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읽어도 읽은 듯한 책, 역시 시간이 지나서도 읽을 만하니 이런 걸 고전이라 하는 것이겠지. 신간에 현혹되어 다급하게 구입하고 게걸스럽게 읽어대는 일이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것을 고전을 읽을 때마다 깨닫게 된다.
드디어 이 책을 읽었다. 한마디로 명불허전이다. 1949년에 나온 작품인데 전혀 옛맛(?)이 나지 않는다. 우리로치면 6.25전쟁 이전인데...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성이 놀랍다. 빨대같은 아들들, 부자간의 갈등, 사람을 상품가치로 따지는 것, 이삼십 년 걸려 집값을 갚아나가는 일....
응팔을 봐아하니 한구절만 옮긴다.
아무도 이 사람을 비난할 수는 없어. 넌 몰라. 윌리는 세일즈맨이었어. 세일즈맨은 인생의 바닥에 머물러 있지 않아.볼트와 너트를 짜 맞추지도 않고, 법칙을 제시하거나 치료약을 주는 것도 아니야. 세일즈맨은 반짝이는 구두를 신고 하늘에서 내려와 미소 짓는 사람이야. 사람들이 그 미소에 답하지 않으면, 그게 끝이지. 모자가 더러워지고, 그걸로 끝장이 나는 거야. 이 사람을 비난할 자는 아무도 없어. 세일즈맨은 꿈꾸는 사람이거든. 그게 필요조건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