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싸라비아 콜롬비아! - 커피 향을 따라간 호또리아 가족의 생활연극기
이재선 지음 / 효형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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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인생이고 인생은 여행이다.'(285쪽) 연극, 인생, 여행이라는 단어를 앞뒤로 이리저리 바꿔도 결국은 같은 뜻이 된다. 고로, 연극=인생=여행이 성립된다. 그리고 이 책은 이렇게 연극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쓴 책이다.

 

초등생인 두 자녀와 아내를 이끌고 대책없이(?) 콜롬비아로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읽는 내내 부러웠다. 그렇게 살아도 되는데...발목 잡힌 삶을 유지하고 하루하루 꾸역꾸역 버텨내기 위해 때로 눈물경운 일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되고, 삶의 또다른 가능성을 꿈꾸게 해준다. 읽는 것만으로도 잠시 행복해진다. 그래 이렇게 살아도 돼, 하고.

 

연극은 끊임없이 생활을 닮으려고 하는데 정작 생활은 왜 연극처럼 내 가슴을 뛰게 하지 않는 것일까? 연극은 늘 다른 연극들과 다르게 보이려고 노력하는데 생활은 왜 늘 남들과 다르면 불안해하며 똑같아지려고 할까? 생활도 연극처럼 남들과 다르게 해볼 수는 없을까? 내가 사는 마을이 무대가 되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배우가 될 수는 없을까? 그들과 가슴 뛰는 연극 같은 생활을 할 수는 없을까?

말도 안 되고 현실성 없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바로 그 엉뚱한 생각이 콜롬비아행의 시작이었다.  (284쪽)

 

이 책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유쾌하고 목소리의 톤이 살짝 올라가 있다. 여행의 설레임 같은 분위기라고나 할까. 인생을 연극처럼 여행처럼 살아가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들떠있는 기분에 나도 모르게 동화되고 만다. 지은이가 유일하게 목에 힘을 주고 진지하게 쓴 부분이 위에 인용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이유다.

 

이 가족의 연극 같은 생활이 무탈하게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 가슴 뛰는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고 현실성 없는' 삶이 아닌 것이다.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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