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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입니다
딕 호이트.던 예거 지음, 정회성 옮김 / 황금물고기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긍정적인 마인드에 관한 교육을 받던 중 마지막 시간...
정신과 의사였던 강사가 틀어준 동영상을 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다.
나 또한 아버지의 모습에 가슴이 벅찼고, 찡했으며, 눈물이 흘렀다.
장애인인 아들을 휠체어에 태우고 질주한던 아버지의 모습은  

위대한 인간 승리였고 아버지의 승리였다.  

장애인을 키운다는 일도 만만치 않은 세상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바로 그 멋진 부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바로 이 책 <나는 아버지입니다> 이다.


내가 이 책에서 기대 혹은 예상했던 내용은...
장애인으로 살라면 필수불가결일 거 같은 恨..이였다.
눈물을 많이 흘려야 하리란 부담감을 안고 읽었는데 웬걸...너무나 산뜻했다.
(한의 정서는 우리만의 것인가--;;;;)
물론 순조롭고 행복하던 일상을 꾸려나가던 부부에게  아들의 장애는 날벼락.  

충격 그 자체였다. 그걸 이겨내는 과정 속 부부의 모습에 난 집중했고 감탄했다.

아이를 버리라는 의사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아이를 위해. 
아이를 중심으로 살아온 부부의 모습은 내가 배우고자 했던 부모의 모습이였다.

장애아이기에 방법은 조금 달랐지만,
부모란 아이가 세상에 혼자 우뚝 설 수 있게 하고자 평생 노력하는 사람들 아니던가..  

그런 부모의 모습은 내가 원하던 이상적인 부모의 모습이였다.
그저 있는 그대로 장애를 인정하고 그걸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에만 집중한 
부부의 모습은 그 어떤 자기계발사보다 와닿았다.


이야기는 부부가 학생시절 첫사랑으로 만나 결혼을 하고 평온한 일상을 가지다가  

릭 호이트의 출산을 통해 어떻게 삶이 바꼈는지  

그리고 왜 달리기를 선택했는지 마라톤에 이어 철인 3종경기에 참가하게 된 모습까지..

장애를 극복하고 ‘할 수 있다’는.. 조금 다를 뿐이란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
(물론 가장 우선은 그들이 달릴 때 행복하다는 이유겠지만... )
무슨 이유에서건 그들이 달리는 모습.  

달리기 위해 훈련에 임하는 진지한 모습은 정말 멋졌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힘겹게 달리고 있다고만 생각했다. 
위대하다고 생각했지만,  

저런 고된 삶을 살아야 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안쓰러운 마음도 컸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내가 장애인에 대한 또 다른 편견에 휩싸여 있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장애인으로써의 삶은 무조건 불행할 거라는...편견 말이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결정된다는  

평범한 사실을 알면서도 그런 편견을 가졌다.

하지만 이들 부자는 아주 산뜻하게 살고 있었다.
물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벗어나고자, 시선을 변화시키고자 이들 가족이 얼마나 눈물나는 노력을 했는지 안다. 그래서 ‘산뜻한’ 이란 단어가 너무 가볍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만큼 그들의 삶이, 가족간의 태도가 정말 긍정적이고, 강했다는 느낌 때문에  

나는 ‘산뜻한’ 이란 단어를 선택했다.

장애가 없더라도 힘든 과정을 그들은 이겨낸다. 함께 달리기 때문에...
아버지는 말한다. 혼자였다면 달리지 못했을 거라고...

아이가 아파할 때 옆에서 가만 지켜보는 부모의 심정은 참.... 착잡하고 때론 참담하다.
도와줄 수 없을 때, 지켜만 봐야할 때 정말 괴롭고, 죄책감마저 든다.
나는 딕 호이트도 이런 마음이 조금 있지 않았을까 싶다.  

엄마는 릭 호이트의 보통 학교 입학을 위해 부단히 투쟁하고 노력했는데 
자신은 돈을 벌고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아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지 않단 생각에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을 것이다.(이런 내용이 약간 언급되기도 했다) 
그래서 달리기 시작하면서 마음의 짐을 덜었는지도 모른다.

