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수업은 무슨 수업. 가르칠 마음도 들을 마음도 없는, 이심전심의 유유자적한 해방의 시간.

영화 한두 편으로 서로의 무안한 마음을 살짝 옆으로 밀어놓는다.

 

 

 

 

 

 

중2 아이들에게 이 두 영화를 보여주면 하나같이 이렇게 묻는다.

"이거 진짜 실화예요?"

영화 보기 바빠서 설명도 짧게 짧게 자막 넣듯 하다보니, 딱 한 마디 이 말 만큼은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이 영화가 너희들이 살아가야 할 세계의 모습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들어보지도 못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을 이미 가족과 함께 봤다는 여학생이 있다.

"우리 엄마가 이런 영화는 꼭 봐야 한다고 해서 식구끼리 봤어요." ...이쁜 녀석. 수업 시간에 항상 진지하더니 그 뒤에는 진지한 어머니가 계셨군.

 

2,000원 주고 다운로드했다고 하니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나를 바보 취급한다. 공짜로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고. 애들은 알맹이 없이 약기만 하다. 진짜 세계에는 눈 가리고 스마트폰을 손에 들면 스마트해지는 줄 알고 있다. 어디 애들뿐이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