜻) 제목 그대로 인공지능의 개념을 독자에게 쉽게 전달해준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에 끼치는 영향은 아마 결코 작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점점 커져가는 인공지능의 영향력 앞에 대처할 수 있는 우리의 자세는 가장 먼저 그것을 알고, 이해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첫 걸음을 내딛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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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해피엔딩 - 우리, 어떻게 가족이 된 걸까? 블랙홀 청소년 문고 10
수진 닐슨 지음, 김선희 옮김 / 블랙홀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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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학이 갖는 특유의 '맑은 느낌'을 좋아한다. 동시에 나이가 먹으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바뀌었지만, 적어도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는 그러한 '희망'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하루는 어떤 일이 생길지 기대되는 그 느낌말이다.

캐나다 작가 수진 닐슨이 쓴 <내일은 해피엔딩>은 책 표지부터 청소년 문학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 책은 표지에 있는 두 주인공 '스튜어트'와 '애슐리'의 이야기이다. 아버지와 둘이 살아가고 있는 스튜어트(편부 가정)가 엄마와 둘이 살아가고 있던 애슐리(편모 가정)이 만나서 가족을 이루게 된다는 이야기가 주 줄거리이다.

사실 현대 사회는 점점 크게 변해가며 전통적인 '가정'이라는 것의 모습 또한 허상이라는 것이 이젠 상식이 되어 버렸다. 엄마-아빠의 아래에 남매가 있는 전통적인 형태의 '가족'은 더 이상 '평범한' 것이 아니다. 편부, 편모 형태의 가정도 아주 많고 흔하며, 그 이상의 것들도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런 세상의 흐름 속에서 그러한 것들을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해주는 것도 문학이 해야 하는 일 중 하나이다. 편모, 편부 가정의 아이, 그리고 재혼 가정의 아이 등의 심리 묘사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그것이 결코 낯설고 이상한 형태의 가정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책을 비롯해 여러 미디어들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만큼 그러한 일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영화, 드라마, 게임 등에 부는 PC 바람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새로운 만남은 늘 갈등을 동반한다. 그것이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관계일 경우는 더욱 그렇다. <내일은 해피엔딩>은 그러한 만남에 대한 관계에 대한 묘사가 재미있고, 흥미로우며 적절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청소년은 물론 성인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즐거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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