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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아줌마의 잉글리쉬 생활
김은영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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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아줌마의 잉글리쉬 생활, 이 책의 저자는 한국에서 수학과를 나온,
하지만 졸업 후 통역대학원을 가려고 영어공부를 열심히 한 
그러나 합격의 기쁨은 이루지 못한, 
이후 취직한 곳에서도 3개월만에 잘리고, 
우연히 영국회사에 통역으로 취직하여 남편 필을 만나 영국으로 건너온...
그래서 지금은 영국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 김은영이다.

이력 한번 독특하군... 싶었다. 
수학과 나온 여자가 왜 통역에 필이 꽂혔을까? 싶기도 하고, 
영국에서 수학 선생님을 하겠단 생각을 어찌 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책 중간 중간 나오는 사진 속 그녀는 참 아담하고, 야리야리(?)하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신감과 용감함에 많이 감탄했다.

얼마 전  회사에서 의무적으로 봐야했던 영어 시험을 봤다. 
영상에 나오는 그녀의 물음에 내가 답변을 하고, 
그 답변을 녹화해서 점수를 매기는 시험이였다. 
대충 알아먹기는 하겠는데, 입을 떼기가 너무 어려웠다. 
이해를 했다 싶으면, 내 머릿 속은 하고 싶은 말을 한국말에서 영어로 바꾸느라 분주했다.
물론 분주하기만 했을 뿐, 입에서 터져 나오기는 힘겨웠다.  게다가 굴욕적인 한국 토종 발음.스스로 무안해져서 시험장을 나오는데, 영어 공부해야겠단 생각이 어찌나 많이 들던지...

 이런 상황에서 런던 아줌마를 만났으니,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그녀의 노하우를 좀 살펴볼까나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솔직하게 말한다. 지름길은 없다! 라고... 무진장 노력했다고...말이다.

 그리고 실생활에서 그녀가 느끼는 영어에 대한 생각들을 옮긴 글들을 보면, 
한국 사회에서 쓰고 있는 영어가 얼마나 실용성이 있을지, 
또한 너무 과도한 영어교육에 휩쓸리고 있는 건 아닌지, 
영어는 당연히 공부해야 하고, 영어를 못하면 당연히 부끄러워야 하며, 
영어를 잘하면 무조건 실력이 있는 듯.생각했던 내 자신을 부끄럽게 만드는 대목이였다.

게다가 등록금 없는 영국의 교육제도라는 대목을 읽으며, 우리의 지금 현실이 떠올랐다. 
무상급식을 하면 대한민국이 망한다고 했다던가?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이 필수인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나 다른 영국이란 나라가 참 부러웠다.

이 책은 영어에 대한 이야기도 많지만, 영국이란 나라, 제도, 문화에 대해 
다양하게 알 수 있는 이야기도 많다. 
영어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쓰지 않는, 하지만 영국에서는 쉽게 쓰는 단어나 표현들을 
따로 설명해주는 부분이 있어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영국인보다야 당연히 영어 실력이 부족하겠지만,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걸 당당히 밝히고, 
그걸 장점으로 부각시킬 수 있는 저자의 모습이 멋졌다. 
영어공부부터 런던에서 다시 수학을 영어로 배우는 일, 영국의 까다로운 대학원을 졸업한 일, 유원이를 키우면서도 항상 최선을 다한 일. 
한국인, 동양인, 외국인이라는 틀에 갇혀 자신을 작게 만들지 않고, 
외국인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수업을 시작한 그녀. 
게다가 아이들이 만만하게 볼 수도 있고, 비웃을 수도 있지만 개의치 않고, 
나는 너희들의 수학선생님이다. 그리고 너희들은 나의 영어선생님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그녀. 
그녀를 만나는 동안 유쾌하고, 내 안에서도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는 걸 느꼈다.

