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전경린의 네팔여행기. 10년 전 여행기를 읽는 건 철 지난 바닷가를 정처없이 거니는 것과 같다. 눈이 꽂히는대로 읽다가 마음이 머무는 곳을 찾아냈다.

 

<나는, 꼭 가지고 싶은 것은, 마음을 다해 가집니다.>

 

   경허 스님은 술을 좋아해서 즐겨 마셨다고 한다. 어느 날 술을 마시며 파전을 맛나게 먹었던 모양이다.

   그것을 보던 다른 스님이 은근히 나무라며 자신의 무심함을 자랑삼아 말했다.

"여보게 경허, 나는 파전이 있으면 먹고, 없으면 또 그만이라네. 자네는 어떤가?"

"나는 파전이 먹고 싶으면, 장에 가서 파씨를 구해다가 땅을 갈아서 씨를 뿌리고 한철을 키워서 파가 자라면 밀가루와 잘 버무려서 이렇게 맛나게 부쳐 먹는다네."

   그러자 스님은 경허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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