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TV를 보는 유일한 이유가 있다면...손석희가 진행하는 뉴스를 보기 위해서다. 특히 앵커브리핑을 빼놓지 않고 보려고 하는데( 저녁9시쯤 되면 슬슬 눈이 감겨오기 시작한다.), 어제는 뭔가 가슴을 묵직하게 내려앉게 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명문이었다. 종이에 적는 손필사보다는 정성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성의껏 옮겨본다. 두고두고 회자될 발언이다.

 

 

광고료로 지탱하면서도 그 광고주를 비판한다든가, 동시에 언론 자신의 존립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치권력을 비판한다는 것은 그 정도에 따라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일 수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대기업의 문제들, 그중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희 JTBC와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믿고 있는 특정 기업의 문제를 보도한다든가, 매우 굳건해 보였던 정치권력에 대해 앞장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을 때 저희들의 고민이 없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예외없이 커다란 반작용을 초래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말부터 JTBC는 본의 아니게 여러 사람의 입길에 오르내렸습니다.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저희가 그동안 견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던 저희의 진심이 오해 또는 폄훼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명확합니다. 저희는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모두가 동의하는 교과서 그대로의 저널리즘은 옳은 것이며 그런 저널리즘은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위해 존재하거나 복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나 기자들이나 또 다른 JTBC의 구성원 누구든, 저희들 나름의 자긍심이 있다면 그 어떤 반작용도 감수하며 저희가 추구하는 저널리즘을 지키려 애써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비록 능력은 충분치 않을지라도, 그 실천의 최종 책임자 중의 하나이며, 책임을 질 수 없게 된다면 저로서는 책임자로서의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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