 책을 읽는 도중, 지난번 봤던 영어시험 결과가 나왔다. 
이해력를 비롯한 다른 영역은 대체로 보통의 수준이였으나, 발음은 혼자 딴나라 점수였다. 
카메라 의식하고, 뻣뻣해진 탓에 아주 구수한 영어가 나왔더랬다.
물론 본래도 발음이 좀....그렇다 ㅋ

 하지만 런던 아줌마는 뜻만 통하면 된다고, 
의사전달만 되면 발음을 문제삼지 않는다고 말한다. 
영국에는 워낙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많아서, 아주 못 알아듣는 발음이 아닌 이상 
신경쓰지 않는다는 거다. 
발음 신경쓰는 건 오히려 우리나라였나보다. 그만큼 갇혀있는 나라인지도...
어쨌거나 런던 아줌마 덕에 발음 점수에 크게 맘 상하지 않고,
새해에는 영어 회화에 도전해볼까 한다. 영어 공부 말고, 써먹을 수 있는 영어 말이다. 
여행가서 외국인 붙잡고 길 물어볼 수 있을 정도...어디서 왔냐, 어디를 여행하냐, 
너네 나라 말 좀 가르쳐줘라 등등 
아주 가벼운 의사소통은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 정도의 영어...

런던 아줌마는 영어 뿐만 아니라 나의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지에 대해  자신의 일상을 통해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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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10-12-24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써먹을 수 있는 영어, 정말 그게 필요한데 말이에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잖아요. ^^
전 원서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참 부러워요.
하지만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진 않고 있어요. -.-;;
'런던 아줌마', 참 대단하네요.
크리스마스예요, fallin님.
행복하고 따스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fallin 2011-01-14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크리스마스 인사를 해주셨네요 ^^;;; 이제야 봤습니다.
섬사이님..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문제보다 해법이 많다 - 못난 사람이 핑계만 찾는다
우간린 지음, 류방승 옮김 / 아라크네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책 표지에 적힌 "못난 사람이 핑계만 찾는다" 라는 말에 뜨끔했다.
문제나 해결해야 할 과제 앞에서 핑계만 찾는 못난 사람이 나는 아니였을까?
제목만 보고서도 나는 문제나 과제 앞에서 부정적으로 말했던 내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반성하고, 배워야겠단 생각을 했다.

책은 크게 4부로 나뉜다.

1부. 실패를 숨기지 말고 해법을 찾아라.

우리 앞에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는 종종 이걸 그냥 덮고 싶은 유혹에 흔들린다. 아무도 못봤다면, 아무도 모르게 넘어갈 수 있다면...하고 말이다.
그것도 아니면 누군가에게 탓을 돌리고 싶은 때도 있다. 누구때문에...무엇때문에... 이렇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지만, 마치 나는 상관없다는 듯이 그러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장에서는 도망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문제에 임하고, 해법까지 찾아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문제보다는 해법이 많으니까!

또한 그런 사람만이 직장에서 인정받고, 직장에서 원하는 직원이니까.
비단 직장생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디서나 무슨 문제나 일이든 적극적으로 임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머뭇거리지 않고 추진하는 사람들을 보면 멋져 보이는게 사실이다.

제이슨 키드라는 NBA 농구선수의 일화에서 나온 말을 듣고 과거 내 자신을 떠올렸다.
그가 어렸을 적 아버지와 볼링을 치러 다닐 때 점수가 좋지 않을 때면 항상 이런 저런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런 그가 또 핑계를 대려하자 그의 아버지가 단호히 그의 말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더 이상 변명하려 하지 말거라. 점수가 좋지 않은 건 네가 연습을 게을리하고 점수를 높일 방법을 찾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네가 열심히 노력한다면 변명 따윈 하지 않아도 될 거야
 
   

 

누구나 한번쯤 불만족스러운 결과에 이런저런 핑계나 변명거리를 찾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은 모른 척 할 수 없는 구차함을 맛보았을 것이다. 변명이나 핑계는 그렇게 사람을 구차하게 만든다.
그러니 이제 결과에 대해 쿨하게 인정하고, 노력하고 방법을 찾으려 애쓰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2부. 심리작전 : 문제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라.

이 장에서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우리의 여러가지 모습들을 살펴보고,
우리가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지에 대해서 풀어놓은 장이다.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말처럼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를 지니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는 점에서
이 장은 우리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몰아내고, 얼마나 전력을 다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라고 말한다.
문제를 철저하게 분석해서  

'문제는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대상일 뿐'이란 점을 확인하고, 문제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을 옭아메지 말라는 내용이다.

