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라는 본능에서 잡초와 곡식은 다를 게 없다. 서로 최선을 다해 종의 번식에 나설 뿐이다. 어쩌면 잡초는 생태학적으로 곡식보다 한 단계 진화된 생명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동물과 인간의 구미를 자극하는 맛깔난 과육을 소모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들판을 채워나가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잡초가 선책한 기생은 진화론의 최종회에 해당된다. 힘들이지 않고, 그만큼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숙주가 되는 생명을 갉아먹으며 대리로 성장하는 시스템은  생존을 화두로 삼고 있는 이 사회의 마지막 지향점이 될 것만 같아 불안하다. 잡초를 거두는 손길이 뗠리는 이유는 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누구에게도 배우지 못했다. 아무도 나에게 소설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래서 쓰고 또 쓰는 것 외에는 소설가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마쓰모토 세이초

 

 

문장이 간결하지 않아서 마음에 안 드는 건 내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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