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 김남희의 여행기가 마음에 드는 이유.

1.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할 때 자의식 과잉에 매몰되거나 감상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2. 혼자 하는 여행이지만 늘 여행자와 교류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치 독자가 낯선 여행자와 대화를 나눈 듯 생동감이 있다.

3.  타인에 대한 열린 마음과 배려가 몸에 배어있는 듯하다.

4. 여행기 속 사진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다.

5. 강약을 잘 조절한다. 말하고 싶은, 강조하고 싶은 내용에 방점을 잘 찍는다.

 

한마디로 균형 감각을 잃지 않는다. 진정한 프로라는 생각이 든다.

이 중에서 나는 특히 2번 항목을 좋아하는데 현지에서 여행자와 만나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게 사실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눈싸움을 주도한 부부 롤런드와 에바는 독일에서 온 경찰과 선생님. 독일의 공무원은 4년마다 안식년을 쓸 수 있다. 3년간 급여의 75퍼센트만 받고 일한 후, 4년째 해에는 쉬면서 그동안 모아둔 나머지 급여 75펴센트를 받을 수 있다. 그 제도를 이용해 이 부부는 4년마다 1년씩 여행을 다닌다.

 

이런 정보(?)를 김남희 특유의 차분한 문장으로 또박또박 써내려간다. 읽다보면 현장감이 느껴진다. 살아있는 독서라고나 할까.

 

그나저나 독일 사람들은 참으로 현명하기도 하지. 제대로 놀 줄 아는 사람들이다. 말 그대로 선진국의 모델을 보는 것 같다. 한없이 부럽다. 안식년이라...나는 16~17년만에, 담임에서 벗어나는 조건으로 도서관일을 맡았는데, 사서 없는 도서관일이 어디 만만한가. 드디어 손목터널증후군이라는 병명을 확실하게 획득하는 영광아닌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는 말씀.

 

 

뭐야. 왜 이렇게 흘렀나. 김남희 좋아한다고 하다가 삼천포로 빠진 꼴이 되었네. 흠, 손목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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