부모의 마음은 어쩌면 다 같은지도 모르겠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다 해주고픈...

릭 호이트는 마지막 편지에서 말한다. 자신의 삶은 아름다운 추억들로 가득하다고.
그리고 그 추억들은 아버지가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얻을 수 있었다고.
자신이 장애가 없다면 자신이 아버지를 위해 달리고 싶다고. 아버지를 태운 보트를 끌고,  

아버지 대신 자전거 페달을 밝고, 아버지 휠체어를 밀면서 달리고 싶다고 말이다.

자식을 포기하고 싶은 부모가 누가 있겠냐만은  

사실 평범한 사람들에겐 생각하기 어려운 일들을 이들은 이뤄냈다.  

그건 자식에 대한 사랑과 믿음, ‘할 수 있다’는 신념 덕분이리라.

나와 내 자식의 인생에서 어렵고 고달픈 난관이 다가올 때,  

나는 이들 부자를 떠올리고 싶다. 그래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겨내고 싶다. 
미안하단 말보다는 고맙단 말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가르치고, 나 또한 실천해야지.
딕 호이트처럼 자식에게 너는 내 어깨의 짐이나 부담이 아닌,  

나와 평생 손 잡고 가야할 사랑이다 라고 행동으로 말해주고 싶다. 

인터넷에 이들의 동영상이 퍼지면서 이들은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 동영상으로 많은 이들이 감명받고, 삶의 전환점도 가졌다고 한다.

‘나는 아버지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도  

인생의 전환점을 찾는 많은 이들이 생겨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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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관계학 - 상처투성이 인간관계를 되돌리는 촌철살인 심리진단
송형석 지음 / 청림출판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자 송형석은 무한도전 '정신감정편'에 출연하면서 멤버들의 심리를 날카롭게 분석하는 것은 물론 행동패턴까지 정확하게 예측하면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샀다고 한다. 나는 그때 스치듯이 봤기 때문에 이 저자가 어떤 말들을 날렸는지 좀 궁금했다. 위험한 심리학도 같은 저자의 책이라고 한다.
한동안 심리학 책을 재미나게 읽었지만, 유행처럼 000 심리학 들이 난무하기 시작했을 때 좀 거부감이 일었었다. 특히 '위험한'이란 말은 더 그랬다.
어떤 내용이길래 위험한 이란 말을 붙였을까? 어쩐지 자극적인 제목 같아 피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펴자마자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는 이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흠.. 이제 좀 제목에 수긍이 간다.  


제목 수긍 시작한 후, 이 책을 살펴보니..
이 책은 우리가 맺는 인간관계를 나 자신, 부모, 형제자매, 친구, 직장동료, 이성, 이웃, 상상으로 맺어지는 관계까지 하여 총 8개로 나눈다.
부모와의 관계에서는... 강한 아버지와 약한 어머니, 강한 어머니와 약한 아버지, 부모 둘다 문제가 있는 경우 등으로 구분하여 사례를 통해 설명해준다.
형제자매의 관계는 외동이건, 장남이거나, 막내이거나에 따라 어떤 성격을 가질 수 있는지 풀어준다.  친구 관계를 이야기할 때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이야기도 잠깐 나와 흥미로웠다.
이성과의 관계는 '내가 만든 환상과 사랑에 빠진다'는 소제목이 붙어 있다.
가끔 첫사랑을 떠올릴 때, 그 사람보다는 그 당시 사랑하고 아파했던 나의 순수한 모습이 떠오른다. 내가 추억하는 건 그 사람이 아닌 그 시간인지도 모른단 생각과 맞아 들어가는 제목이 아닌가 싶다.
이성과의 관계 또한 그사람이 좋다기보단, 그사람이 내가 상상하는 이런 사람일 거란 환상에서 사랑이 시작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환상으로 시작해서 환상과 좀 달라져도 여전히 다른 기대나 사랑으로 그 관계를 지속하기도 하고, 실망이 커져 배신감으로 이어지면 그 관계는 끝나지 않던가?
마지막 상상의 관계는 인터넷 공간이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내용이다. 여기서는 유명인에게 유난히 혹독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특히 연예인에게...
다른 유명인보다 연예인에게는 환상이 더 많고, 더 자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상상한 그의 모습과 다른 모습이 나타나면 더 크게 배신감을 느끼고 마녀사냥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각 관계에 따라 사례를 곁들여 성격 유형을 알아보고, 3부에서는 타인과 잘 지내는 과계의 특별한 기술을 알려준다.

