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집에 실려있는 많은 시 중에서 <그때 왜>라는 시가 오랜동안 머리에 남아 있다. 왜 일까?
그때 왜
김 남 기
저 사람은 거짓말을 너무 좋아해.
저 사람과는 결별해야겠어,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나의 수많은 거짓말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저 사람은 남을 너무 미워해.
저 사람과는 헤어져야겠어,
그때 왜,
내가 수많은 사람을 미워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저 사람은 너무 교만해.
그러니까 저 사람과 그만 만나야지,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나의 교만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저 사람은 너무 이해심이 없어.
그러니까 저 사람과 작별해야지,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내가 남을 이해하지 못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이 사람은 이래서,
저 사람은 저래서 하며
모두 내 마음에서 떠나보냈는데
이젠 이곳에 나 홀로 남았네.
'...했던 모습들...'이 바로 내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 시를 쓴 '김남기'는 누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