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지금도 밤에 자다가 무섭거나 하면 이불과 베개를 들고 내 곁에 와서 잔다. 간밤에도 그랬다. 이유가 이랬다.

 

딸: " 어떤 사람이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다가 귀신을 봤는데 사진에도 찍혔대. 근데 알고보니 그게 진짜 사람이래. 상의는 벗은 채 담 같은 데 엎어져 있었대....주절주절....."

 

나: "거봐, 쓸데없이 인터넷으로 그런 걸 보고 있으니 그런데 신경 쓰게 되지. 하지마."

 

잠시 후.

 

딸: "어제 학교에서 자판기가 내 돈만 먹어서 담당 선생님과 아줌마한테 말하고 20분이나 기다렸는데 해결되지 않았어."

 

나: "얼만데?"

 

딸: "1,000원인데 그냥 잊어버릴까?"

 

나: "그게 낫겠다. 자판기에서 음료수 뽑아 먹는 것도 하지 말지 그래."

 

딸: (찡그리며)"왜 모든 걸 하지말라고 그래?"

 

나:(속으로 생각한다.)'나야말로 하지 말라는 말을 하지 말아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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