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풀이삼아 문학과지성사 책을 찾아보았다.

문학과지성사 책은 저 책등에 있는 빨간 띠가 인상적이다.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 빨간 띠가 있는 책은 대개 문학과지성사 책이었는데 이따금 이를 흉내낸 책이 보일 때는 나도 모르게 '짝퉁이네'했던 기억이 난다. 이 빨간 띠를 두른 책은 일단 친구처럼 다가왔으니,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저 푸르렀던 20~30대에 문학과지성사를 빼놓고는 그 시기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혁명사>를 읽던 밤들, 친구와 돌려가며 이문열의 <변경>을 읽던 나날들, 복거일의<비명을 찾아서>(이 책은 누군가에게 주었던 것 같다) 에 푹 빠져있던 시간들, 윤후명이라면 그의 모든 책을 읽으려고 했던 열망....문학과지성사의 책은 친구와 같은 존재였다.

김현. 책 읽기의 한 지평을 열어주었던 분. 지금도 그립다.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뒤져보면 어딘가에 몇 권의 책이 더 있겠지만, 그냥 두기로 한다. 손이 아파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