이 장이 특별히 중요하겠다 싶어 마음을 가다금고 이 책을 처음 펼친 마음으로 사뭇 진지하게 읽으려 했으나.... 온갖 조잡함과 얍삽함, 뻔뻔한 대응 기술들을 늘어놓는 저자 덕분에 빵! 터져버렸다. 물론 이런 기술들을 널리 사용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냥 도무지 안되겠을 때 가끔 써먹어 보라는 저자의 조언... 아무리 그래도 심하게 웃겼다.
물론 진지한 조언도 있었으니 안심하시길... 
 

내가 특별히 마음에 든 부분은 '마치는 글'이다.

"더 나은 인간이라는 것은 첫번째로 무엇이든 많이 소유한 인간, 두 번째로 독립적인 인간, 세 번째로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인간, 네 번째로 스스로에게 모순이 없는 인간, 다섯 번째로 그 모순을 무시하지 않는 인간, 여섯 번째로 모순이 없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다고 스스로 부족함을 알아 겸손한 인간, 그리하여 모순을 통합해내며 조각난 정신의 파편들을 맞춰가는 인간, 이것이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밟아가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1년 정도 지났을 때, 인간관계에 위기가 찾아왔다.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고, 상대의 머릿 속에 너무나 궁금해서 심리학 책을 사서 읽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난 타인의 심리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을 제대로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단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책도 더 가까이 하기 시작했다. 나 자신을 제대로 살펴 보는 일이 어렵단 사실도 그때 알았다.
저자는 그런 점을 제대로 알고, 위험한 관계에 있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을 썼나보다. 정신과의사는 좋은 직업이겠다 싶었는데 처음으로 이 일도 사람 상대하려니 피곤하겠구나 싶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으니 인간인가보다.
시니컬한 말투 덕에 간간히 웃었다. 심리학 책을 이런 식으로도 쓰는구나 색다르게 다가왔다.

하지만 그의 진심은 알 수 있다.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하지만 가장 우선적으로는 내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런 책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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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어머니, 마더 데레사 - 마더 데레사 탄생 100주년 기념 전기
레오 마스부르크 지음, 김태희 옮김 / 민음인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첫만남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서, 그분의 사랑과 봉사, 희생정신을 조금 구체적으로 보고 싶었다.

그리고 알고 싶었다.

그녀의 삶의 신념이 무엇일지...그리고 배워보고 싶었다.

 

책 이야기

 

나는 처음 이 책이 그녀가 태어나서부터 돌아가시기까지의 순서대로 일대기를 적은 내용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전기문이나 자서전의 느낌이라기 보다는,

그녀 가까이에서 그녀를 지켜보던 한 신부의 개인적인 회고록 같은 느낌이였다.

주제를 정하여 각 장마다 그녀가 했던 행동이나 말들, 기도들이 나온다.  주제별로 신부님의 추억을 묶은 느낌이랄까?

처음 마더 데레사 수녀에 대해 읽는다면 일대기로 시작하는 책보다는 이런 에피소드로 묶인 책이 조금 쉽게 느껴질 거 같다.

이 책을 읽은 후, 그녀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다른 책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나는 마더 데레사 수녀님의 이름을 하도 많이 들어서, 그녀를 잘 알고 있다고 착각했다.

이 책을 읽으며 뭐랄까? 고집있으면서도, 유쾌하고, 따뜻한 할머니를 만난 기분이다.

글쎄...나는 그녀를 어떻게 짐작하고 있었을까? 조금 진지하고 융통성도 없고, 오직 기도와 봉사만이 전부인...

그런 노인을 생각하고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의 모든 모습들이 새로웠고, 신기했고, 감탄스러웠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할머니였다니...

 

저자는 그녀를 선의의 독재자라 부른다.

그건 아마도 신중한 선택을 통해 내려진 결정 앞에서는 과감한 추진력을 보여주고, 안된다는 선도 쉽게 넘어버리는 모습때문일테다.

