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제직부연수 때. 옆자리에 앉은 내 연배의 남교사한테 군대가 없는 나라가 어딘지 물어봤다. 몰라서 물어본 게 아니라 서로 한마디 말도 없이 그냥 하루종일 앉아서 강의를 들어야 하는게 어색하고 심심해서 통성명이라도 하자는 의도에서였다. (그런데 허구많은 대화 소재 중에 하필 군대얘기였을까? 그때 막간을 이용하여 정희진의 책을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 질문에, 대답 대신 군대가 없는 나라가 있을 수 있냐는 질문을 내게 던졌다. 그 후 몇 마디 나누고 대화 단절...어색한 4일을 보냈다. 나는 계속 정희진의 책을 읽고, 그 남교사는 경제관련 책을 읽었다. 축구에 대해서는 시시콜콜 알면서 군대 없는 나라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과 연수를 듣고 있으려니, 그렇잖아도 사회성결여로 사회생활에 애를 먹고 있는 나는 점점 더 책 속으로 도피할 수 밖에.(선생들은 못미더운 사람한테 가르침 당하는 걸 싫어한다.)

 

군대 없는 나라, 를 사람들은 상상하지 않는다. 생각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군대가 없으면 당장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에서 성장하고 그렇게 길들여진 사회에서 살고 있는 탓이다. 나 역시 코스타리카라는 나라를 알기 전까지는 군대가 없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모처럼 한가한 아침. 신문에서 윤구병의 <영세중림 코리아만 살길이다>를 읽고 떠올린 책.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78157.html

 

 

 

 

 

 

 

 

 

 

 

 

 

 

입으로 머릿속으로 읖조리다보면 언젠가는 내 손에 들어오리라 믿고....

 

 

내 머리카락은 지성성분이 매우 강하다. 남들보다 흰 피부,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 색깔의 눈동자(딸아이 표현), 표준에 절대 못미치는 작은 키...분명 내 조상 중에 에일리언이 한 명쯤 끼어들었을 것이라고 여기고 있는 마당에 이 기름기 철철 넘치는 머리카락은 확신에 확신을 보탠다. 그런데 며칠 전 눈에 들어온 책이 있다.

 

 

 

 

 

 

 

 

 

 

 

 

 

 

그래서 오늘은 실험삼아 물로만 머리를 감았다. 직장에 다니지 않는다면 계속 해보련만...

 

 

나는 평소 이웃서재님들의 글 중에서, 책 한 페이지 펴보지 않고 책을 소개하는 걸 극도로 꺼려한다. 그런 글만 읽고 책을 구입했다가 후회한 적이 있어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내가 읽은 책에 대해서만 말하려고 애쓰고 있는데, 오늘은 예외다. 이 책도 언젠가는 내 손에 들어올 것을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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