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정이 파리에 사는 생활좌파들 15명을 인터뷰한 글이다. 책을 읽어가면서 처음에는 '좌파'에 대한 인터뷰이들의 견해를 메모했다.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내용이었고, 그간 내가 생각해온 좌파에 대한 개념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르다면 이들은 실제로 좌파로 살고 있다는 것, 그래서 생활좌파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머리로만 좌파이거나, 행동이 없는 무능한 좌파는 아니라는 점이다.

 

조금씩 메모해놓았던 '좌파'에 대한 견해들을 옮길까 하다가 마음을 바꿨다. 다음 부분을 뻬끼는 것으로 바꿨다.

 

Q: 국정원한테 많이 당한 모양이다.

 

A: 물론이다. 한번은 나를 불러서 직접적으로 위험을 가하기도 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지만 한국 외교부가 프랑스 외교부를 통해 상원외교위원회에서 나를 쫓아내려고 시도했던 적도 있다. 그리고 우리 협회에 대해 터무니없는 중상모략을 시도한 적은 한두 번이 아니다.(얌전하던 브누아 켄더도 이 대목에서는 이를 간다.)

 

Q: 그런 위험을 당하면서까지 협회 활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뭔가?

 

A: 이명박 정부 이전까지만 해도 별일 없었다. 조용했다. 이명박이 권력을 잡으면서부터 국정원 활동이 활발해졌고 우리를 압박해오기 시작했다. 2008년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집회가 불붙었을 때 우리도 사이트를 통해 이명박 정권을 비판했다. 국정원의 공격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나에게 접근해왔던 한국인 중에 적어도 서너 명은 국정원의 정보원이었다. 그래서 내가 이 활동을 그만둘 마음을 갖게 되었을까? 아니, 사실 이명박 정권의 탄압이 있고 나서 이 일에 더 재미가 붙었다.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뒤로는 더 심해졌다. 일단 파리에 주재하는 국정원 직원의 숫자가 더 늘어났다. 그들이 우리를 방해하면 할수록 우리가 하는 일이 뭔가 의미가 있었던 거구나 싶고, 그렇다면 더 열심히 해주어야지 하는 투지를 불태우게 된다.

 

............

 

 

기타 소소한 표현들.

 

"흰머리는 인생의 아카이브야. 내가 살아온 인생이 이 흰머리에 차곡차곡 쌓이는 거야. 그래서 좋아해. 그러니까 염색 안 하지."

 

"사람이 사람 위에 군림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서는 여성의 해방이 정말 중요하다. 알고 있는가? 나이 든 여자 한 명이 죽는 것은 박물관 하나가 사라진 것과 같다는 것을."

 

"남한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프랑스에서는 남한보다 북한이 훨씬 인기가 있다...박근혜가 파리를 다녀갔는데도 신문에는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북한은 프랑스 사람들에게 비상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나라다. 대체 저 감춰진 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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