안되는 걸 지켜야 하는 입장에서 그녀를 상대하기는 당황스럽겠지만...

그녀에게 지면서도 기분이 불쾌하지 않았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게 그녀의 힘이란 생각도...

나는 그녀가 왜 이런 사람이 되었는가를 알고 싶었지만...이 책에서는 그것보다는 그녀는 이런 사람이다를 알려준다.

 

가난한 자들, 이념이 다른 공산당, 총대를 겨누고 있는 군인들 모두에게 기적의 메달을 선물하는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며...

믿음의 힘이 얼마나 강할 수 있는지를 알았다.

나는 믿는 사람이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읽었지만, 무교이거나 타 종교인 사람에게는 좀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를 알려면 그녀의 믿음을 기본으로 알아야 할 거 같다.

그녀가 왜 이런 사랑을 베풀 수 있었는지를...

그녀가 왜 가난한 자들 중 가장 가난한 자들과 함께 하며, 그들을 도울 수 있었는지를... 알려면 말이다.

이 책에 따르면...그녀는 오직 믿음과 하나님의 뜻으로 움직였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우리를 대신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처럼, 가난한 자들의 고통을 함께하고자 기꺼이 무소유의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더욱 삶에 초월한 모습을 가질 수 있었나보다. 법정스님처럼...

예수의 겸허함을 본받아 그녀도 자신의 낯춘다.

하지만 가난하고 아픈 이들을 도울 수 있다면 자신의 유명세도 이용(?)할 수 있는 센스있는 할머니이다.

 

나는 이 책에서...

기도와 사랑과 행동으로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따르는 수녀.

유쾌하게 사람을 이끄는 멋있는 할머니.

모든 이들을 세세히 살피고, 챙기는 어머니.

화장실 청소도 마다않고, 걸레로 바닥을 닦는 궂은 일도 기꺼이 해내는 봉사자.

 등등... 여러 인물을 그녀 한사람에게서 보았다.

그리고 그녀를 본받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모든 시간에 기도를 하는 그녀의 모습, 오직 사랑으로 상대를 대하는 모습,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기에 당당하게 주변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는 모습, 언제나 모든 곳에서 신의 뜻을 찾아내는 모습,

겸손하며, 욕심 부리지 않는 모습까지...

 

지금 이 순간 내가 기억하고 싶었던 구절은...

"콜카타에 부패가 있음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또한 선도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선을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신이 누군가를 비판한다면 그를 사랑할 시간이 없게 됩니다."

이 구절들이다.

천사같은 그녀도 남의 비판하지 않았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불평불만했던 내 모습을 많이 반성하는 시간이였다.

 

아쉬운 점

 

저자가 신부이고, 수녀님의 이야기라서 성당이나 천주교와 관련된 용어들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조금 어렵게 느껴진 부분도 있었다.

종교적인 내용이야 어쩔 수 없지만... 용어는 각주를 달아 설명해줬다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다.

 

저자가 찎은 사진들이 담겨 있어서 수녀님의 생전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깊게 패인 수녀님의 주름살을 들여다보며...장면마다 그녀를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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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 우리 시대 명장 11인의 뜨거운 인생
김서령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제목이 맘에 들었다. 

 
초,분,시가 모여 하루가 쌓이고 이틀이 쌓이고...그렇게 시간이 쌓이면서 삶도 천천히 태어난단다. 그러니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조금씩  나아가야 한단다. 

이렇게 내게 읊조리는 듯한 제목이 나는 참 맘에 들었다.

 이 책은 [우리시대 명장 11인의 뜨거운인생] 이란 문구처럼 자신의 인생에서 나름의 성공을 한 11명의 사람을 저자가 인터뷰한 내용을 묶은 책이다. 목차를 훑어보니 11명 중 3명 정도만 이름 들어본 사람들이다. 예술가들이 주로 많은데...예술 쪽에 문외한인 내가 낯설어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하지만 내가 몰랐던 사람이지만, 이 책을 통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어떤 태도로 삶을 살아가는지 살펴보는 일은 참 재밌는 과정이였다. 사진이나 그림에 대해서 호기심도 생겼고, 그들이 감탄하는 작품들을 찾아보고 싶단 욕구도 생겼다.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단 점이 독서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책으로 들어가 11명 중 기억에 남는 몇몇을 꼽아보자면...

