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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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책을 이제서야 봤는지. 남들 다 읽을 때 뭐하고 이제서야 봤는지.

내가 알지 못햇던 세상. 그 세상이 참 참담했다.
아니 몰랐다고 하기는 좀 그렇다.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TV에서 많이 봤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TV로 접했던 그 아이들의 모습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그동안 나 얼마나 메마른 눈으로 그들을 바라봤는지. 부끄러웠다. 
굶어 죽어간다는 데도, 애처로운 눈길을 보내는데도, 정말 난 아무 감정없이 바라봤다.

너무 멀다고 느꼈는지.
내가 왜 굳이 다른 나라까지 생각을 해야 하는지.
굳이 이유를 찾자면 이랬던 거 같다. 그렇다고 뭐 우리나라에서 좋은 일을 한 것도 아니면서.

이 책을 덮고 나서는..
음식을 남기는 일이, 비싼 물건에 욕심을 내는 일이, 양심에 걸린다.
물론 조금 이러다 말긴 하겠지만.
이 작가는 아마..나처럼 정신없고, 메마른 사람을 위해 이 책을 써냈는지도 모르겠다.
효과 만점이다.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이제는 알았다.
이젠 TV에서 이 책에 나왔던 지역들을 거론하면 유심히 쳐다보게 된다.
시선을 돌린다는 거. 지도 밖으로 행군까지는 못해도 시선이라도 돌릴 수 있다는 거.
그나마 다행이다.

이 책에 나오는 "불가사리"이야기가 맘에 든다.
우리의 작은 도움이 한꺼번에 세상을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한사람이나마 살릴 수 있다는 거.
그렇게 조금씩 돕다보면 언젠가는 변화가 있으리란 희망. 
작가의 그 간절한 맘이 전해진다.

책을 읽는 동안. 맘이 참담하다가 조금씩 따뜻해짐을 느꼈다.
얼마전에 본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의 대사가 생각난다.
"쇠문을 여는 것은 큰 힘이 아니라 작은 열쇠다."
작은 열쇠의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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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13 0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리랑에 남기신 댓글 따라 왔다가 감동받아 즐찾합니다.
저도 이 책 읽고 재작년 7월부터 한 아이를 후원하고 있답니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에 동참하려고요~ 실천이 중요함을 거듭 깨닫습니다.

fallin 2008-02-13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넹.. 작은 힘, 그리고 실천이 정말 중요하단 생각을 해요.
오히려 제가 아리랑 서평에 감동 받았는데 이렇게 찾아주시다니..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