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차메'라는 단어도 눈에 들어왔다. 어렸을 때는 '참외'라는 표준어가 있는 줄 몰랐었다. 어른들은 '참외'를 '채미'로, '무'를 '무수'로, 부침개를 '누루미'로, '가위'를 '가세'로 불렀다.

 

어느 곳의 특산물이 유명하다고해서 일부러 그 상품을 찾는 일 따위는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시절이 시절인지라 '성주'가 눈에 들어왔다. '채미'를 연상시키는 '차메'도 눈에 들어왔다.

 

검색해보니 '당차메'라는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거론된 것은 2004년도인 것 같다. 대강 살펴본 바로 그렇다. 그렇다면 10년 넘게 걸려서 가꾸어 온 '애틋한' 참외임에 틀림없다. 맛은, 검증된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주를 방문한 황교안 총리에게 분노한 성주 주민들이 달걀을 던진 사진이 신문에 실렸다.

"인터넷을 보니 성주참외는 벌써부터 '사드 참외', '전자파 참외'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정부는 성주를 망하게 할 생각이냐."

"당신이 와서 살아라."

"우리는 개돼지고 너희만 국민이냐."

 

'자식농사'라는 말 속에는 농사 역시 자식을 키우는 일과 같다는 의미가 들어있다고 본다. '당차메'는 소비자에게는 한낱 일개의 상품 브랜드에 불과하지만 그것을 가꾸고 일구어온 사람들에게는 자식과도 같은 것이다.

 

무심히 먹는 참외 하나가 그냥 참외가 아니어서 참외 하나를 먹는데도 의미를 꼽씹어야 하는 사실. 사람으로 살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사람임을 부르짖어야 하는 것도 참혹한 노릇이다. 국가란 무엇인가, 를 끊임없이 물어야 하는 것도 피곤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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