 
소설가 최인호...참 유명한 작가인데 읽어본 책이 없단 사실이 좀 부끄러웠다.
"경아, 오랜만에 같이 누워보는군" 의 그 별들의 고향을 이 작가가 썼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여러 분야의 소설로 종횡무진하는 점,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하는 점이 참 존경스러웠다.
어느 정도 연배가 있는 성공한 사람들이 간혹 보여주는 권위의식 따위가 없어서도 좋았다.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다 

 이런 나의 생각을 뒷받침 해 줄만한 구절 하나...

 [ "용문사에 가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지요? 천 년 넘은 그 나무는 지금도 해마다 조금씩 자란대요. 자라지 않으면 살아 있다고 할 수 없죠.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허물을 벗고 새로워지지 않으면 바제도씨병에 걸려요. 자신을 죽이는 건 결국 본인이겠죠. 너무 일찍 명성을 얻고 존경을 받으면 옷이 무거워져 그만큼 벗기가 힘들어지죠. 작가뿐 아니라 정치가도 그렇고, 그러니 벗기 어려울 만큼 옷이 무거운 건 결코 좋은 게 못 돼요."   -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소설가 최인호 편 中에서 ] 

이런 어른이라면 참 멋있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의 무수한 작품들, 그 작품들의 흐름이 그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단 생각이 든다.해마다 조금씩 자란다는 용문사 은행나무처럼 그또한 쉼없이 자라고 있는 멋진 어른인가보다. 이 구절을 마음에 담으며, 남의 이목이나 평가에 일희일비 하지 말자고 다짐해 본다.  

소리꾼 장사익... 어느 동영상에서 그가 노래 부르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전까지는 그를 몰랐기 때문에 꽤 신선했는데 목차에서 이름을 보고 반가웠다. 그리고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하고, 감동스러운 사람이란 걸 알게 됐다. 

 [ "내 노래가 힘든 사람들에게 씻김굿이 됐으면 싶어유. 쌓인 설움과 분노를 모조리 시원하게 씻어주는 노래, 넘의 아픔을 후련하게 낫워주는 그런 노래를 엮고 싶고 부르고 싶어유. 멋한 사람 곁에서 같이 울어줘야제 발가벗고 춤추면 좋아하겄시유? 힘든 사람과는 같이 울다가도 복된 사람을 만나면 내 노래가 추임새가 됐으면 좋겄시유. 얼쑤! 잘헌다! 더 잘헌다! 같은 추임새 말여유. 같이 울어주고 같이 웃어주고, 엄마가 살아계셨을 때 어데 가서 점을 봤는디 내가 전생에 기생이었더라 하뎌유. - 중략 - 기생을 내가 한자로 일어날 기, 살 생이라고 풀어봤시유. 노래하고 춤춰서 살맛 나게 만들어주는 게 기생의 일이잖유 - " -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소리꾼 장사익 편 中에서 ]

 
이 책의 저자는 만나는 사람들을 참 따뜻하게 보는 시선이 있다.
본인도 주변 사람들이 너무 객관적이지 못하단 말을 한다고 고백하는데...나 또한 그렇게 느꼈다.
하지만 사람 냄새나는 글들이 좋았다. 저자가 한 사람 한 사람을 통해 감동받고, 큰 울림을 얻는 모습이 참 따뜻하고 보기 좋았다. 나 또한 사람과의 만남에서 감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도 잠시 했다. 

저자의 시선을 말하는 이유는... 저자가 예술가들을 만날 때 그리고 그들의 작품 (음악, 사진, 글씨, 그림 등등)을 대할 때 항상 감동을 받기 때문이다. 장사익의 노래에 대해서도 얼마나 많은 감탄을 쏟아내고, 칭찬하는지 나는 그 노래들을 안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내가 익히 듣던 노래들과는 조금 달라서 저자처럼 감동을 얻진 못했으나 암튼 저자의 그런 시선이 좋았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니 전문적인 설명 보다는 노래 속에 어떤 감정이 들어있고, 무엇때문에 울림이 생기는지 풀어주는 게 더 맘에 들었나보다. 앞으로도 노래를 찾아서 들어보려고 한다. 

