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리다가 오늘 하루도 마지막날처럼 지나간다.
너를 기다리다가 사랑도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바람은 불고 강물은 흐르고 어느새 강변의 불빛마저 꺼져버린 뒤
너를 기다리다가 열차는 또다시 내 가슴 위로 소리 없이 지나갔다.
우리가 만남이라고 불렀던 첫눈 내리는 강변역에서
내가 아직도 너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나의 운명보다
언제나 너의 운명을 슬퍼하기 때문이다.
그 언젠가 겨울산에서 저녁별들이 흘리는 눈물을 보며
우리가 사랑이라고 불렀던 바람 부는 강변역에서
나는 오늘도 우리가 물결처럼 다시 만나야 할 날들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