3부. 문제의 핵심을 찾아 해결하는 방법

이 장은 2부 심리작전을 끝낸 후, 문제를 해결하는 실전 방법이 들어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부분이 이 책의 핵심이고, 가장 중요한 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14가지를 알려주고, 이를 이용해 성공한 사례를 들려준다.
일단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다음 해결법으로는 생각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찾아보란 이야기가 나온다.
생각을 바꾸는 방법에는 '장소를 바꿔 우물 파는 법', 유추법, 역발상, 측면 사고법, 체계적인 방법 등을 말하고 있고, 여러가지 사례를 곁들여서 우리 또한 해결책을 찾아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4부. 문제를 기회로 바꾸어라

3부까지 이 책이 이미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 장에서는 적극적으로 먼저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법을 찾는 동시에 이를 기회로 이용하라는 이야기다.
문제가 있어야 성장이 있고,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 때 성공할 수 있다는
좀 흔하지만 진리인 이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장에서 특히 인상깊었던 내용은 V형 사고이다.

V형 사고는 문제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고법으로
V라는 알파벳은 매우 생생하게 방향을 트는 사고의 적극적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왼쪽 절반은 아래로 향하고 있고, 오른쪽 절반은 위로 향하고 있다. 왼쪽의 추세를 보면 아래는 내려가고 있지만, 끝부분에서 하락을 멈추고 다시 위로 올라간다. 이는 소극적 상태에서 적극적 상태로 바뀌는 전환점이다.

 
   


    나에게 참신한 기회를 가져다줄까?

이 책의 저자 우간린은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컨설던트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아주 명료한 설명법이 눈에 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설명할 때 저자는...
먼저 사례를 들려주고 난 후  

저자는 독자에게 이 사람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을까? 묻는다.
그렇게 독자가 생각할 틈을 주고난 후,  

그 사람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난 후 그 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통해 독자를 이해하게 한다.

이론법을 먼저 설명하고, 이래야만 한다, 저래야만 한다라고 풀어썼다면  

많이 지루하고, 와닿지 않았을텐데
유명한 사람이나 자신 또는 가까운 사람들의 풍부한 사례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구체적인 상황을 상상할 수 있게끔 유도해서  

흥미 진진하게 이야기를 끌어간 점이 좋았다.

이 책을 통해 문제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한단계 더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할 수 있기를,  

또한 방법적인 면에서는 한단계 더 지혜로워지기를 바란다.

 

문제를 기회로 바꾸는 사고법의 관건은...

1. 문제가 닥쳤을 때 가능한 한 빨리 불평을 털어버린다.
2. 새로운 변화를 중시하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 이 변화가 좋든 나쁘든 그 안에서 내가 중시하는 새로운 요소가 있을까?
3. 본인에게 자문하라.
 - 새로운 요소가 나에게 신천지를 열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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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 발칙한 글쟁이의 의외로 훈훈한 여행기 빌 브라이슨 시리즈
빌 브라이슨 지음,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1.  선택

빌 브라이슨의 책이 참 재밌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다. 유머러스한 글이라는 호평을 보면서 한번 읽어봐야지 했다.
몇년 전 다녀왔던 유럽을 떠올리며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선택했다.
노란색 바탕에 턱수염이 더부룩한 (아마도 빌 브라이슨이겠지) 아저씨,  
그가 낀 선글라스에 비친 유럽 풍경.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발랄한 포스...
발칙하단 건 어떤 걸까? 궁금증을 안고 책을 펼쳤다. 

 
2. 본론

총22부로 나뉘어진 이 책은 빌 브라이슨이 여행한 순서대로 목차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내게는 낯선 노르웨이의 함메르페스트로 시작해서,  
유럽이였나 싶었던 이스탄불로 끝이 난다.
발칙하다는 제목처럼 작가의 발칙한 유머에 낄낄대고 웃은 순간들이 정말 많았다.
작가는 아주 느긋하게 유럽여행을 했다. 그 느긋함...때로는 여행자치고는 너무 게으른 거 아니야?라고 할 정도로 여유있는 여행.
푹 자고 일어나서 진한 커피 한 잔으로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산책하고, 그 지역을 느끼는...내가 꿈꾸는 여행이였다. 

