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발리>꾸따

 

지인이 소개해준 호텔이라 별 고민없이 3박을 했는데...

 

작은 독채들이 여럿 모여 단지를 이룬 호텔로, 외관은 매우 고즈넉하고 아름답고 단아하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고택같은 격조있는 분위기마저 풍긴다. 지금은 낡고 허름하지만 한창 때는 그 지역의 호텔을 대표하지 않았을까 싶다. 찾아보진 않았지만 분명 화려한 내력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한때는 잘나갔으나 지금은 퇴물로 변해버린, 과거의 옛영광을 상상하게 하는 참 야릇한 호텔이 바로 이 Balisani Pudma 라는 호텔이다.

 

 

 

 

 

 

 

 

 

 

 

 

 

 

 

 

 

 

 

 

 

 

 

 

 

 

 

 

 

 

 

 

 

 

 

 

외관뿐이랴. 삐그덕거리는 침대와 누렇게 바랜 침대시트, 겨우 숨을 쉬는 화장실과 욕실, 채널이 하나뿐인 엣날 텔레비전, 소리가 요란한 낡은 에어컨, 15cm가량의 큼지막한 나무열쇠고리, 우중충한 실내공기 등은 영낙없는 우리네 여인숙을 연상시킨다고나 할까. 손님이라곤 열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인데 그중 5~6명은 (아마도) 장기투숙중인 서양노인네들이다. 하루에 삼만 원이 채 안되는 가격이라 처음으로 딸아이에게 방 하나를 쓰게 했더니 입이 헤~벌어졌다.  

 

수년 전 발리에서 테러가 일어나 200며 명이 목숨을 잃은 지역이 이곳 꾸따이다. 건물 외관으로 봐서는 수십 년 전에 지어진 호텔인데 그렇다면 테러와도 무관했다는 얘기다. 테러에도 안전하고, 가격도 저렴하고, 조용하고, 옛 영광도 떠올려볼 수 있는 곳....서핑으로 유명한 꾸따해변의 파도와 더불어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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