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보다 짧아진 방학, 연수 받느라고 바쁘기만 하다. 누가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내 스스로 내 목을 죄고 있다. 여행 못가는 상황과 심정을 애써 연수로 달래는 중이다. 뭐라든 해야 고3 학부모의 굴레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고3 학부모, 참 재미없고 고통스럽고 화가 나는 경험이다. 

 

온라인으로 15시간짜리 강신주의 철학강의를 들었다. 벌써부터 가물거리지만 그래도 몇몇 철학자들 이름이 여운을 남긴다. 왕충, 이탁오. 비트겐슈타인, 들뢰즈.

 

KOIKA 연수는 내일이면 끝난다. 성남까지는 멀다. 갈 때는 남편이 데려다주고( 남편은 또 무슨 죄!) 올 때는 판교에서 전철로 강남역까지, 다시 강남역에서 광역버스를 타고 허위허위 돌아온다. 국제개발협력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공부하고 있다. 해외봉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도 큰 도움이 된다.

 

다음 주엔 도자기 연수가 잡혀있다. 그런데 손가락, 팔목이 아프다. 어제까지는 오른쪽 어깨죽지가 아프더니 오늘은 갑자기 왼쪽 손목이 아파온다. 통증이 온몸을 순회중이다.

 

아직 밝히기는 그렇지만 지금 나는 내 몸 가지고 건강실헝을 하고 있다. 책도 읽고 의사도 만나고 약도 복용중이고, 한마디로 바쁘다는 얘기.

 

내 삶의 현장을 이곳이 아닌 그곳, 저 여행지에 갖다 놓고 실컷 걸으며 촛점없는 눈빛을 한없이 발산할 수 있다면 이 모든 실험과 시행착오와 탐구는 깨끗이 내려놓을 수 있을 터인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