사실 나는 몇년 전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카페에서 만난 동행과 함께 여행을 했는데, 우린 여행 스타일이 너무나 달랐다.
나는 혼자 떠나는 여행은 처음이였는데, 그 친구는 매년 여행을 떠나는 아주 익숙한 여행자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는 여행 스타일에 있어서 아주 반대가 아니였나 싶다.
그 친구는 여행책자에 나온 모든 관광코스를 밟아야 하는 성격이였고, 나는 처음 여행인지라 책자 그대로 모든 일정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는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그렇게 하겠노라 합의하고 여행을 떠났는데...웬걸~~
가이드북에 있는데로 모든 코스를 돌려면 정말...아주 강인한 체력이거나, 그쪽 지리에 훤한 사람이여야 한다. 버스나 전철타는 방법조차도 낯선 사람이 그 일정대로 길을 찾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란 걸 뒤늦게 깨달았다. 고된 훈련처럼 그 친구에게 질질 끌려다니며 하루 일정을 마치고 나는 내가 왜 여행을 왔을까? 심히 자책하며 잠이 들곤 했다. 

내가 여행한 곳을 읽으면 자꾸 그때 생각이 났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고, 그 친구도 원망스러웠고, 후회가 많았었는데...이제와서 생각해 보니 그것마저도 참 좋은 추억이였구나 싶어진다.
작가가 어느 곳에 서 있단 말만 읽어도 내가 그곳을 회상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맘으로 벅차게 다가왔다. 

모나리자 그림 앞에 너무나 많은 관광객들 때문에 아주 멀리서 멀리서 바라봐야만 했단 구절에서 '맞아 맞아'  고개를 끄덕이고, 풋...하고 웃음이 났다. 

불친절한 프랑스인이란 구절도 어찌나 웃기던지...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보다는 안내 데스크나 지하철에서 만난 프랑스인들은 너무나 불친절해서 당황스러웠다. 말이 안 통한다고 고개를 젓고는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는 그들을 보면서 황당했었는데...원래 그런 기질의 사람들이였다니 ...

이탈리아인들에 대해서도 재밌게 표현했는데, 나는 이탈리아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다혈질이란 점에서 특히..여행을 하면서도 그런 모습들을 발견했는데, 이 작가는 그런 점을 어찌나 유머러스하게 설명하던지...정말 지하철에서 나도 모르게 낄낄거리는 바람에 좀 민망했다. 

그리고 카프리 여행에서는...내가 정말 가보고 싶었지만 포기해야 했던 카프리의 푸른 동굴...
그리고 아늑하게만 느껴지던 카프리를 느끼며 정말 많이 아쉬웠다. 그때 갔었어야 했는데...;;;

 간혹 비꼬는 어조로 그 나라 국민들의 특성을 말할 때면 웃기기도 하고, 때론 심하다 싶어 거부감도 들고, 또 때론 잘 몰라 이해가 안가기도 했다. (비꼬는 건지, 진짜인지, 구분이 안갈 때는 스스로 무식하다고 자책할 수 밖에 없었다;;)

 미국인 작가가 유럽을 여행하면서 쓴 책이라, 미국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유럽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우리는(우리나라 여행책자에는) 좋다고만 하던 유럽의 건물이 그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건축물이 되고, 우리가 일본을 (식민지 시대의 일본) 욕하듯, 유태인을 억압하는 유럽 몇몇 나라 국민들을 욕하는 그의 모습은...
우리에겐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 서양인들이지만, 미국인과 유럽인의 차이를 알게 해주었다.
책 속에서 아주 자주 그는 미국과 유럽을 비교한다. 뉴욕보다는 유럽에 더욱 애착이 있는 듯...
파리나 로마에서 노천카페를 보며 정말 멋있단 생각을 했다. 막연히 서양인들은 다 이런가보다 했는데, 작가도 이 점에 대해 칭찬하는 걸 보면 모든 서양 나라가 그렇지만도 않은가보다. (당연한 건가;;;)