시골의사 박경철 ...이 책에서 그나마 내가 알고 있었던 시골의사 박경철.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란 책과 경제 관련 책, 무릎팍 도사를 통해 알고 있었다.
무릎팍 도사에 나온 그를 보고 정말 멋있단 생각, 지식인답단 생각, 존재해 줘서 고맙단 생각을 했었다. 이 책에서는 그의 진지함을 장점으로 꼽으며 블로그 행사에 대해 언급한다.
그 행사란, 그가 블로그에 어느날 제안을 한다고 한다. 점심값을 절약해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자고, 그러면 네티즌들도 맞장구를 치며 기부하고, 그 돈에 자신의 돈을 보태 기부하는 이벤트를 한다는 사람. 나는 이런 사람이 우리 사회에 있어줘서 참 감사하다. 


한국화가 박대성 

 [ "난 운명이란 말을 믿지 않아. 믿는 건 기도의 힘이지. 뭐든 저절로 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거야. 지금 내게 온 것은 그게 뭐든 애타게 찾고 구하니까 온 것이지. 그렇게 찾아 헤매는데 하늘이라고 안 주시고 배기겠어?" -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한국화가 박대성 편 中에서 ] 

난 이 책에서 이 구절이 제일로 맘에 든다.  
 

어린 시절 한 쪽 팔을 잃었지만 오히려 그 잃은 한 쪽 팔이 자신의 인생의 스승이라고 말하는 그...
그의 살림집의 이름은 '불편당'이라고 한다.
몸을 엄혹하게 단련하지 않으면 정신이 안일에 젖게 되므로 스스로 자신을 끊임없이 유배하고 학대해 불편을 추구하겠다는 각오를 담은 이름이라고 한다.
아....나의 게으름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였다. 

  
사진작가 최민식, 건축가 김석철  

 [ " 없는 살림에도 아버지가 어디선가 물감을 사오셨어요. 화가가 되려거든 밀레같이 가치 있는 그림을 그리라고 하시면서. 밀레의 만종을 어디선가 구해오시기도 했어요. 이 사람처럼 농사짓는 가난한 사람들을 그림으로 그려라, 고 하셨죠. - "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리얼리즘 사진가 최민식 편 中에서 ]  

화가를 꿈꾸는 사진가 최민식..그의 아버지가 물감을 사왔다는 이 구절에서 나는 역시 부모의 영향력을 절감했다.  화가를 꿈꾸는 자식에게 밀레같이 가치있는 그림을 그리라고 말할 줄 아는 부모 아래서 자란 자식이기에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건축가 김석철의 어머니에서도 이런 위대한 부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석철의 어머니는 아들의 벼슬이 높아지는 것에는 지나칠 만큼 무심하지만 삶을 얼마나 충만하게 사는가, 무슨 책을 읽고 있나를 중시한다고 한다.

삶을 얼마나 충만하게 사는지...자식의 생의 방향을 이끌어 줘야 할 부모로써의 태도를 여기서 배운다.

 

광주요대표 조태권  

["우리 문화도 이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고급스럽고 사치스러운 게 있어야 해요. 그게 없으면 우리의 정체성도 확립될 수가 없고 일반 대중의 생활 수준도 성숙할 수 없습니다.

 -중략-

문화는 결국 리더들이 만드는 겁니다. 진정 뜻이 있고 의지가 있고 영향력이 있는 일당십만의 리더가 이 일에 뛰어들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오피니언 리더들이 우리 화요를 마시면서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술이 있구나, 어떤 나라 술보다 좋구나 해야 합니다. 그러면 일반 대중이 따라가게 돼 있어요. 리더들이 할 일이 바로 그겁니다. 위에서 가치를 만들어 줘야 일반 대중들이 따라갈 수 있는 겁니다." -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광주요대표 조태권 편 中에서 ]

