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전에 중국 동관에 갔다가 짝퉁 키플링 가방을 사온 적이 있었다. 중학교 1학년이던 딸아이에게 주었더니 "2학년에 올라가면 사용할게." 하면서 일단 받아들었으나 한번도 어깨에 매지 않았다. 당시 나는 딸의 자존심에 무심했다. 어쨌건 썩힐 수 없어 남편이 사용했으나 얼마 못가서 여기저기 튿어져 결국은 버리고 말았는데...

 

재수를 시작하는 딸아이에게 이번에는 격려 차원에서 진짜 키플링 가방을 사주었다. 진짜 키플링 덕분이었는지 무사히 대학에 들어갔고, 이젠 다시 남편 차례가 되어서 이번 여행에 함께 했다.

 

인도네시아>발리>우붓>몽키 포레스트.

 

몽키 포레스트는 실제로 원숭이가 살고 있는 원숭이 공원이다. 원숭이 한 녀석이 키플링가방의 상징물인 고릴라를 낚아채더니 순식간에 오른손을 먹어치웠다. 공원에는 먹지 않은 고구마가 여기저기 널려있고 관광객이 재미로 주는 바나나가 흔해 배고프지는 않을 텐데...호기심이 발전하면 문명을 이룰까. 머지않아 원숭이 세계에도 문명이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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