3. 소감

이 책의 뒷표지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다.  [여행 정보가 아닌 여행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이 책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 아닐까 싶다.
내게는 지난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었고, 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들에겐 강한 에너지를 주리라 믿는다. 그리고 여행지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여행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어린 아기때문에 여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 아기가 커서 학교에 들어가면 꼭 유럽에 다시 가고 싶다.
여행 중에 만났던 가족이 떠오른다. 매년 여행을 다닌다는 그 가족은 가족끼리는 두번째 유럽 나들이라고 했다. 네 가족이 즐겁게 여행하는 모습은 결혼 전부터 가족 유럽여행을 꿈꾸게 된 계기가 되었다.

반드시...유럽 널 다시 찾아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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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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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책을 이제서야 봤는지. 남들 다 읽을 때 뭐하고 이제서야 봤는지.

내가 알지 못햇던 세상. 그 세상이 참 참담했다.
아니 몰랐다고 하기는 좀 그렇다.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TV에서 많이 봤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TV로 접했던 그 아이들의 모습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그동안 나 얼마나 메마른 눈으로 그들을 바라봤는지. 부끄러웠다. 
굶어 죽어간다는 데도, 애처로운 눈길을 보내는데도, 정말 난 아무 감정없이 바라봤다.

너무 멀다고 느꼈는지.
내가 왜 굳이 다른 나라까지 생각을 해야 하는지.
굳이 이유를 찾자면 이랬던 거 같다. 그렇다고 뭐 우리나라에서 좋은 일을 한 것도 아니면서.

이 책을 덮고 나서는..
음식을 남기는 일이, 비싼 물건에 욕심을 내는 일이, 양심에 걸린다.
물론 조금 이러다 말긴 하겠지만.
이 작가는 아마..나처럼 정신없고, 메마른 사람을 위해 이 책을 써냈는지도 모르겠다.
효과 만점이다.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이제는 알았다.
이젠 TV에서 이 책에 나왔던 지역들을 거론하면 유심히 쳐다보게 된다.
시선을 돌린다는 거. 지도 밖으로 행군까지는 못해도 시선이라도 돌릴 수 있다는 거.
그나마 다행이다.

이 책에 나오는 "불가사리"이야기가 맘에 든다.
우리의 작은 도움이 한꺼번에 세상을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한사람이나마 살릴 수 있다는 거.
그렇게 조금씩 돕다보면 언젠가는 변화가 있으리란 희망. 
작가의 그 간절한 맘이 전해진다.

책을 읽는 동안. 맘이 참담하다가 조금씩 따뜻해짐을 느꼈다.
얼마전에 본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의 대사가 생각난다.
"쇠문을 여는 것은 큰 힘이 아니라 작은 열쇠다."
작은 열쇠의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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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13 0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리랑에 남기신 댓글 따라 왔다가 감동받아 즐찾합니다.
저도 이 책 읽고 재작년 7월부터 한 아이를 후원하고 있답니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에 동참하려고요~ 실천이 중요함을 거듭 깨닫습니다.

fallin 2008-02-13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넹.. 작은 힘, 그리고 실천이 정말 중요하단 생각을 해요.
오히려 제가 아리랑 서평에 감동 받았는데 이렇게 찾아주시다니..고맙습니다 ^^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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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돈 버는 데만 쓰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 때문이에요. -13쪽

이 일을 시작한지 겨우 6개월 된 나와 20년 차 베테랑을 비교하지 말자.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만을 비교하자. 나아감이란 내가 남보다 앞서 가는 것이 아니고,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보다 앞서 나가는 데 있는 거니깐. 모르는 건 물어보면 되고 실수하면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면 되는 거야. -21쪽

DMZ. 이름 그대로라면 비무장지대인데 땅속은 그렇게 잔뜩 무장을 하고 있는 내 나라의 현실이 슬프다. 내 땅의 허리가 안쓰럽다. 괜히 내 허리를 만져본다. 아, 생각할수록 시리고 저린 나의 조국이여. -50쪽