 
너무 자본주의적인 생각이 아닌가 거부감도 좀 들었지만...위 구절들을 통해 그의 생각도 이해가 되었다. 문화를 생각했을 때 저런 생각들도 필요하단 생각...하지만 좀 불편한 감도 없지 않았다.
서민으로 자라, 평생 서민의 길을 살아가는 나와는 전혀 다른 그의 모습이 낯설었기 때문에...
하지만 어느 시대나 계층은 있단 생각이 든다. 내 맘에서 그걸 인정하기 싫어 그의 말들이 조금 불편하게 와닿는지도...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기에 꼽자면 한도 끝도 없기에 여기까지만 말하려고 한다.
저자를 통해 본 11명의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성공을 위해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노력했다.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지킬 줄 알았다.

-책을 통해 세상을 보고 배웠다.

-타인 또는 사회, 문화, 예술을 사랑한다. 이기적이지 않고 이타적인 사람들이다.

-위대한 부모가 있었다.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사람들이 닮아 있단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분야는 다르지만 위에서 말한 공통점이 있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간절히 꿈꾸고, 낮은 이들이나 소외된 사회모습이나 문화가 나아지길 바란다. 그들의 간절함이 닿아서 이 사회가 발전되길 꿈꿔본다. 그들이 그저 성공만 한 사람이라면  저자가 이 책에 담지 않았으리란 생각이다.
자신만의 이익을 위함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그들의 간절함에 감동하여 이 책에 담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저자처럼 사람에 감동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니게 되었음 좋겠다. 

나 또한 사람과 자연, 예술에 감동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11명의 명장들처럼 뜨거운 인생을 살아보자 다짐한다. 
 


" 진부한 삶을 거듭하는 것은 자기를 배반하는 일이다.

   내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나인 것이다"    - 건축가 김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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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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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한비야가 나온 무릎팍 도사를 봤다.   

정말 속사포처럼 빠른 말, 유쾌한 웃음소리, 책에서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명랑 쾌활함이랄까..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책을 읽으며... 어쩐지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사뭇 진지하리란 기대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릎팍 도사를 보고 나서 이 책을 읽으니 이제는 그녀의 말투처럼 그녀의 글들이 순식간에 읽힌다.  

그녀가 내게 밝고 명랑하게 속삭이듯..수다떨듯.. 그렇게 즐겁게 책을 읽었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퇴근하는 버스와 전철에서만 책을 읽었는데,  

쿡쿡 웃음이 나기도 했지만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경우도 많아서 조금 민망했다.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는 작가의 태도때문이였으리라. 나도 함께 수없이 가슴이 짠했던 이유는.. 

이 책은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과 그런 자신을 확고하게 믿고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거침없이 나가는 그녀. 

그리고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하느님과 주변인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는 그녀의 태도. 

이 모든 것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내 자신에게 묻게 된다. '너는?... 너는 어떻게 살고 있니?' 

자꾸만 작가와 나를 비교한다.  

너는 어디로 가고 있니? 그 방향이 맞는 걸까? 불평하기 전에 너는 최선을 다해 본 거니? 

너는 이렇게 감사하며 살고 있니? 사소한 일에도, 차마 감사할 수 없는 일에도 감사하며 살고 있니?  

참 희한한 것은 그런 비교 후에 자신감이 사라진다거나, 체념하게 된다거나 하는 부작용이 없다.  

그저 나도 이렇게 살 수 있도록 힘을 내보자고! 나를 다독이게 된다.  

또 작가와 같은 태도, 같은 생각을 마주하면 내 자신을 마음껏 칭찬하게 된다.  '너 맘에 들어! 넌 참 괜찮은 아이야'  

이 책을 통해 용기를 얻는다. 앞으로도 반복해서 읽으며 힘을 얻어낼 예정이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종교에 대한 내 생각과 지난 날을 돌이켜 보게 되었다.  

나는 기독교...하지만 마지못해 교회를 나가는 정도. 내킬 때만, 필요할 때만 기도하는 정도.  

그동안 나의 기도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얼마나 어린 기도를 해왔는지 알게 되었다.  

성숙한 믿음을 갖게끔, 성숙한 기도를 드릴 수 있게끔... 신앙인으로서의 내 자신도 돌이켜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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