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6쪽을 읽고 있다. 진도는 죽죽 나간다. 그러나 다 읽고 글을 쓰면 책을 엄청 오래 뒤져야 할 듯하다. 일단! 개정판 서문이 꽤 긴데 이것만 읽어도 느낌 팍팍! 몇 군데 가져온다. 좀더 옮기고 싶지만 길어지므로.
"일반적으로 여성은 서로에게 심리적·사회적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서로에게 너무 많이 바라는 경향이 있다.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하찮은 실수, 가장 사소한 실망은 종종 확대되어 분개로 이어진다. 여성은 요정들의 대모에서 순식간에 사악한 계모가 될 수 있다. 또한 여성은 남성을 비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다른 여성을 비난하는 것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35~36)
"'식민화'는 피식민자들이 식민자들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만한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자원은 피식민자들을 풍요롭게 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 피식민자들은 식민자들의 일을 해준 대가로 약간의 돈을 번다. 또한 식민자들을 모방하고 그들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한다. 식민자들이 본질적으로 우월하고 피식민자들은 열등하며, 자신들이 식민자들 없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진심으로 믿는다.
많은 여성들이 아직까지도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며 여성은 남성 없이는 무가치하다고 믿는다. 식민화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여성은 스스로에게 더욱 가혹하다. 여성들은 서로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면서도 그런 기대에 조금만 모자라거나 그런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다른 여성들을 좀처럼 용서하는 법이 없다. 여성들은 정서적으로 서로 친밀하지만 그런 친밀성을 너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종종 있다." (49)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정치적인 운동이 정신건강운동이다. 가족 구성원은 소위 말하는 '정신질환'을 옹호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제약회사로부터 어느 정도 자금을 지원받는다(그 규모는 1995년 한 해에만 백 만 달러에 이르렀다). 정신건강을 위한 전국연합이 이 법안을 여러 주의 입법안으로 확장시키는 데 성공함으로써 무고한 미국 시민들이 자기 자신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위험하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이유 없이 감금될 수도 있다." (54, 키스 홀러 박사)
"보험회사와 제약회사가 의료 서비스를 좌지우지하고, 정부의 지출 삭감으로 질 높은 정신과 치료는 대다수 사람들이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이 말은 이제 외상을 입은 환자들에게 무엇을 해줘야 하는지는 알게 됐지만 우리에게 페미니즘의 방식으로 가난한 여성들을 치료하고 교육하는 병원이나 치료 시설은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56)
"가부장제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투쟁은 기적과도 같은 작업이자 평생의 과업이다." (57)
"우리는 강간이 사랑이나 정욕에 관한 것이 아니라 강제적인 혹은 위압적인 섹스와 성적 수치심을 통해 모멸감을 주는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강간의 의도된 효과는 언제나 동일하다. 강간 희생자의 영혼을 철저하게 파괴하고, 희생자를 자기 몸과 마음으로부터 분열시켜 저항할 수 없게 만든다. " (64)
"유색인 여성은 '소수'가 아니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다수에 속한다. " (68)
"우리에게는 페미니스트 정신건강연구소가 필요하다. 우리 대를 넘어서도 영속될 학습 공동체, 가부장제적이지 않은 임상 수련 프로그램, 지적이고 정치적이고 합법적인 어젠다를 가지고 신체와 정신을 재정비할 수 있는 곳, 페미니스트들이 함께 모여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고무되는 엄격하고도 인간적이며 치유적인 장소가 필요하다." (69)
"자유와 정의는 정신건강에 기적을 행한다.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악명 높은 질문 '여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자 한다. 초심자들을 위해서, 그리고 특별한 순서 없이 언급해보겠다. 여성은 자유, 음식, 자연, 은신처, 여가시간, 폭력으로부터의 자유, 정의, 음악, 시(詩), 탈가부장제적인 가족, 공동체, 만성적이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앓고 있을 때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함께하는 온정 어린 지원, 독립, 책, 육체적(성적)인 쾌락, 교육, 혼자일 수 있는 시간,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 사랑, 윤리적인 우정, 예술, 건강, 존엄한 고용, 정치적인 동지를 원한다. "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