바닷가에 사는 한 어부가 아침마다 해변으로 밀려온 불가사리를 바다로 던져 살려주었다. "그 수많은 불가사리 중 겨우 몇 마리를 살린다고 뭐가 달라지겠소?" 동네 사람의 물음에 어부는 대답했다. "그 불가사리로서는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건진 거죠."-61쪽

세상에는 성별, 국적, 부모형제 등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어진 것들이 있다. 그 주어진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탓만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자기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은 하루빨리 인정하고 그 다음을 생각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82쪽

"You are on my head." 이라크에서 이 말은 "당신은 내게 아주 소중한 사람입니다"라는 뜻이란다. -121쪽

어려울 때일수록 사람들은 나보다 더 가난한 이들은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 마음, 아름답다. 멋지다. 그리고 정말 고맙다. 대한민국 만세다. -158쪽

도시 전체가 암흑으로 뒤덮여 있는데, 나 혼자 촛불 하나를 들고 있다고 해서 그 어둠이 걷힐 리 만무하다. 하지만 어둡다, 어둡다 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우선 내가 가지고 있는 초에 불을 붙이고, 그 불을 옆 사람에게, 또 그 옆 사람에게, 초가 타고 있는 한 옮겨주고 싶다. 그래서 내 주변부터 밝고 따뜻하게 하고 싶다. 모든 일을 해결할 순 없지만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싶다.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
눈빛 푸른 젊은이여, 만약에 당신이 내 옆에 서 있다면 내 촛불을 기꺼이 받아주시겠는가. -159쪽

우리는 또한 각자 속해 있는 분야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중 한사람만 잘못해도 그 분야 사람들을 한꺼번에 싸잡아 욕하고 믿지 못하게 되지 않나. 나 한 사람이 뭐가 그렇게 중요할까 싶겠지만 바로 그 한 사람이 자기 나라와 자기가 속해 있는 분야의 호감도와 이미지를 좌지우지 한다. -188쪽

그때 초라한 화분 안에서 활짝 핀 꽃을 보는 것이 바로 지도자가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 피어 있는 꽃을 알아보는 것은 누군들 못하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잠재력을 보고 밀어주는 사람.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의 합산으로 사람을 보지 않고 그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의 합산이라고 믿어주는 사람이 지도자일 거다. 그 가능성을 발견하면, 어린 싹일 때는 비바람을 막아주고 물도 주는 사람. 그러다 어느 정도 자란 후에는 시련을 이기며 혼자 크는 모습을 뒤에서 응원하는 사람. 이런 사람에게 '찍히는 건' 정말 일생일대의 행운이 아닐 수 없다. -228쪽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다름아닌 헛된 이름, 허명이 나는 일이다. 평가절하도 물론 싫지만 지금의 나 이상으로 여겨지는 것이 제일 무섭다. 나의 실체와 남에 의해 만들어진 허상의 차이를 메우기 위해 부질없는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이 제일 두렵다. -263쪽

내 능력에 대한 의심이 들 때마다, 기가 꺾여 자신이 없어질 때마다, 몸이 지쳐서 한 걸음 한 걸음이 천근만근일 때마다, 그래서 무릎을 꿇고 싶을 때마다 가슴 저 밑바닥에서 울려오는 진군의 북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나에게 내려진 절체절명의 명령 소리가 들린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2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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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8-02-11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한때 건강이 안 좋단 말이 들리던데
요샌 어찌 지내시는지.. 라디오에서 목소리도 들었는데 밝고 활기찬 에너지가
온몸으로 느껴지는 사람이더군요. 저도 허명이 제일 무서워요^^

fallin 2008-02-11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저도 책을 통해 참 멋있단 생각을 했어요. 그 용기, 씩씩함, 따뜻함까지 지닌...
저도 허명에 관련된 구절이 맘에 남아요. 자꾸 기억하려 애쓴답니다.
이 말을 자꾸 기억하면 허명에 흔들리지 않을 거 같아요. 허명때문에 부질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도 같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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